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뉴스로 본 2000년 세계 화장품업계
월드뉴스로 본 2000년 세계 화장품업계
  • 박지향 jhpark@jangup.com
  • 승인 2000.12.19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는 뉴 밀레니엄의 첫해라는 점에서 전세계 장업계도 예외없이 그 흥분과 기대를 감추지 않았던 해였다. 한껏 고조된 소비자들의 들뜬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메이커들은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한 기능성 제품들을
올해는 뉴 밀레니엄의 첫해라는 점에서 전세계 장업계도 예외없이 그 흥분과 기대를 감추지 않았던 해였다. 한껏 고조된 소비자들의 들뜬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메이커들은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한 기능성 제품들을 쏟아내며 그 기술을 뽐내기 위한 밝고 빛나는 메이크업을 앞다퉈 제시했다.



적극적인 M&A를 통한 부익부빈익빈의 심화속에 전세계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 증대속에 선사상에 기초한 제품이 쏟아져나왔다. 특히 중국 시장의 약진과 일본 메이커들의 해외 시장 공략은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로 자연주의 제품이, 개성화의 바람을 타고 헤어케어 시장이 주목을 받았다.



유통별 지각변화도 심화됐으며 이중 인터넷 비즈니스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감으로써 미래 시장을 움직일 키워드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편집자 주>







1. 밀레니엄 메이크업 浮上



뉴 밀레니엄에 대한 심리적 기대와 기능성 메이크업 제품의 진일보한 첨단기술 도입의 결합으로 올 한해 전세계 메이크업 시장에서는 `빛이 되는 여자`를 만들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졌다.



세계적 화장품 메이커들이 앞다퉈 획기적인 기능성 화장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첨단 광학기술을 제품에 응용, 신제품 출시 경쟁을 이룬 것. 첨단 광학적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랑콤은 신세대 파운데이션 제품으로 포토제닉을 출시했고, 일본의 시세이도는 고급 브랜드 끌레드뽀 보떼 라인에 스펙트럼 통제 분체를 이용한 최첨단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했다. 크리스챤디올이 뤼미에르 느와르 나이트 글로우 라인을, 지방시가 미르와 메이크업 라인을, 에스티로더도 퓨어 컬러 립스틱을 선보였다.



이와 관련해 올 한해 메이크업 시장을 주도했던 메이크업 트렌드 역시 광학 하이테크놀러지 등 과학화와 제품의 고급화 추세 속에 현대인들의 독창성과 차별성을 자극하는 글로시한 메이크업의 인기가 지속됐다.





2. 禪·레트로·자연주의, 트렌드 키워드 부상



불교의 한 조류이자 수행으로 통해 깨달음을 얻는 禪사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이에 대한 철학이 반영된 제품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로레알그룹의 랑콤이 출시한 이드라 젠은 서양인의 불교적 관심을 반영해 한껏 모양을 낸 동양적인 분위기의 광고 비주얼을 통해 제품에 선종의 깊은 매력을 접목하려 했으며, 일본의 시세이도도 지난 가을 향수 젠을 출시해 불교 사상에 대한 서양의 관심을 반영했다. LVMH그룹의 겐조도 지난 9월 프랑스에서 퓨전화된 젠 스타일의 향수, 플라워 바이 겐조를 출시하며 세계적인 선사상의 유행에 합류했다. 그러나 현각 스님(하버드에서 회계사까지의 저자)이 말하듯 `선종의 본류로 분류되고 있는 한국`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리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웰라 그룹내 자회사인 코스모폴리탄이 출시한 안나수이가 올해 향수 수이 드림을 비롯해 독특한 꽃문양의 패키지와 패션성을 뽐내며 향수와 화장품 부문에 있어 레트로 열풍을 주도한 점도 주목할만하며, 환경에 대한 관심 속에 자연주의 화장품이 급부상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3. 세계 장업계 부익부, 빈익빈 심화



올 한해도 메이커들의 세 싸움은 강자를 더욱 강하게 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 속에 새로운 트랜드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인수합병이 시장의 판도변화를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LVMH의 활발한 인수합병에 비해 다소 주춤했던 세계 최대 메이커 로레알그룹이 올 한해 M&A 부문에서 무차별적 인수합병으로 시장을 독주했다. 가장 가깝게는 이달초 슈 우에무라는 인수했고, 멀게는 올초 미국의 헤어케어 브랜드 카슨, 키엘, 메트릭스 브랜드 에센셜 등을 잇따라 인수했고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Laboratories SA라는 아르헨티나 제일의 메이크업회사를 사들였다.



일본 시세이도도 미국의 나즈코스메틱스를 인수했고, 에스티로더는 시세이도의 자회사로부터 스틸라를 인수, 합병했다. 반면 강도높은 그룹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있는 유니레버와 P&G는 올해 각각 엘리자베스아덴과 프렐 등을 매각함으로써 대조를 보였다.



이러한 와중에서 국내기업중에는 우량기업인 LG생활건강의 매각설이 제기됨으로써 국제 M&A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매력이 어느정도로 평가될지 관심이 고조되기도 했다.



