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시판유통이 변하고 있다
화장품 시판유통이 변하고 있다
  • 김진일 jikim@jangup.com
  • 승인 2002.10.17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통 다변화 추세 속에 전문화·중대형화 ‘뚜렷’


- 현장취재 -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전문점 유통 긴급 점검



화장품 유통의 급속한 다변화와 더불어 시판 대리점·전문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점가의 위기의식이 보다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 대비 전문점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타유통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결국 내방객수 감소로 인한 급격한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 전문점 수의 감소 △ 중대형 전문점의 상대적 입지 강화 △ 취급제품 차별화 △ 고객관리나 서비스 중심 매장 형태로의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시장 재편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메이커 영업

정책에 대한 현장 대리점·전문점주들의 뿌리깊은 불신과 전문점 자체 내부 환경적인 문제 등은 메이커와 전문점주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 위축을 이유로 메이커가 단순히 자사의 시장점유율 제고만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든지 전문점이 마진위주의 단기적인 역매행태를 이어간다면 전문점시장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가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양자간 공조체제 마련의 필요성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객 전이현상 심각 … 중대형화·전문화 추세 현저



도청 이전문제로 시끄러운 광주지역 중심상권인 금남로의 경우 최근 7∼8개 매장이 폐업을 한 상태이며 남아있는 전문점 또한 점당 매출규모가 일 2백만원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 지역 모 대리점장은 귀띔했다. 타유통으로의 고객전이 현상이 연초 예상했던 10% 수준을 훌쩍 넘어선 심각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적 감소와 더불어 일시적으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형 매장도 신제품 위주 선별거래와 과당 할인경쟁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택가 등 외곽상권도 어려움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방객수 감소와 유통경로간 가격마찰을 이유로 로컬 브랜드보다는 피부관리실을 병행하면서 마사지용으로 사용하는 수입제품의 취급비중을 30∼4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그 수요의 지속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점시장의 이러한 어려움의 원인을 일부 메이커의 밀어내기식 영업과 유통관리 부재에서 찾는 이도 있으나 이와는 반대로 메이커나 대리점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탈피, 상권과 고객특성에 따라 중대형화와 제품구색 다양화 등에 초점을 맞추려는 전문점도 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시장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대전청사가 인접한 신흥상권내 한 전문점주는 “중심상권내 전문점의 중대형화 추세는 전문점만의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시장의 특성과 주고객의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걸맞은 제품구색 갖추기와 매장의 편의성 확보 등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린상권내 숍인숍 형태의 전문점으로의 변화나 직영매장의 확산 가능성 또한 주목해 보야할 부분이다. 숍인숍의 경우 매장의 일부를 개조, 기존 매장의 상품과는 다른 점포를 꾸미는 것으로 매출이 부진한 전문점을 살리는 방법의 일환으로 이용되고 있다.



몇몇 메이커의 직영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일산이나 청주 지역 이외에도 그 동안 중심상권보다는 외곽상권을 중심으로 영업을 주도해온 메이커들이 현장 점주들과 연계된 직영매장을 보다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너무 인색한 ‘대리점살리기’ 정책



상위 메이커의 대리(특약)점들이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야만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다수 대리점주들은 호소하고 있다. 전문점주들 또한 대리점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제기하면서 각 메이커가 ‘대리점 살리기’에 너무 소홀한 게 아니냐며 질타하는 목소리가 크다.



부산이나 광주 등지 지방의 경우 대리점 폐업이 늘고 있지만 후임자가 없을 정도로 대리점 또한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전문점의 매출 감소는 바로 대리점의 수익악화로 이어지고 있고 거점영업이나 택배시스템 도입 등으로 대리점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각 메이커마다 간접적인 대리점 정비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며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 한 대리점장은 “메이커가 인위적으로 대리점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브랜드 이원화 작업 등을 통해 추구하고 있는 브랜드 롱런화의 이면에 자연스러운 유통조직 정비가 깔려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조와 유통 상호 윈-윈 전략 절실하다



회사와 대리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문점 자체의 문제도 제기됐다. 주로 △ 가격마찰 소지를 확대시키고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 상당수가 현장 점주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 △ 단기적인 시각에서 마진 위주의 수입품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 △ 각 상권과 고객들의 특성에 맞는 판매기법 부재와 전문 판매인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다.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이러한 내부 환경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의식 전환과 더불어 공동 노력의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책적인 측면에 대한 상호 이해의 장이 필요하다는 시각만큼 전문점과 메이커의 공동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게 대다수 유통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