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자유시장경쟁에서 유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전 산업분야에서 유통은 점점 차별화·전문화·세분화 되어가고 있지만 화장품유통은 다른 산업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업사와 전문점의 중간고리 역할을 담당하는 한 대리점장이 본현재 국내 화장품 유통에 대한 진단이다.



대부분의 업체가 천편일률적인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예전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냉정한 경쟁현실에서의 도태를 의미하며 때로는 뼈아픈 실패를 가져오기도 한다. 대표적인예가 시판시장과 미용실영업을 동시에 하는 M사. 이 업체는 기능이 뛰어난 염모제를 두 유통라인에 동시에 공급했다. 유통라인은 물론 제품명, 용기디자인을 차별화해 발매초기만 해도 히트조짐을 보였다. 문제는 소비자가 두 제품을 다르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발생됐다.



미용실 고객이 시술시 사용되는 제품을 시판제품과 동일하게 여겨 제품사용을 거부하면서 이 업체의 프로시장 매출액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뛰어난 제품을 갖고도 유통별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위 장업사를 중심으로 변화의 물결이 일고있어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정 브랜드만을 전담하는 사업부를 신설해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눈에띈다. 신규사업부는 중간 유통라인의 군살을 최대한 제거하고 화장품전문점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나드리화장품은 프랑수와 사업부를 신설해 유통차별화를 꾀하고있으며 ICS의 한불화장품, 마자린의 로제화장품, 인스케어의 피어리스 등도 사업부를 별도로 운영하고있다. 이들 신규사업부는 최소한의 재고유지를 비롯해 고기능성 제품위주, 철저한 가격질서 유지, 전문점 선별 등을 모토로 삼고 새로운 가격제도에 적극 대처해 나가고 있다.



또 대리점·영업소·특약점과같은 중간라인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영업력을 배가시키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재고부담을 최소화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기존의 대리점 운영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영업방식도 유통차별화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일명 「무점포대리점」이라고 하는 이러한 영업방식은 대리점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 영업사원은 영업에만 전력질주하고 본사는 제품을 전문점에 직접 공급하는 형태다. 일부 장업사에서 약국전용제품이나 슈퍼전용제품을 선보이는 것도 같온 맥락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유통형태를 달리하거나 판매방식을 변형하는 것도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러한 장업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유통전문가들은 현재까지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니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유통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통의차별화·세분화는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장미빚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품력을 전제로 영업력을 최대 수치로 끌어 올리려는 노력이 어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영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영업사원들의 역할과 능력이 그 어느때보다 무게있게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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