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80년 日 화장품 도매상 도산
창업 80년 日 화장품 도매상 도산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2.02.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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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30억엔 규모 오야마 … 불량채권 누적이 원인

1921년에 설립돼 창업 80년을 자랑하는 일본 굴지의 화장품도매상, ‘오야마(大山)’가 지난해말 도산, 일본 장업계 2001년 10대 뉴스의 하나가 됐다. 자본금 2천8백50만엔에 종업원 2백10명의 대형화장품 도매상 오야마는 그동안 국내외 유명화장품 브랜드를 주축으로 화장잡화와 장신구 등을 취급하고 국내외 4백여 업체의 유명 메이커 대리점으로 활약해 일본 화장품 도매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아다료쿠니도(井田兩圈堂)와 나란히 도쿄의 명문화장품 도매상으로 명성을 날렸었다.



그러나 현재 오야마는 지난해 11월 29일에는 도산에 몰려 도쿄법원에 민사재생수속을 개시할 것을 신청했고 12월 14일자로 오야마 도시아회장겸 사장 이하 중역 전원이 사임했다. 새로 선출된 가꾸도켄이치사장 외에 3명으로 새 이사진이 구성돼 회사재생 업무에 나섰으나 그 앞길은 험난해서 아무도 장래를 장담할 수 없다.



오야마는 1981년 역시 오사카(大阪)의 고참 도매상으로 경영난에 빠진 ‘히루코’의 재건을 도왔으며 그후 히루코계열 도매업체 중심으로 각지의 중소도매업 경영에도 참여해 오야마 유통그룹의 넷워크를 구축했다.



그러나 일본의 장기 경제침체 때문에 거래 상대인 소매업체들이 줄지어 쓰러지고 경영이 악화된 그룹산하 기업들이 모기업의 뒷다리를 잡는 경영난에 시달렸다.



오야마는 96년 10월 결산기만해도 매출 4백30억엔을 기록했으나 불량거래선 정비와 관련 산하업체 정리 등으로 매출감소와 지출누증이 겹쳐 2001년 10월기에는 매출이 3백20억엔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거래처인 나가사키야(表崎屋) 도산으로 미수금 2억6천만엔, 마이칼 도산으로 1억5천만엔이 물리는 불량채권이 발생해 자금난 악화에 몰렸다.



결과적으로 오야마의 도산은 마이칼 도산이 치명타를 안겼으나 흥미로운 것은 주원인이 다른 곳에 있었다는게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그것은 대형 도매상 오야마의 경쟁사 영업사원들이 오야마의 신용불안을 과장선전 하므로써 악성루머를 퍼뜨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입소문은 오야마 위기설을 단번에 기정사실화시켜 업계를 덮었으며 파산의 벼랑 끝으로 밀어냈다. 80년 역사의 명문 도매상도 중상비방의 악성 루머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여신관리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비극인 셈이다.



명문화장품 도매상으로서의 오야마가 일본 장업계에 남긴 발자취는 적지 않다. 오야마는 특히 새로운 상품, 해외 브랜드의 도입에 앞장서 왔다. 랑콤, 겔랑, 이브생로랑, 던힐, 니나리찌, 지방시, 쟝파투, 클레이롤, 킹즈맨 등을 일본시장에 처음 소개한 도매상이 바로 오야마였다. 티슈페이퍼(화장지)라는 토일레트리 상품을 일본에 처음 소개한 것도 오야마였다.



이처럼 신상품을 선호했던 오야마가 신규 메이커를 적극 도와주고 육성했으며 그 판매대리점으로서 화장품 메이커로 키운 업체만도 30개사를 넘는 것으로 기록된다. 이처럼 육성된 메이커들이 앞으로 오야마 재생에 강력한 지원자가 되어서 진 빚을 갚게 될런지 일본 장업계가 지켜볼 것이다.



일본의 화장품 도매상의 이익률은 0.92%에 불과해 1천만엔의 이윤을 내자면 10억엔의 매출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대형 불량채권과 미수금이 생길 경우 오야마 같은 대마(大馬)도 쓰러질 수 있다는 냉혹한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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