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 초대석]‘국가자격’은 산업 경쟁력 키우는 동력
[목요 초대석]‘국가자격’은 산업 경쟁력 키우는 동력
  • 윤강희 jangup@jangup.com
  • 승인 2009.04.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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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네일협회 이영순 회장

"네일산업 선진국 향해 정부·민간단체 힘 합칠 때"





한국프로네일협회 이영순 회장(44)은 그야말로 ‘프로페셔널’을 지향하는 이 땅의 1세대 네일아티스트에 속한다. 일찍이 미국 유학을 통해 선진 외국의 네일문화를 익히고 돌아와 그 기술을 한국의 토양에 맞게 접목시킨 리더십의 소유자이자 7~8 곳의 네일살롱과 네일아카데미를 직접 운영하는 성공적 CEO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 모든 것에 앞서 네일아트를 사랑하고 시술하는 진정한 테크니션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온전히 남아 있기를 소망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난 6일 오후, 압구정동 네일거리에 위치한 ‘핑크네일 아카데미’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화창한 봄날과도 같은 네일아트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 200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임하는 회장이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단체로서의 출발은 늦었지만 창립 5년만에 네일산업계의 발전을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계신데,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회장
: 처음 협회를 창립할 때 우리나라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협회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협회를 운영해오는 한편 정직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회원간의 화합을 가장 중요시한 것이 오늘의 한국프로네일협회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됐습니다.

또한 네일테크니션의 육성과 네일아트의 새로운 기술을 보급하는 데 네일경제인협회 등의 네일단체와 협력함으로써 짧은 기간에 안정 기반을 확립한 셈입니다. 특히 타 단체와 달리 네일에 대한 열정이 많은 네일테크니션이 협회에 많이 포진한 점과 60여 곳의  미용학교와 산학협력을 맺어 상호 협력하는 부분도 한국프로네일협회를 차별화하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 한국프로네일협회가 타 네일단체와 가장 큰 차별성을 가지는 것은 기술강사 워크숍을 무료로 진행해 회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워크숍을 치루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이 회장
: 한번 기술강사 워크숍을 치루는 데 2천여만원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처음 무료로 기술강사 세미나를 개최하는 데에는 저를 비롯해 이사회에서도 넉넉하지 않은 협회 예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협회의 예산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민간자격시험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테크닉 전수를 통해 회원들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회원들이 한국프로네일협회의 회원인 것을 자부심으로 생각할 만큼 애회심이 뛰어나다는 것도 큰 자랑거리입니다.


- 지난 3월 31일 협회 새 임원진을 확정하고 2009년도 사업계획안을 발표하셨는데, 사업계획의 주요 골자를 짚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회장 : 우선 협회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제7회 International Nail Show에는 역대 최대인 4백여명의 선수가 5백50여 종목에 출전해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올해 초  협회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대회를 앞두고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만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대회보다  많은 선수가 참여해 성공적이었습니다.



또한 취임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방 지회와 지방 네일 활성화를 위해 중앙회 임원과 각 지회 임원간의 교류 및 발전 방안에 대한 토론의 장을 갖고 지방 네일 활성화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 합니다. 그 일환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부산에서 한국프로네일협회가 주최하는 네일대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대구ㆍ광주 등 지회에서는 대회를 치렀지만, 부산의 경우 지회 설립이 늦어져 아직까지 대회를 치루지 못했습니다.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규모 네일단체와 협력해 대회 규모보다는 내실있는 부산지역의 첫 대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 네일기술 국가자격증 신설은 한국 네일산업계가 풀어야 할 당면 과제입니다. 한국프로네일협회는 4대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자격시험 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켜 국가자격증 신설에 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일기술 국가자격증과 관련해 협회의 향후 대응 전략은 무엇입니까? 



이 회장
: 네일산업은 헤어와 피부미용산업에 비해 시장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그 어느 분야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대중화됐습니다. 뷰티산업의 성장과 함께 각 분야별 직능의 자격분리는 이제 시대의 흐름인 것 같습니다. 네일부문의 국가 자격증 신설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사안입니다. 한국프로네일협회는 이번 임원진을 구성하면서 ‘자격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네일살롱의 현주소부터 네일산업의 당면한 과제 등에 이르기까지 중ㆍ장기적인 관점에서 네일산업 전반에 걸친 자료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격관리위원회는 협회 내부적으로는 그 동안 치러왔던 민간자격시험의 통계자료를 만드는 것이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선 네일기술 국가자격증에 대한 전국의 네일 살롱의 현주소와 네일 테크니션에 대한 자료 준비 등 소프트웨어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일기술 국가자격 신설은 네일산업이 맞고 있는 가장 중요한 테마이자 이슈입니다. 국가기술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러개로 분산돼 있는 네일단체가 힘을 모아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후배 네일인들이 국가의 제도권 안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선배 네일인들이 국가기술 자격증 신설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협력해야 할 때입니다.

