협회 - 회원사 엇갈린 시각
협회 - 회원사 엇갈린 시각
  • 허강우 kwhuh@jangup.com
  • 승인 2003.07.15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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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 화장품 생산실적 비공개방침
협회 `기업비밀`-회원사 `유일한 공식자료` 맞서

최근 대한화장품공업협회(회장 서경배·www.kcia.or.kr)가 발표한 `2002년 화장품 유형별 생산실적` 자료에서 각 회사별 생산실적 누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각 회사별 생산실적이 지난 해까지는 공개됐으나 올해부터는 화장품협회 내부방침에 따라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게 됨으로써 각 업체의 마케팅·영업·기획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불만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것. 더구나 화장품협회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화장품 생산실적은 화장품 업계 유일의 공식 통계자료라는 측면에서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까지 짓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해 화장품협회와 회원사 관련 담당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 회원사(제조업체) 업체별 생산실적 누락에 가장 크게 반발하거나 당황스러워 하는 부서는 마케팅·영업·기획 부문. 유일하게 공식 통계자료로 인정받고 있는 화장품 생산실적에서 각 업체별 실적이 누락됨으로써 전략 수립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



상위 메이커의 한 관계자는 "유형별 생산실적만 공개되고 업체별 생산실적이 공개되지 않아 전반적인 시장 동향 파악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번에 배포된 생산실적 CD롬에는 각 업체명만 누락돼 있을 뿐 브랜드와 제품명은 그대로 명기돼 있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각 업체별 실적 파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렇다면 화장품협회에서 밝히고 있는 비공개 원칙, 즉 각 사별 영업 비밀 등이 정말로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동시에 상위 10개 사가 전체 생산실적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봤을 때 각 업체별 생산실적을 밝히지 않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 제조사와 수입사와의 형평성 운운도 그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사실 이번 각 회사별 생산실적 비공개가 협회 이사회 구두보고를 통해 이루어진 조치라고 하지만 안정림 전무의 개인적인 소신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추측도 분명히 있다"면서 "국내사와 수입사, 그리고 협회 전무라는 직책 상의 특성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과연 이것이 회원사 대다수의 의견이 수렴된 조치인지, 개인적인 신념이 우선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화장품협회 안정림 전무는 이번 회사별 생산실적 발표에서 각 업체별 실적 제외와 관련해 "이번 사안은 지난 협회 이사회때 구두로 보고한 내용"이라고 전제하고 "전체적인 흐름이 중요한 것이지 각 업체별 생산실적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필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안 전무는 이와 함께 "외국의 경우에도 협회나 정부에서 각 업체별 생산실적 등을 집계해 발표하는 경우는 없으며 생산실적 등과 관련해 업체의 비밀사항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특히 현재 각 수입사들의 수입실적 등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거나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국내 제조사와 수입사들간의 형평성 문제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안 전무는 이에 덧붙여 "약 2년 여 정도가 경과한 후 업체별 생산실적을 공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외국의 경우에도 마케팅 전략 등을 수립할 때 필요하면 비용을 들여 시장조사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만약의 경우 협회 회원사들이 이 같은 상황과 관계없이 회사별 생산실적을 공개하기를 원한다면 굳이 공개하지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결국 화장품협회로서는 각 회원사들의 `일종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생산실적과 금액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의무나 필요성이 없다는 말이다.



● 식약청 생산실적 보고와 관련된 업무는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소관이다.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화장품협회가 이를 발표할 의무는 없는 사안임에 틀림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의약품의 경우에도 각 회사별 생산실적 등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이는 이전에 발표했던 생산실적과 관련해 민원인들의 요구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히고 "화장품의 경우에는 올해에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지만 의약품의 경우에는 이미 그 이전부터 생산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이유는 생산실적이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한 과당 경쟁의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 같은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그렇지만 이는 단순히 생산실적의 공개 또는 비공개의 의무를 따질 것이 아니라 공개했을 때와 비공개 원칙을 지켰을 때의 실질적인 이익을 따지고 형평성을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되며 특히 정보공유라는 대 원칙과 국민의 알권리 보호라는 측면을 살펴본다면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필요성은 충분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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