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변환기’맞은 세계 향수시장
‘유통변환기’맞은 세계 향수시장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3.11.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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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고급화 전략 수정, 대중 프로모션 강화 채비
세계 향수시장이 유통변환기를 맞고 있다.



기존의 고급화 전략에서 궤도를 수정해 대중 프로모션을 강화할 채비를 하고 나선 것이다.



프레스티지 프래그런스 업체들의 경우 전통적인 유통채널을 고수하자니 이 채널의 고객이탈이 심해 단위당 매출이 줄고, 브랜드 이미지 손상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대중을 겨냥한 소매전략으로 변경을 하자니 기존 이미지 손상이 두려워 사실상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 매출신장을 위해 가격도 낮춰도 보고 신제품 출시 품목과 속도를 조정도 해 봤지만 실질적인 소매전략 자체를 스스로 검토해 본 업체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고객들은 이미 소수의 고급 상품을 협소한 아울렛을 통해서 구입하려 하지 않고 새로운 유통망과 판매방식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분야 애널리스트들은 경기 활성화와 매출부활을 위해서는 각 브랜드가 그들의 유통전략을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들은 미국시장을 지목해 설명하고 있는데 근년의 미국 백화점 내 고급 프래그런스의 매출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백화점 상법은 자승자박

이에따라 최근 고급 프래그런스 제품 메이커들은 최근 소매 전략을 재검검하기 시작했다. 프래그런스재단의 로셀 블룸 이사장은 “고객들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넘나드는데 오히려 공급업체가 스스로 판로를 제한해 소비자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고 있다”며 “상품 유통의 문제는 업계의 도전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가 유통 다변화를 신중히 모색해 독립 점포 또는 전문소매점 내 매장 병설 등의 형태를 시도했으나 아직 고급제품 매점들 가운데 양판점이나 드럭스토어, 슈퍼마켓으로 과감히 진출한 업체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채널에 제품을 전시하는 것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인터파르팡의 필립 베나싱 대표는 “프래그런스는 고급 이미지와 배타적인 선택성을 요한다”며 차별성을 강조한다. 코스모폴리탄 코스메틱스사의 앤 부티니 마케팅 담당 이사도 “프래그런스는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고급 이미지와 환경을 필요로 한다”며 “양판제품 선반 위에 진열된 제품이 풍기는 것인 향이 아니라 냄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과 실무자들은 이같은 생각과 함께 이미 프래그랜스 제품은 30년전 고급 향수들이 누린 권위와 사치는 더 이상 없다고 말한다. 앤 부티니 이사 역시 “이제 프래그런스는 일상 소비자 용품으로 바뀌었다”고 시인한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유통이 제품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크게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영국과 캐나다, 특히 영국의 부츠를 예로 든다.



영국·캐나다의 드럭스토어 판매

캐나다에서 드럭스토어는 고급 프래그런스 판매의 일등공신이다. 대중화 이미지가 강한 아울렛에서 판매한다고 해도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지는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엘리자베스 아덴의 경우 아덴과 엘리자베스 테일러, CK- one, 노티카 등을 양판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만도 아덴은 5만여 이상의 판매소와 거래를 하고 있다. 여타 브랜드가 불과 1천2백여개소 백화점 채널에서 제한적으로 팔리는 것과는 대조적인 예다.



아덴사의 연례 결산 보고는 “전반적인 프래그런스 업계 침체 속에 아덴은 지난 2년간 연 13%의 성장을 기록했고 양판시장 소매는 30%의 고도성장을 구가했다”고 밝혔다.



또 “양판시장 소매업은 고급 프래그런스 제품에 지회를 부여, 아덴사는 앞으로 이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판매가 아덴의 이미지 손상이나 회사에 대한 문제점으로 돌아오고 있지 않아 지역사회의 고객규모 등에 따라 제품 사이즈와 포장, 판촉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집객과 유통구조 합리화

유럽의 경우 오랜 향수 문화의 배경으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내 5대 시장에는 프래그런스 업체 약 2천5백여사가 붐벼 소비자가 제품과 접촉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이곳을 찾는 쇼핑인구가 적다. 세포라 프랑스의 프랑소와 뉘커시 상무이사는 “프랑스 여성의 불과 27%만이 1년에 한번씩 향수전문점을 찾는 형편이라 더 많은 고객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유럽 내에서도 같은 장소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더 재미있고 새로운 쇼핑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느냐에 주력하고 있다.



유니레버 유러피언 디자이너의 프래그런스 부문 담당 가브리엘 풍거세그 사장은 “업계가 쇼핑환경을 더 재미있고 호소력있는 곳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프랑스의 체인 소매업체인 마리오노는 상점마다 고객 휴식처를 증설했으며 노시베도 무료커피 제공과 특별탁아실을 운영중이다. 세포라는 네일바를 만들어 서비스를 강화했으며 프래그런스 조향 봉사실과 피부마사지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세포라는 또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매스마켓을 겨냥한 신제품과 프라이빗 브랜드를 준비중이다.



이같은 대고객 서비스 강화는 고급 향수판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서 까르푸와 카지너 등은 최근 뷰티 스페이스를 특설해 고급 프래그런스 상품판매 부서를 산하 5∼6개 업소에 가동시켰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데 즐거움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 백화점들이 지리학적 판매영역 제한과 판로 위축의 해결책은 단순한 즐거움보다는 유통경로를 다양화하는 데서 또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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