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숍 전환 싸고 '불안한 갈등'
브랜드숍 전환 싸고 '불안한 갈등'
  • 허강우 kwhuh@jangup.com
  • 승인 2004.11.17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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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바쁜 세밑 전문점가…초저가 공세도 만만찮아
올해의 마지막 1개월을 앞두고 일선 전문점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시판 전문점의 이 같은 불안감의 원인은 △ 메이커 주도 브랜드숍의 확대 △ 회복세를 점치기 힘든 전반적 경제상황에 기인한 소비심리의 위축 지속 △ 이에 따른 초저가 브랜드숍의 지속적 강세 △ 브랜드숍 또는 초저가 브랜드숍으로의 전환에 대한 갈등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현재 메이커 주도 브랜드숍이든 초저가 브랜드숍이든 여기에 참여하지 않고 기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들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메이커 주도의 브랜드숍에 참여하지 않는 전문점에 대해서는 해당 메이커의 제품 공급이 중단될 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광범위하게 나돌고 있어 전문점 경영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메이커 주도 브랜드숍 확대에 막연한 우려

휴플레이스((주)태평양)와 뷰티플렉스(LG생활건강), 그리고 지난 11일 첫 선을 보인 뷰티크레딧(소망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이미 메이커가 주도하는 브랜드숍이 전문점 유통가의 새로운 트렌드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전문점 경영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지역의 한 전문점 경영자는 "화장품 업계 전체는 고사하고 시판 전문점 채널의 상황 변화가 어떻게 될런지가 전문점 경영자들의 최대 관심사"라며 "메이커들이 주도하는 브랜드숍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참여해야 할런지, 아니면 현재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런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 경영자는 "최대 성수기라는 10월에도 별 다른 매기가 없었고 이달 들어서는 오히려 더욱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마치 하절기를 다시 보내고 있는 듯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의 원인이 브랜드숍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불투명함 속에서 어떤 요소든 불안감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 소비심리 위축에 객단가까지 하락하자 울상

전문점의 불안감과 난항은 이 같은 유통 체제의 변화 이외에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객단가의 하락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문점 영업의 특성 상 입점 고객이 줄어들 경우 객단가가 높아지지 않으면 기존 매출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은 단순한 논리. 그렇지만 현재 심각성은 이 같은 단순 논리가 맞아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전문점 뿐만 아니라 전 유통에서도 이 같은 객단가의 하락은 공통적인 상황이지만 전문점의 경우에는 그 폭이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고민거리다.



대구지역의 전문점 경영자는 "세 품목 구매하던 고객이 두 품목으로 낮추고 특별한 로열티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한 단계 아래의 가격대 제품을 구매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객단가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면서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요즘처럼 와 닿는 적이 없다"는 말로 어려움을 대신 표현했다.



● 초저가 브랜드의 지속적 강세에 불안감 증폭

지난 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폭발적인 관심과 확대를 보였던 초저가 브랜드가 '포화상태'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기존 형태의 전문점을 불안케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초저가 브랜드숍의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미샤와 더페이스샵이 고가의 모델료를 지불하면서 전파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이전의 수익성에는 크게 못미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쉽사리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국가 경제상황은 이들 초저가 브랜드숍의 성장을 일정 부분 보장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이미 새로운 시판 채널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브랜드숍을 가장 먼저 현실화한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 세가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현재 전문점 유통가에서 '1인 다점포 체제'를 보유하고 있는 일부 경영자들은 △ 메이커 주도 브랜드숍 △ 초저가 브랜드숍 △ 기존 형태의 전문점 등으로 그 운영 형태를 다원화하면서 현실에 대처하고 있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유통가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장 난관에 부딪치고 있는 전문점은 단독으로 한 개의 매장만을 경영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유력 메이커의 브랜드숍 관련 담당자는 "현재 전문점이 불안해 하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메이커 주도의 브랜드숍에 참여하지 않는 전문점에 대해 제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하고 "연말을 앞두고 제품 수급상황 등을 고려한 일부 정책적 차원의 변화가 그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또 "올해 전문점 채널은 거의 바닥을 친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브랜드숍을 포함한 전반적인 시판 채널의 전반적 변화가 새로운 성장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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