 

- 한국 네일산업은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성장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프로네일협회는 지역별 균등 발전을 위해 광주ㆍ대구ㆍ부산 등에서 네일대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방 네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프로네일협회가 갖고 있는 계획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이 회장
: 네일산업의 저변은 이미 대도시와 지방을 구분하지 않고 많이 확대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네일산업이 분명한 산업군으로서, 또 어엿한 직능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네일테크니션, 네일숍 등의 모델이 개발돼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폭넓은 저변 확대가 이뤄진다면 대도시와 지방의 네일산업이 균등하게 발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전문대학 등에 네일학과가 신설되고 네일 관련 교육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이 또한 네일산업 저변 확대의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한국프로네일협회는 30여개 대학에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을 뿐 아니라 미용전문대학과의 산학연 제휴를 강화하는 한편 협회의 많은 회원들이 각 대학과 대학원에서 네일아트 관련 강의에 나서고 있어 산학협력을 통한 네일산업 저변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현재 경제가 침체해 있어 네일산업이 활성화되기에 힘든 상황이지만 네일아트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뷰티 분야인 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소득이 2만여불에서 멈춰 있지만 3만불 시대에 진입한다면 자신을 가꾸는 뷰티 아트에 대한 가치의 전환과 함께 네일산업은 분명히 활성화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 한국의 네일 테크닉은 미국과 일본 등 네일 선진국가 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 네일산업이 세계로 뻗어가기 위한 협회의 장ㆍ단기 계획을 밝혀 주셨으면 합니다.



이 회장
: 네일아트를 젓가락 문화라고 합니다. 그만큼 한국인의 손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90년대 네일아트를 국내에 들여온 1대 네일테크니션의 역할과 민간 자격증 인증시험을 통해 우수한 네일테크니션 육성에 앞장선 단체들의 노력으로 한국의 네일 테크닉 수준은 네일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ㆍ일본ㆍ유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단계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지역적인 특색이 있는데, 일본의 경우 아크릴을 이용한 네일아트에 강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네일케어 부문에 있어 세계 정상급의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일제품 국산화가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습니다. 한국 네일산업은 태동과 함께 전문가용 제품을 수입해 써오면서 정착이 됐기 때문에 살롱 현장의 전문가용 제품은 수입제품이란 고정관념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화장품 연구개발과 생산 능력은 세계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일제품 국산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품질의 네일제품 생산은 물론 마케팅 부문도 함께 강화돼야 합니다.



또한 한국의 네일테크니션들이 세계 각국을 다니며 세미나를 통해 한국 네일 테크닉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명동, 압구정 등을 쇼핑하며 네일 서비스를 받고 대단히 만족하고 한국의 우수한 네일 테크닉에 놀라고 있습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네일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그 또한 한국 네일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또한 International Nail Show와 같은 대회를 통해 해외의 여러 나라와 기술 교류를 하면서 세계화를 추진하고 수입제품 일변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펴는 것도 중요합니다. 

 

- 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전국의 네일리스트와 회원 여러분께 당부하실 말씀은?



이 회장
: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어려울 때 일수록 좌절하지 않고 잘 극복한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내 안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미래를 위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네일인 모두가 활짝 웃는 그런 한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순 회장, 그는 자신을 가리켜 ‘일 중독자’라고 했다. 그만큼 지금 하고 있는 네일아트를 사랑하며 바쁘게 살아간다는 역설적인 표현일 것이다.



그는 창립 5년여에 불과한 한국프로네일협회의 짧은 역사 가운데서 3, 4대 회장을 연임하면서 이벤트로 꽉 짜여진 회무를 소리없이 꾸려가고 있는가 하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핑크네일’ 직영점을 돌아가며 관리하는 억척스런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한국의 네일산업이 갖고 있는 저력을 높게 평가했다. 비록 선진 외국으로부터 뒤늦게 들여온 산업이지만 한국인의 기술력과 네일아트에 대한 높은 관심이 미국·일본 등 네일산업 선진국들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때문에 네일아트 국가자격증 신설은 네일리스트만을 위한 조급한 이기주의라는 차원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범국가적 정책 대안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같은 목표를 향해 현재 사분오열 상태에 있는 네일 관련 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한국프로네일협회는 이미 네일 국가자격증 쟁취를 위한 ‘자격시험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각종 준비사항들을 차근차근 점검해가고 있습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여건과 상황을 성숙시키는 일에 협회의 힘을 집중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이영순 회장, 그는 오늘도 희망의 미래를 향해 바쁜 걸음을 옮겨가면서도 결코 서두르지 않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었다.





정리ㆍ사진: 윤강희 기자 jangup@jang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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