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홍보부족에 효과 미지수
총체적 홍보부족에 효과 미지수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4.07.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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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중심유통 살리자" 공감대 형성은 큰 소득…현실 접목이 과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된 '2004 화장품 스토어 전시회(2004 Cosmetic Store Exhibition)'는 최초 기획과 추진 단계에서부터 준비 과정, 그리고 전시회 구성 등에 이르기까지 참가·비참가 업체간 갈등과 의견의 대립 등이 계속된 끝에 우여곡절 속에 개최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특히 전시회 개막 3주를 남기고서야 예산 배정을 비롯한 대원칙이 확정된 것을 포함해 총체적 홍보 부족과 회원사의 저조한 참여, 그리고 진행과정에서 나타난 크고 작은 문제점들은 '시판 채널 활성화 모색과 미래형 전문점 모델의 제안'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부각시키지 못한 채 각 메이커의 시판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말 그대로 '전시용 행사'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정도로 문제점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준비과정부터 불협화음…예견된 결과

이번 스토어 전시회는 지난 4월 16일에 있었던 협회 내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 회의에서 처음으로 거론됐다.



그렇지만 약 2개월 남짓한 준비 기간을 두고 참가사들은 예산 분배와 브랜드 진열 점유 등 원칙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전시회의 세부적인 부분만을 논의하다가 개막을 불과 3주를 앞둔 6월 17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원칙을 합의하는 등의 산고를 치렀다.

여기서 2위 업체 LG생활건강의 불참이 결정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 차원의 개최는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다시 참여업체를 모집하는 등의 양상을 보였다.

2개월의 준비과정이라는 것도 실제로는 3주 정도에 불과했다는 셈이다.



준비과정에서 참가 업체 간 브랜드의 진열 위치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참가 회사 간 의견 충돌로 인해 참가를 포기한 업체가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당초에는 스토어전시회 실무위원회(전시회 추진을 위한 소위원회 격)에 참여했던 업체들도 결국 막판에 이르러서는 불참을 결정하고 참가 업체를 다시 모집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결국 턱없이 부족한 준비기간으로 인해 참가 업체들은 내용보다는 형식에 치우치는 전시회를 만들어가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에서 피할 수 없는 꼴이 되고 말았다.



홍보부족에 따른 참여율 저조도 문제

대원칙이 결정된 6월 17일의 이사회 이후 참가 업체를 다시 모집한 결과 최초에 참가키로 했던 업체들은 빠지고 당초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금비화장품을 비롯해 (주)에뛰드와 (주)빠팡에스쁘아가 뒤늦게 합류했다.



특히 (주)빠팡에스쁘아의 경우에는 최초 '전시회 참가사는 화장품협회 회원사에 한정한다'는 원칙을 무시한 채 수용한 경우여서 결국 '10개사 구색 맞추기'가 아니었냐는 눈총을 받기에 충분했다.



동시에 이번 전시회의 실질적인 참관객은 전문점 경영자라는 기본적인 상황도 인식하지 못한 채 전문점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전무했을 정도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이를 의식하기라도 한 듯 화장품협회 측은 전시회 시작되기 불과 3일 전인 지난 5일 전국화장품전문점협회 송태기 회장만을 협회 회의실로 초청, 무려 1시간여에 걸쳐 전시회에 대한 설명을 하는 등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너무나도 친절한 화장품협회'의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는 별무소득으로 끝이 나고 만 셈이 됐다.



홍보에 대한 부족은 다른 곳에서도 드러났다. 화장품협회 측은 전시회가 열리기 불과 보름 전에 4개 화장품 전문지에 후원 요청과 관련 광고를 연계시켜 협조를 구하는 등 '처음이니까 대충대충 넘어가는' 식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금까지 화장품협회가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후원사를 결정하지 않은 채 진행한 경우는 없었다는 전례를 비춰보더라도 이번 스토어 전시회는 얼마나 '급조'된 것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시회 진행과정 상의 드러난 문제

이번 전시회는 진행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우선 행사장을 안내하는 표시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스토어 전시회를 주관한 국제전시회 측은 천정에 현수막으로 안내판을 표시했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눈길을 주기에는 너무 높은 위치여서 활용가치가 떨어졌다.



특히 실질적인 참관객이라고 할 수 있는 전문점 경영자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주겠다는 취지로 공간을 마련한 비즈니스 관의 경우에도 휴식공간인지, 아니면 상담실인지 조차 구분이 안될 정도여서 실질적인 이용률은 극히 저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테리어 상담을 담당했던 한 업체의 담당자는 "전문점 경영자들이 참관객이기 때문에 곧 실수요자라고 할 수 있었고 이에 따른 기대감도 컸지만 실질적인 상담이 건수는 너무 부진해 실망이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세무를 담당한 코너는 단 한 건의 상담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 전문점 모델관에 배치된 도우미들의 교육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마치 마네킹처럼 서 있거나 전문점 모델관을 위한 도우미인지, 오로지 서 있기만 하는 '모델'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사전교육이 부족했으며 결과적으로 실질적이고도 중요한 사안에 대한 질문이 있을 경우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평도 많았다.



주객전도의 양상…누구를, 무엇을 위한 전시회였나

미래형 전문점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시판 채널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참관 전문점 경영자들은 참가 업체들이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장이 아니었나라는 착각을 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즉 전문점 모델관보다 참가 기업들의 브랜드 전시관에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와 좁은 전문점 모델관의 면적, 다양하지 못한 전문점 모델 타입 등은 주객이 전도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는 것이 일관된 평가였다. 특히 참가업체들이 10개에 불과해 다양성은 찾기가 힘든 상황이었고 결국 10개 업체들이 나눠먹기 식의 전시회였다는 평이 중론이었다.



화장품협회 측은 이번 스토어 전시회를 결산하면서 내년에도 이 같은 취지에 기반한 스토어 전시회를 화장품의 날, 국제 화장품 박람회 등과 연계해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올해처럼 원칙 부재로 점철되고 '행사를 위한 행사' '주객이 전도된 행사'로 진행된다면 투입된 예산과 준비과정 상의 노력이 결실없이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결정하고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와 같이 '회의 때 의견 다르고, 끝난 뒤 의견 다른' 불협화음을 연출할 것이 아니라 정해진 원칙에 의해 미래형 전문점 모델의 제시와 시판 채널 활성화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취지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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