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백화점의 빗나간 상혼
유명백화점의 빗나간 상혼
  • 박지향
  • 승인 1997.04.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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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백화점들이 특별 이벤트라는 명목으로 향수박람회 등을 열고 있지만 호객에만 열중하는등 본래의 취지가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백화점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갖가지 이벤트성 행사를 열고 있는가운데 화장품과 향수가 미끼상품(?)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부터 23일까지 국내 유명 백화점 중 하나인 L백화점이 특별 이밴트로 마련했던 「향수박람회」는 특히 이들 유명백화점의 상혼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백화점은 선물용으로 향수판매량이 급종하는 화이트데이를 겨냥해 기획됐던 이번 행사는 「봄의 싱그러움이 가득한」,「1백여종4만점에 달하는 화려한 향기」,「진귀하고 유명한 세계의 향수 역사가 한자리에」라는 광고문구를 전면에 앞세운 전단과 신문광고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실시했다.



그러나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각브랜드별로 매대 한 쪽에 매출 1위 상품을 안내하는 제품 피킷이이번 행사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산업이나 기술 발전을 의해 물품을 한자리에 모아 여러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 박람회를 개최하는 본래의 취지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입점브랜드의 판매촉진만을 조장해 소비자들을 우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나마 캘빈클라인, 파코, 샤넬 등 유명 향수 브랜드들은 이번 행사에 불참해 피킷조차 없었다.



C브랜드의 한 관계자는『효율성이 떨어져 행사에 불참했다』고 말하고 대신 12일부터 16일까지 사은행사를 실시해 백화점측을 설득했다고 토로했다. 백화점측의 참가 요구를 무시할 수없는 입장에서 사은행사로 매출증대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단위당 매출액이 적다는 이유로 국산 브랜드를 내몰았던 백화점이 이제는 매출중대라는 명목으로 실속없는 이밴트성 행사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빗나간 상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특별 이벤트 형식으로 벌어지는 백화점의 화장품 판매실태는 국산품을 죽이고 수입품 확산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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