한편, 이들 거대 메이커간의 M&A 여파와 관련해 공교롭게도 로레알그룹에 올해 모두 매각된 키엘과 슈 우에무라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신세계 인터내셔날이 향후 사업전개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수입유통업체가 갖는 한계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가 됐기 때문.





4. 중국 시장 급 부상, 미래 시장 재확인



세계 시장 중 미래의 마지막 시장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중국이 최근 몇 년간 매출이 급 팽창을 이뤄 세계 장업계를 자극했다. 그간 호황을 누려왔던 미국 시장의 경기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불안감 속에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기타 지역의 답보와 침체라는 시장 상황과 대조를 보이며 시장 급증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소비 금액이 급증하면서 총 매출이 지난 8년간 1백배가 증가하는 등 올해 36억불 이상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오는 2010년에는 1백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중국 화장품 소매 시장은 현재 월마트와 까르푸 등 외자업체에 밀려 국영기업의 독점 체제가 수세에 몰리고 있고 외국 브랜드 모방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만큼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국내 화장품 수출도 중국시장에서 큰 폭의 신장을 기록한 것을 염두에 두면 향후 중국 시장에 대한 각국의 시장 쟁탈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때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전략적 접근이 보다 강화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5. 인터넷 비즈니스 시동



새천년을 맞아 뉴 비즈니스에 대한 화장품업계의 관심은 자연히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시동으로 이어졌다. 화장품 인터넷 판매가 가속화되면서 미래 유통 시장을 좌우할 새로운 키워드로 뷰티 e-테일링이 부상한 것이다.



이에 각 메이커들의 e-커머스 진출이 붐을 이뤄 올초 P&G가 화장품 판매 사이트 리플렉트 컴(www.reflect.com">www.reflect.com)을 개설했고, 에스티로더는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의 일환으로 뷰티 사이트 글로스 닷 컴(www.gloss.com">www.gloss.com)을 인수해 앞으로 로더 계열 브랜드뿐만 아니라 샤넬, 클라란스 등 멀티 브랜드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로레알그룹은 중남미 지역 공략을 위해 스타미디어 네트워크사와 제휴, 카다뮤제아 닷컴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e-비즈니스 사업을 궤도에 올렸다.



그러나 인터넷 기술력과 문화적 인프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에서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유명 외제 화장품의 유입이 급증했다는 점은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긴 한해이기도 했다. 미래 비즈니스 영역에서 기술력을 갖췄지만 막상 상품화될 수 있는 국제적인 브랜드가 취약하다는 숙제가 꼬리를 물었던 까닭이다.





6. 헤어케어 시장 청신호



21세기 가장 밝은 전망을 가진 카테고리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분야는 단연 헤어케어가 으뜸이었다. 이는 헤어케어 시장에 대한 높은 잠재성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으로 M&A전략의 핵심으로 헤어케어 브랜드가 등장했다는 점에서도 각 장업사들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이처럼 헤어케어 시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미국 헤어케어 산업만도 약 56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그 성장률도 개성화와 자기 표현의 완성이라는 면에서 매년 급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고급 헤어살롱의 첨단화라는 시장 개발 속에 `럭셔리`한 개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경우 이제 막 헤어케어 시장의 개화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7. 일본 메이커의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올 한해 일본 시세이도와 가네보의 글로벌 전략이 세계 장업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1조 9천억엔의 시장 규모를 보이고 있는 일본 시장은 세계 두 번째 시장이자 스킨케어 부문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세계 메이커들과 유통업체들의 격전장이다. 이 일본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에 맞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시세이도와 가네보가 올해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함으로써 유럽과 미국 메이커들을 긴장시켰기 때문이다.



일본내 최대 메이커이자 기술력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이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가진 파워를 유럽과 미국 메이커들이 모를리 없다. 올해 국내 대상그룹과 코스메니티 사업부가 제휴를 맺는 등 활발한 대한 진출을 본격화 했던 일본 시세이도는 대외적으로는 미국에서 남성 스킨케어 회사인 Zirhhh International의 지분 58.3%를 인수했고 프랑스 아로마케라피회사인 Deleor 지분 75%를 사들였다. 또한 세계 글로벌 멀티 전략을 위해 오는 2002년까지 21세기 글로벌 물류망 형성을 목표로 세계 3대 주요 거점, 즉 유럽과 미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물류센서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브랜드 정비에 있어서도 시세이도는 20대 세계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STS를 신규 출시했고, 내년 1월부터는 메이크업 브랜드 STM을 발매한다. 이 때문에 시세이도는 지난해 화장품 총 매출은 조직정비와 일본내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마이너스 2% 성장했지만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는 40%라는 경이적인 신장률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국내 수입원인 금비화장품과 함께 화장품 전문점 중 셀프셀력션 존 진출을 준비하고 가네보도 올해 신설한 미국 자외사인 가네보 코스메틱 USA를 통해 지난 5월 미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뉴욕 굿맨 백화점에 북미 1호점을 오픈하고 유럽시장에 런칭해 호응을 얻고 있는 고급 브랜드 센사이와 EX BIO 라인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가네보는 미주내 기타 지역과 러시아, 호주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어 그동안 미국과 유럽 출신의 메이커들에 비해 해외시장 개척과 이익 확보측면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입력일 2000-12-1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