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 M&A 전략 본격화
로레알, M&A 전략 본격화
  • 장업신문 jangup@jangup.com
  • 승인 2006.07.0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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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 신임 사장 취임 계기로 경영방침 선회
P&G 화장품 강화에 맞서 경쟁



로레알의 톱 교체로 20년간 사장 겸 CEO 자리를 지켰던 린제이 오웬 존즈가 물러나고 지난 4월 장 폴 아공에게 자리를 물려 주었다.

아공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수년간은 해외에서 기업들을 매수해서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새로운 M&A 전략의 시작이다.

로레알의 2005년도 매출이 당초의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에 기업 매수로 성장을 촉진하는 M&A 전략으로 전환한다는 취지이다.

아공 사장 겸 CEO는 이같은 M&A 전략의 시작이 영국 자연파 화장품 메이커 바디숍의 매수라고 말했다. 앞으로 매수할 기업의 표적은 해외 시장에서 성장 중인 브랜드가 아니면 메이블린, 갈니에 등의 기존 브랜드가 흡수할 수 있는 우량 브랜드가 될 것이지만 로컬 브랜드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근년 로레알은 대형 브랜드의 매수를 피해 왔다. 작년에는 스페인의 선스크린 분야 브랜드와 스킨케어 메이커인 스킨슈티컬즈 등 소규모 브랜드 만을 매수했다.

로레알은 현재의 소유 브랜드를 중국 등 새로운 시장에 확대 침투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이 전략으로 2005년도 매출 이 48% 증가했지만 당초 목표인 6~8%를 크게 밑돌았다. 유럽에서 샴푸 등 향장품이나 향수의 매출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새로 등장한 경영 책임자 아공 사장은 내부 성장을 강화하면서 밖으로는 M&A전략으로 매출 성장을 6~7% 수준의 높은 노선으로 되돌리겠다는 생각이다.

코스트 절감으로 2005년도 이윤은 16억4천만 유로를 나타내 10% 신장을 이룩했다. 2005년에는 제약기업 사노피 산테라보의 주식 10%를 매각한 특별이익도 있었지만 이것은 매출 신장률 산출에서 제외됐다.

로레알은 유럽 지역 매출 부진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당했다.

북미 시장의 대중 헤어케어 제품 매출은 1.45% 증가, 아시아 지역은 중국과 일본에서 메이블린 매출이 7.4%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로레알은 근래 P&G가 주력 사업을 화장품 쪽으로 방향 전환하기 시작한 경쟁 압력에 직면했다.

P&G는 2005년도에 이탈리아의 패션 하우스인 돌체로부터향수의 라이센스 공여를 받으므로서 프레그런스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했다.

로레알 측은 이런 경쟁에 대항하기 위해 금년 1월에는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인 디젤로부터 향수 라이센스를 도입·인수했으며 랄프로렌·조르지오 알마니 등의 향수 분야를 보강했다.

아공 사장 겸 CEO는 로레알아메리카의 사장이었다. 오웬 존즈 전 사장도 이 회사의 사장직에서 로레알의 톱 자리로 승진했으므로 두 사람의 출세 코스는 똑같다.

오웬 존즈는 사장 겸 CEO 직책을 아공에게 넘겨 줬으나 회장직은 유지한다.

아공 사장은 기업 매수 전략을 펼치면서도 화장품 시장이 현재 포화 상태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남성용 토이레트리 시장과 여성 고령자 시장에서는 아직도 성장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자면 가격이 1백17유로로 비싼 랑콤의 60세 이상 여성용 스킨 크림제 프라티나가 크게 히트한 상품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이것은 숙년기 여성들이 안티에이징에 참으로 효과있는 제품이라면 돈을 아낌없이 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로레알은 구미 시장에서 침체를 모면하지만 아공 사장은 경쟁사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쟁취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로레알의 시장 셰어가 20% 이상인 나라는 벨기에·덴마크·프랑스·그리스·노르웨이·네덜란드 등 6개국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 등 개발 도상국에서의 매출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기업 M&A 전략을 병행하면 매출 신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아공 사장은 믿고 있다.

실상 M&A 전략은 기업 매출을 신속히 증대시키는 유력한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무슨 까닭에 굳이 수익성이 낮은 바디숍을 매수했는지 그 진의를 알수 없다는 것이 유럽 화장품 업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뉴매스 증권사의 화장품 주식 분석가인 스티브 데이비스는 로레알 측이 탐낸 것은 바디숍의 수익성이 아니라 자연파 화장품이라는 기업 이미지와 그 판매시스템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바디숍은 천연 성분을 배합한 화장품으로 유명해진 메이커이다.

이에 반해 로레알 측은 1989년 이래 동물 실험을 거친 성분을 동물 애호 차원에서 제품에 사용하지 않겠다고는 한번도 공약하지 않았다.

오히려 로레알은 동물 실험으로 효과가 입증된 화장품 성분을 구입해서 사용 중이다. 따라서 바디숍을 인수 합병함으로써 내추럴 제품을 중시하는 메이커로 바뀐다는 로레알의 기업 이미지 전환을 추구한 것이 참된 M&A 동기가 아니었는가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유력하다. 그러나 로레알이 이처럼 씨알이 작은 업체들을 M&A해 봤자 최근 화장품 분야에서 급속히 강대화되고 있는 M&A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을 많은 관측통들이 내리고 있어 금후 로레알의 M&A 전략 노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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