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입학으로 얼룩진 미용관련 계약학과
부정입학으로 얼룩진 미용관련 계약학과
  • 전진용 bretislav@jangup.com
  • 승인 2015.03.03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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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개설학과 학과장 등 19명 검거

 
국내 뷰티산업에서 전문인력 양성의 중요한 제도로 인식되어 온 ‘계약학과’가 부정입학 사건으로 얼룩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총경 박영진)는 대학입시 제도중 하나로 근로자만이 입학자격이 있는 ‘계약학과’ 제도를 악용한 미용관련 계약학과 부정입학 사례를 적발해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했다.

‘○○대학교’에 미용관련 학과를 개설한 후,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로 수시 · 정시를 통해 대학진학이 어려운 학생들을 근로자로 둔갑시켜 ‘○○대학교’등 2개 대학교에 45명을 부정입학시킨 ○○대학교 학과장 교수 유모 씨(44세, 여)를 비롯한 미용학원 원장, 미용관련 숍 대표 등 총 19명을 검거했다. 이들 중 미용학원 원장 류모 씨(40세,女) 등 3명은 1억7백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 대학에 미용관련 계약학과를 개설한 후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중 대학교 진학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들은 미용관련 업체 근로자로 둔갑시켜 4대 보험에 위장 가입시키는 수법으로 2개 대학교 총 45명을 부정입학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유모 학과장은 타 대학교의 미용관련 계약학과 전임교수로 재직하던 중 모 대학교에서 계약학과가 개설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학과장의 자리를 약속받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류모 씨 등 미용관련 학원 원장 3명은 수강생들을 근로자로 둔갑시켜 계약학과에 부정입학을 알선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입학알선의 대가 명목으로 고액수강 등을 강요한 사실 또한 드러났다.

박 씨 등 미용관련 업체 관계자 13명은 유모 교수와 류 씨 등과 공모해 수강생들과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등을 자신의 업체의 근로자인것처럼 재직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4대보험의 날짜를 소급하는 방식으로 위장 취업과 진학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불정으로 입학한 상당수의 학생들은 제대로 된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학과의 경우 관련업 종사자들의 재교육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업수준을 따라가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들을 알선한 학원이나 업체로부터는 고액수강 강요, 저임금 등의 부당한 요구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자퇴를 하는 학생이 속출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번 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교육형 계약학과에 입학하는 경우 산업체에서 근로자 등록금의 50%를 직접 대학 측에 납부해야 하나 부정입학관련 산업체들은 등록금을 학생들로부터 받아 납부해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계약학과는 정규학위가 부여되는 재교육형으로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므로 보다 엄격한 관리가 요청되고 있지만, 제도상 허점을 악용한 일부 대학교수, 미용관련학원, 미용관련 업체 등이 조직적으로 연계되어 일종의 학위장사로 변질되고 있는 어두운 현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미용업계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계약학과 형태로 받은 학위(학사, 석 · 박사)는 일반대학에서 받은 학위와 동등한 자격으로 인정받는 현실에서 이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학위가 남발될 때 계약학과 학위가 사회적으로 평가 절하되어 결국에는 대학교육의 질을 저하시키고 교육시스템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용관련 교육기관 한 관계자는 “이와 같은 미용관련 계약학과의 부정입학 문제는 관련 종사자들에게 이미 공공견한 비밀이었다”며 “미용관련 학과들과 학원들의 난립으로 학교와 학원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영 또한 어려워지면서 이와 같은 불법이 성행하게 된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계약학과의 본래 취지와 걸맞게 산업체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교육과 혜택을 주는 교육제도로 더욱 보완, 발전시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뷰티산업에서의 우수한 전문가 양상을 위한 교육장치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계약학과는 4년제 대학, 전문대, 대학원 등에 설치가능하며, 2014년 4월 1일 현재 전국 134개 학교(542개 과)에 총 1만3천명이 재학중이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계약학과가 개설된 타 대학들과 미용학원들에도 이와 같은 부정입학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와 관련된 수사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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