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조직·재미있는 기업을 만들자’
‘즐거운 조직·재미있는 기업을 만들자’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2.06.0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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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흥미’를 상품화, 경쟁력 높이기에 활용

LG경제연구원 보고서<요약>일하기 재미있는 기업이 생산성도 높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기업 경영의 새 키워드 Fun’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하기 재미있는 기업 만들기가 새로운 경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세계 정상의 전기전자 메이커인 소니가 내세우고 있는 핵심 가치의 하나가 엔터테인먼트이듯 재미있는 조직 만들기가 새로운 경영 모토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객의 흥미와 재미라는 가치를 상품화할 수 있다는 논리 아래 즐거운 조직, 재미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기업 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이다.



이같은 지적은 화장품업계에도 적용된다. 최근 다기능의 재미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화장품 업계 역시 이에 대응할 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화장품 업계 만들기가 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란 점에서 이번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주>



관료적이고 딱딱한 조직보다 재미있게 일하는 조직의 생산성이 높다. 상품의 고객 제공 가치 측면에서도 재미가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는 등 이제 기업 경영에서 ‘Fun’은 새로운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조직 만들기가 수많은 기업들이 내세우고 있는 경영 모토가 됐다. 아예 기업 사명 선언서 속에 추구해야 할 가치 중 하나로 재미를 명시해 두는 기업도 없지 않다.



한편 고객 가치 면에서도 재미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정상의 전기전자 메이커라고 할 수 있는 소니가 내세우고 있는 핵심 가치의 하나가 분명 엔터테인먼트다.



바로 고객의 재미와 흥미라는 가치를 상품화하는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오락기 뿐 아니라 메모리 스틱을 활용한 고기능 휴대폰, 각종 홈네트워킹 제품 등 이 기업의 주요 신제품은 소비자가 단순히 보고 듣는 기본적인 가전 제품의 기능을 넘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최첨단 기술을 재미라는 가치로 제공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다른 회사들이 누릴 수 없는 부가가치를 얻고 있는 것이다.



재미라는 관점에서 경영을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의 조직원이나 외부의 소비자 모두 인간이고 따라서 이들을 재미있게 만들고 흥미를 유발시킴으로써 기업이 의도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미를 느껴서 얻고자 하는 행동의 결과가 다를 뿐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일하기 즐거운(Fun to work)’ 이고 다른 하나는 ‘사용하기 즐거운(Fun to use)’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 두 가지 모두 기본적인 인간 욕구를 자극, 기업이 의도한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지나친 내부 경쟁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유능한 인력조차 일 자체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팀워크에 나쁜 영향을 미쳐 오히려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성과에 의한 금전적 차등 보상이 지배적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일하기 재미있는 조직 만들기다. 예를 들어 시스코(Cisco)의 경우 동료간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재미있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CEO 자신이 참여해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는 야외 파티 등이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이런 자리를 통해 조직원 상하간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고 업무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풀게 된다.



벤처로서의 강점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료적인 제도 등은 최소화함으로써 조직원이 업무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이 기업의 강점이다.



수많은 M&A를 통해 단기간에 급격히 성장해 왔으면서도 출발 당시의 조직 문화를 잘 유지하면서 낮은 이직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제반 노력의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발전소 관리 회사인 AES나 민간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의 공통점은 조직원의 일하는 재미를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규정해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일자에 대한 파티, 할로윈 파티에서 변장한 채 나타나 조직원들을 놀라게 하는 CEO 등 사소한 이벤트성 사례에서부터 업무 수행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동기 부여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경영 방식은 여러 가지 점에서 평범한 기업들과 차별화된다.



이들 기업의 경우 조직원들이 일 자체나 직장에서 느끼는 재미가 긍정적 사업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그 첫째는 높은 직무 만족도를 통한 고객 서비스의 향상이다.



다른 항공사들과는 달리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조종사들은 정시 출발이 지연될 조짐이라도 보인다면 고객의 짐을 손수 나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기내 방송에서는 심심찮게 승무원의 농담 섞인 코멘트를 들을 수가 있다.



무엇보다 즐겁게 일하고, 그래서 비행 여행 자체도 즐겁다는 분위기가 저절로 생겨나 고객에게 전염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조직원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자신감과 성취감에 의한 기업 성장이다.



일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조직원들은 대부분 직무 자체에서 더 높은 도전을 원하게 된다. 단순 반복적인 일보다는 한 단계 높은 목표를 추구함으로써 느끼는 만족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AES 같은 경우 발전소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조건이 각 단위 발전소의 향후 수익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전문가 조직을 두지 않고 현장에서 모든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경험이 없는 조직원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는 하지만 이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발전소 건설과 경영에 나서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기업이 시장에 제공하는 가치의 대가로 생존한다는 사실은 재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가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업마다 다른 생각이나 정책을 가질 수가 있다.



이른바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의 차별화이다. 그런데 가치 제안은 상품에 따라 혹은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첨단 분야에서도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하지 않은 제품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됐다. 예를 들어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게임기는 첨단의 오락기기이면서 IT기기라고 할 수 있다.



정보 통신 분야도 마찬가지로 좋은 예가 휴대폰이다.



우리 생활에 휴대폰이 침투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지만 벌써 음성 통화만 되는 제품은 구시대 제품이 되고 말았다.



기본 기능만으로는 더 이상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PDA 제품들도 지금까지와 같은 사무용 용도를 벗어나 e-book이나 게임, 동영상 같은 재미추구 용도를 부가할 때 매출 신장에 날개를 달 수 있게 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재미 추구는 인간의 보편적 욕구로서 광범위한 잠재 시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PDA 제품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팜(Palm)사의 경우 지난해 18만개에 이르는 e-book 타이틀을 판매, 전년 동기에 비해 40%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는 등 새로운 용도의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처럼 전자제품 분야에서 선진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기존 기술 제품들이 부딪히고 있는 매출의 한계를 ‘재미 추구’ 제품들을 통해 극복해 보려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품 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재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상품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도의 단순 기능 제품의 시대는 끝났다. 재미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면 더 이상 고급의 고객을 끌어 들이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조직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재미없고 신나지 않은 조직을 가지고 유능한 인재를 끌어 들이기를 희망하는 경영자는 시대에 뒤진 사람이다. 인재 유동화 시대에 이러한 경영자는 재미없는 상품을 가지고 인재를 유인하려는 부질 없는 짓을 하는 셈이다.



재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기업 경영을 보는 것은 이러한 구태에 젖은 경영자들이 발상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리· 박지향 기자 jhpark@jang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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