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재고 대리점 체제` 실험적 대안
`무재고 대리점 체제` 실험적 대안
  • 김진일 jikim@jangup.com
  • 승인 2002.10.21 0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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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질서 확립 기여" 주장에 "수익악화" 유려 목소리
- 화장품 택배 시스템, 현황과 과제 -

국내 화장품유통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화장품전문점이 최근 내방객수 감소로 인한 수익악화와 타유통과의 마찰 소지 확대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전문점의 지속적인 매출 감소는 각 대리점의 수익 악화로 이어져 중간 유통단계를 책임지고 있는 대리점체제의 붕괴로까지 연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 매출목표 달성만을 부르짖는 각 메이커의 밀어내기식 영업행태로 인한 재고물량 확대 △ 거래 전문점의 과다 할인판매로 인한 실 매출분 감소 △ 자기자본비율이 부족한 경우 매출 감소로 인한 회사 미수금 증가 △ 메이커의 대리점 관리체제 일관성 부족 등으로 인해 대리점의 난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유통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리점의 안정적인 운영 방안 제고가 전문점유통 반전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통질서 안정을 위해 일부 메이커가 시행하고 있는 택배시스템이 대리점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유지를 위한 선택적 대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록 택배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제기되고 있지만 무재고 대리점 체제는 물론 전문점 판매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택배시스템의 활용배경과 실 운영현황, 그리고 활용상의 과제 등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택배시스템 활용 배경 -

전문점으로의 택배시스템을 활용하는 배경은 간단하다. 제품 차별화와 유통질서 안정을 위한 것. 결국 가격질서 유지와 판매 관리, 전문점 관리가 유리하고 대리점의 경우 재고 부담이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원활한 재고·판매관리를 통해 사전에 가격질서를 바로잡겠다는 메이커의 의지가 택배시스템에 담겨 있다.



과도기에 접어든 화장품유통에서 전문점 라인을 주력으로 하는 각 메이커 유통전략의 핵심은 과도한 가격경쟁 방지, 타유통채널로의 제품유출 방지, 전문점간 가격경쟁 방지를 위한 거점 브랜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유통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초석을 택배시스템에서 찾은 업체들은 한불화장품의 ICS를 필두로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 프레스티뉴, 한국화장품의 A3F[on], 유니코스의 피에르가르뎅 등이다.



물론 일반 대리점체제에 비해 거래 전문점과 취급 품목 수의 제한으로 대리점 또는 전문점당 단위 매출 폭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서 각 메이커별 브랜드 보유상황과 영업조직 운영 상황에 따라 보완해야 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배송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해 나타나는 문제와 소량 다빈도화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로 인한 경쟁력 상실 등 물류정보망 구축과 서비스의 다양화, 경쟁력 제고를 위한 비용 절감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전문점시장에서의 급속한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배경으로 실 판매·재고관리가 용이하고 가격질서 확립이란 최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초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택배시스템이 향후 확대될 소지도 없지 않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전문점 직거래 시스템` 형성 위한 과도기

브랜드 롱런화 위한 `차별적 대안` 평가도




- 택배시스템 운영현황 -

국내 화장품업체 중 택배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한 업체는 바로 한불화장품의 ICS. 발매 당시부터 유통현장의 리스크 최소화를 목표로 무재고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오고 있다. 현재 71개 사업국을 통해 전국 4천5백여개 전문점에 제품이 공급되고 있으며 최근 음성공장에서 물류를 통합 관리, 전문점으로의 직배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의 명성에 걸맞은 차별화된 제품과 시판 전문점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는 바로 영업현장에서의 리스크 최소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생활건강 화장품사업부가 지난해 8월 출시한 이자녹스 프레스티뉴의 경우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20개 별도 대리점을 통해, 지방의 경우 일반 이자녹스 대리점이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발매 당시 고품격·고기능 브랜드란 컨셉에 맞게 과도한 가격경쟁 방지와 유통질서 안전을 위한 테스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본사 직배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는 전문점내 마사지 제품의 비중 확대를 배경으로 고가 마사지 시장을 주도할 핵심 제품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매월 14∼15억원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화장품의 A3F[on]도 출시 초기인 지난해 4월부터 택배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유통질서 확립을 목표로 한진택배를 통해 전국 1천1백개 전문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 한국화장품은 A3F[on]을 기능성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출시 단계에서부터 거점영업과 택배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당초 7백개 전문점으로 출발한 것이 현재 1천1백개 전문점을 통한 거점영업을 확대됐으며 전문점주에게 신뢰를 갖게 함으로써 우호적인 전문점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거래 전문점에 대한 매출분석을 통해 매출이 부진한 전문점에 대한 집중 육성전략의 구사, 철저한 거래 기준을 유지하는 전략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코스는 지난 2000년 2월 피에르가르뎅 아로마 릴랙스 세럼과 크렘, 이으를 출시하면서 택배시스템을 도입, 유통라인 차별화 작업에 나섰다. 택배시스템을 적용, 원활한 재고관리와 판매관리를 시도해 가격질서 확립에 힘쓰고 전문점과 대리점, 소비자 각각의 세부 영업전략으로 매출향상 유도, 영업담당별 판촉활용을 강화해 현장영업력을 강화함으로써 유통질서를 확립, 고품격 브랜드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또 이를 통한 제품 라인별 세부 전략을 강화할 예정임을 밝혔다.



현재 약 9백여개의 전문점에서 63개 유니코스 대리점에 물량을 주문, 본사에서 전문점 확인과정을 거쳐 한진택배를 통해 전문점으로 제품이 배송되고 있다. 또 고객사랑 품질 보증제도를 실시, 반품처리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택배시스템 활용 과제 -

일반 대리점 체제와 달리 택배시스템 운영에는 물류비용 안정화와 지속적인 물류체제 개선 작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정착되지 못한 POS와 연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물류관리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물류체제의 안정화를 기반으로 실 판매·재고관리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거래전문점의 판매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며 이를 토대로 집중적인 거래전문점 영업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중간단계에서 물량수주와 수금 등 한정된 역할을 수행하는 대리점의 역할 제한 문제도 지적된다. 여전히 정(情)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전문점유통이란 점에서 대면영업의 축소로 인한 정적 관리 부재도 다수 판매업체들이 택배시스템 활용 방안을 두고 고민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초도 구매 이후 재구매시 전문점에서 직접 주문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 대리점의 역할은 그만큼 축소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매입 단위 장려금을 지급하는 메이커 입장에서 보면 재고부담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의 대리점 영업력 부재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판 전문점시장의 약세 지속으로 인해 택배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어려운 처지는 만찬가지다. 그러나 유통경로간 브랜드 혼재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택배시스템이 전문점라인에서의 고가 브랜드 롱런화를 목표로 한 차별적 경쟁력 확보 방안의 일환일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향후 대리점 체제의 존속 여부에 대한 이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몇몇 업체들은 대리점 수익구조를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택배를 통한 전문점 직거래 시스템을 운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리점 위기상황이 부각되면서 자칫 직거래 유통으로 전면 조정함으로써 기존 대리점 사기 저하는 물론 기존 유통조직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는 악재요소도 반드시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란 게 메이커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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