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부문 사업계획 짜기 어렵네"
"시판부문 사업계획 짜기 어렵네"
  • 김진일 jikim@jangup.com
  • 승인 2002.10.23 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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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마다 내년 전문점 유통정책 수립 `속앓이`
10월 영업결산 이후 전문점시장의 침체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흐름이 될 것이란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5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에서 고전하던 전문점시장이 성수기인 9월·10월에도 반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년 시판부문 사업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영업 담당자들에 따르면 전문점시장은 10월에도 △ 평균 20∼30% 수준의 내방객수 감소 △ 기초제품군의 판매비중 50% 이하로 급감 △ 객단가 높은 수입·PB제품 위주 역매로 인한 고객이탈 가속 △ 폐·전업이 확대되고 있는 중심상권내 전문점 위기의식 확산 △ 가격·서비스 측면에서의 전문점 가치 상실 등으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점시장의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전문점 수 또한 8천개 수준으로 축소되고 전체 시장 마켓쉐어 중 30%선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부에서는 로컬 스킨케어 브랜드들의 위축현상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입제품이 80% 이상 범람하고 있는 대만 시장과 유사한 형태로 향후 전문점이 변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제기하고 있어 현 전문점시장의 위기의식 확산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국내 상위사의 점당 쉐어가 전년대비 30% 이상 하락한 반면 중견 업체의 수입 거점 브랜드가 점당 10% 이상의 판매비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오랫동안 지속된 과점 시장에서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상당수 업체들이 내년 시판 전문점시장을 정확히 전망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브랜드는 물론 영업형태·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산 스킨케어 브랜드의 경우 현재처럼 신제품 위주의 공략으로는 축소된 전문점시장내 마켓쉐어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 아래 △ 거래 전문점 수를 극히 한정시키는 강도 높은 거점영업 방식 도입 △ 일반 대리점체제에서 직거래 또는 총판체제로의 전환 △ 단독 또는 공동 숍인숍 형태 도입 △ 셀프·마시지·복합매장 등으로 분화된 전문점 개별 타깃 전략 등을 구사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업체들이 전문점시장 현황에 관한 기초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실질적인 마케팅전략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재편기를 맞은 전문점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거래 전문점과의 유기적인 시스템 구축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브랜드·채널정비 병행 필요성 대두

브랜드 정비작업과 더불어 채널정비 부분도 메이커가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전문점 내부의 자성론도 대두되고 있지만 제조와 유통 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원인은 바로 유통경로 다변화에 따른 상대적 소외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유통가의 의견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문점과 대형할인점, 전문점과 인터넷 쇼핑몰, 전문점과 홈쇼핑 등 유통채널 병행 시 판매가격 측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유통간 경쟁의 심화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시장이 포화상태에서 각 채널간 쉐어 확보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채널간 가격경쟁이 극한 상황에 이르고 채널 내에서도 업체간 우위 확보를 위한 이전투구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점 위기론을 제기하고 있는 영업 관계자들은 기능성화장품을 필두로 한 제품 가격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업체의 한 영업총수는 "최근 전문점시장에서는 3만원대 이상의 기초 단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타유통채널과 비교해보았을 때 전문점이 이에 걸맞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중저가 기초제품군을 주력으로 판매해온 전문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부가 서비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가격상승만을 부채질한 데다가 차별성을 잃어가고 있는 기능성화장품의 범람에 대해 화장품협회 차원에서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수익성 확보를 내세우며 각사가 이미 9월 한달 간 시장에 밀어낸 물량이 적지 않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C체인전문점 관계자는 "각 메이커가 현 전문점시장의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내방객수 감소와 더불어 유통간 브랜드 혼재양상이 내년에도 지속된다고 볼 때 획일적인 영업정책에서 벗어나 전문점시장에 대한 재조명을 기반으로 자사 규모에 걸맞은 영업방식과 마케팅전략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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