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가을호]수요 창조를 위한 ‘마인드셰어’ 디자인
[2011.가을호]수요 창조를 위한 ‘마인드셰어’ 디자인
  • 김승수 sngskim@jangup.com
  • 승인 2011.11.07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송지성 교수
화장품 디자인은 기업이 가진 상상의 공간으로 단순한 용기나 패키지가 아닌 기업의 꿈이 담긴 긴 여정으로 고객의 사랑을 필요로 한다. 꿈을 그려가며 상상 속에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에서는 고객의 니즈 속에서만 만들어지는 효용과 기능 중심의 일용품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화장품과 제품은 이제 욕망의 대상이 되도록 새롭게 디자인돼야 한다. 고객이 가진 욕망을 디자인의 환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바로 새로운 마케팅 능력이다. 화장품업계는 이제 세계화 시대가 아닌 보편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미지의 결정체인 화장품에서 이제 ‘이미지’는 과거에나 통용되는 말이다.

‘디지털 혁명’이 소비자들의 구매 습관을 바꿔 놓았다. 인터넷으로 제품 정보를 살피고,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을 탐방해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체크한 뒤 매장에 들른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정보가 쉽게 노출되면서 품질 향상에 대한 요구가 훨씬 높아졌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이종(異種)의 학문이 결합하고, 상극(相剋)의 기술이 수렴하는 시대로 순환적 사고, 양면적 사고, 서로 다른 분야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또한 ‘브레인스토밍’에서 더 나아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두근거리게 만드는 일, 그래서 고객의 가슴을 뛰게 하는 ‘하트스토밍’이 더 중시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화장품을 감성산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화장품은 효능 효과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화장품 제조기술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화장품을 구성하는 디자인적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용기와 패키지 디자인은 회사 이미지와 제품 이미지, 더 나아가 화장품 판매를 촉진하는 마케팅적 요소가 매우 높은 부분 중 하나이다. 기업 관점에서 보면 화장품 용기는 하드웨어지만, 고객 관점에서 보면 소프트웨어가 된다. 이제는 고객들이 ‘무엇을(what) 사는가?’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왜(why) 사는가?’라는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디자인은 ‘우리 머리 속에 살아 있는 실체인 동시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연결시키는 약속’이다. 성공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차이가 나는 뚜렷한 의미를 구축해야 한다. 디자인에는 메시지가 있다. 화장품이란 스스로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에 화장품이 용기의 형태로 화장대 위에서 존재하고 있어도 아름다운 것 같은 느낌을 줘야 한다. 사용하지 않고 있어도 그 디자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제품을 사용하고 디자인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마음속에서 특정 브랜드를 얼마나 동경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디자인이 ‘마인드셰어 디자인’이다.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인드셰어를 높이려면 제품 디자인을 초월한 사용자 중심의, 제품과 사용자 접점에 대한 창의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시장이 아니라 고객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 정체성, 제품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등 범위를 넓힌 모든 디자인이 보편화돼야 한다. ‘마켓셰어’에서 마음속으로 특정 브랜드를 동경하도록 브랜드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마인드셰어’가 중요하다. 이것은 제품이 지금 얼마나 팔리고 있느냐가 아니라 미래 고객의 마음에 어느 정도 브랜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뜻하는 것으로 ‘볼륨’보다 ‘밸류’를 중시하는 개념이다.

경영의 패러다임이 수요 예측에서 창조로 바뀌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스에서 음악을 값싸고 손쉽게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아이팟에 대해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해냈다. AMR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재산업에서는 평균 26%, 최대 40%의 수요예측 오류가 발생하고 있고, 전자산업의 경우에는 최대 50% 이상의 오류가 발생한다고 한다.

수요의 창조란 수동적인 수요 예측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를 파악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화장품 분야에서는 수요 창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수요를 창조하는 디자인의 방법은 제품에 서비스를 결합시키는 것이다. 제품의 질이 평준화·동일화되는 제품의 일반화로 인해 이제는 서비스의 차별화가 디자인 경쟁력의 핵심이 된 것이다. 애플이 제품인 아이팟과 손쉽고 저렴하게 음악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한 아이튠스를 융합해 폭발적인 시장 수요를 일으킨 것이 좋은 사례다. 즉, 제품디자인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까지 적절하게 디자인한 덕택이다.

세계 최고 기업이 되려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단계까지 디자인의 범위를 넓혀서 이를 달성하려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디자인 시그널을 창조하기 위해 과학과 예술을 최고의 경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제품은 당연히 매력적인 느낌이 들어야 하며 매장은 최적의 분위기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어야 한다. 이곳에서 쇼핑의 경험은 브랜드 아이디어와 완전히 일치하는 강력한 디자인 시그널이다.

화장품 용기디자인에 있어서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하는 방법으로 기존 제품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입힘으로써 콘텐츠를 개발하는 ‘제품의 서비스 디자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