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원천은 연구개발” 은진 이후만 대표이사
“힘의 원천은 연구개발” 은진 이후만 대표이사
  • 윤강희 khyun0218@jangup.com
  • 승인 2012.07.03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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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70% R&D 생산설비 직원교육에 투자

은진은 헤비 브로우 용기의 선도업체로 알려져 있다. 그 역사를 보면 헤어 제품에 플라스틱 용기를 도입하는 등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 개발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같은 성과를 낳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비롯해 제품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은진은 이후만 대표이사가 힘의 원천은 연구개발에 있다고 할 만큼 제품력 향상에 힘을 쏟았다. 이익금의 70%를 연구개발, 생산설비, 직원 교육에 투자한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노력은 해외시장에서도 결실을 거두는 단계에 이르렀다.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은진은 앞으로도 화장품 용기 전문 업체로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후만 대표이사는 자재산업뿐 아니라 화장품업계의 젊은 인재를 많이 지원해 주는 것으로도 소문이 나 있다. 우수한 인재가 한두번의 실패로 그 능력을 사장시키게 되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젊은 인재들이 실패를 딛고 일어서 사회에 공헌하는 동량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성공한다면 그것이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게 이후만 대표이사의 생각이다. 깊고 원대하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인의 모습이다. <편집자 주>

 
엔지니어로 자재산업에 진출한 배경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엔지니어로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꿈이었다. 엔지니어로 기술을 키우고 일정 위치에 오르고 나자 공부에 대한 열망이 생겨 1985년 대학에 진학하며 만학의 길에 올랐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가보니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그동안 엔지니어로 나 자신만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 것이 후회됐다. 그래서 바로 공장을 설립하고 사회와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을 돕는 데 내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장을 설립하고 우연한 기회에 일진화장품에 헤어 제품 용기를 공급하게 되었다. 그것을 인연으로 화장품 용기 개발에 나서게 됐는데, 특히 헤어 제품 용기에 애착을 가지게 됐다.


은진이 그동안 이룬 대표적인 기술적 성과는?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를 개발하며 가장 큰 성과는 유리 용기를 사용하던 헤어 제품의 용기를 플라스틱 용기로 전환한 것이다.

1980년대 초반에는 국내에서 펌제를 유리 용기에 담아 사용했는데, 유리 용기는 무겁고 파손의 위험이 많았다. 미용실에서 사용되는 유리 용기를 플라스틱 용기로 전환하기 위해 10억원대의 설비를 미국에서 수입해 PVC 소재의 용기 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펌제의 용기가 플라스틱 용기로 전환됐다.

또한 브로우 용기 생산의 리딩 기업으로 헤비 브로우 용기를 개발해 화장품에서 사용되던 유리 용기를 대체할 새로운 용기를 개발한 것을 꼽을 수 있다.
2004년 미국의 이스트만사와 합작으로 헤비 브로우 용기를 개발했지만 국내시장에서는 헤비 브로우 용기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바로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이 유리 용기를 헤비 브로우 용기로 대체해 사용하면서 국내시장에서도 헤비 브로우 용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헤비 브로우 용기 시장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지난해 헤비 브로우 용기에 메탈 펄 코팅을 적용하는 한편 원형, 사각, 타원 등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는 앰플에 사용하는 스포이드를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신소재를 이용해 개발했다.

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 R&D 투자 방향은?

자재업계를 비롯해 화장품업계가 최근 한류열풍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것은 신제품과 신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라 생각한다.

오늘날의 은진이 있게 한 힘의 원천이 바로 연구개발에 있다. 전체 매출이 아닌 이익금의 70%를 연구개발 및 생산설비와 직원들의 교육을 위해 재투자하고 있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돈만 생각한다면 연구개발에 절대 투자할 수 없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0여개에 달하는 용기 디자인과 사이즈, 색상을 보유하고 있어 화장품의 타입에 맞는 맞춤형 용기 개발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기술력에 만족하고 안주한다면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올해 해외영업을 담당했던 백승일 이사를 중심으로 연구소 조직을 개편해 해외시장에서 앞선 기술력과 트렌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업 초기부터 초지일관하게 지켜왔던 경영상의 철칙이나 경영철학이 있다면?

거창하게 경영철학이라고 말할 것까지는 없지만, 나 자신에게 매일 강조하는 것이 ‘성실’이다. 옛말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사업 초기부터 대표인 내가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까지 회사를 지키며 성실하게 일하면서 회사를 이끌었다고 자부한다. 

해외시장 공략은 모든 산업에서 중요한 목표이자 과제이다. 지금까지 해외시장에서 거둔 성과와 앞으로 전략은? 

국내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산업 부문이 신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진 역시 이탈리아 볼로냐코스모프로프, 미국 라스베이거스박람회, 홍콩코스모프로프 등 유수의 해외 전시회에 출품하며 해외시장에서 꾸준히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청운의 부푼 꿈을 안고 두드린 해외시장은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인젝션 브로우 용기의 경우 용기의 부피가 크기 때문에 해외박람회에 신제품을 많이 전시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출 시에도 수량이 늘어날수록 부피가 커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수출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참가한 홍콩코스모프로프에서 메탈 펄 코팅 신기술을 적용한 헤비 브로우 용기를 출품한 이후 그동안 꾸준히 상담을 진행했던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수출과 관련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일본 동경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일본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해 간다는 방침을 실행하고 있다.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한 것은 수출뿐만 아니라 일본의 우수한 금형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다. 은진에서 개발한 제품의 99%는 자체 개발한 금형을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보다 정밀하고 우수한 금형 기술이 뒷받침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자재산업은 품질관리와 연구개발, 인재 육성이 큰 화두이다. 이 부문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최근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산업은 젊은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이 더욱 가중된다.

 젊은 인재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지 말고 도전하는 정신이 중요하다.
화장품 자재산업 역시 어렵고 힘든 산업이지만, 화장품 용기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화장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품임을 깊이 인식하고 자신이 개발하고 생산한 화장품 용기로 사람들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에서 보람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인력난에 힘들어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 활용법 또한 정부와 지자체에서 해법을 제시해 줘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기술을 가르쳐 현장에 투입하면 기술자로 생산 현장에서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5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5년 이후에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재산업뿐만 아니라 화장품업계의 젊은 인재 지원에 주력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우리나라의 젊은 인재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많이 배우기도 했고,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젊은 인재가 벤처기업 혹은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해서 성공을 하면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실패하면 재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보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인 곳이지만, 그 곳에서도 성공하는 인재는 1% 정도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경우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제2, 제3의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가 사라지지 않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나 역시 창업을 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업계의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슬기롭게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다.

우리나라의 젊은 인재들이 한번의 실패로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는 데 힘이 되고 싶다. 이들이 세계시장에 나가서 성공한다면 그것이 한국 브랜드의 힘이자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국내 자재산업이 앞으로 비전이 있다면 그 이유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중국이 값싼 인건비와 물량 공세로 모든 산업에서 선두권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오기 힘든 산업이 화장품과 제약산업이라 생각한다.

특히 화장품산업은 국내 화장품 제조사와 자재업계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품질력과 가격 경쟁력도 해외시장에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이 자사만의 기술로 해외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용기, 펌프, 캡, 인쇄 등 각 부문별 협업을 통해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제품으로 해외시장에서 싸워야 한다.

국내시장에서는 경쟁의 관계이지만 세계시장에서는 협업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앞으로 은진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창립 이후 은진이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브랜드사와 제조사에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보답이라 생각한다. 좋은 제품 개발을 위해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생활용품, 식품 등 품목 다각화에 나서기보다는 화장품 용기 전문 생산 기업으로 전문성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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