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실적에 얽매이지 말자
순위, 실적에 얽매이지 말자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1997.04.24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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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경쟁력 갖추기` 아쉬워... 거시적 안목 갖도록

국내 화장품산업을 역사적 측면에서 볼때 전문점을 근간으로 한 시판유통의 출발은 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 방문판매가 주축을 이루던 유통구조를 탈피하고 L사가 전문점을 중심으로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시판시장은 화장품 시장 최대의 채널로 급부상하게 됐다.



이때도 물론 가격할인에 대한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으며 각메이커는 이에 대한 방지책 마련에 부심했다는 사실을 화장품업계 관계자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와시기를 같이하여 대두된 문제가 지금도 외치고 있는 「국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60년대와 70년대 정부의 강력한 경제개발정책에 힘입어 보호받았던 국내화장품산업도 세계 경제의 일원화 물결을 거스를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86년부터 시장개방이라는 파고를 맞기 시작하면서 이후 매년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무역장벽은 지난95년 소매업 완전개방을 정점으로 완전한 붕괴를 맞게 됐다.



정부의 보호아래서 급성장을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국내 화장품산업이 외국유명제품과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적을 만난 것이다. 사실 이전까지 국내 화장품기업들은 「만들 면 팔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 일정 부분에서는 그것이 현실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적인 변화와 더불어 모든 분야의 기술적 발전은 소비시장 자체를 「Seller`s Market」에서 「 Buyer`s Market」으로 전환시켜 버렸다.곧 만들면 팔리던 좋은 시절은 가고 쏟아지는 수많은 상품을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소비자 우위시대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의 증가와 생산규모의 확대 등으로 국내 화장품시장이 팽창됨과 맞물린 수입화장품의 폭발적 증가는 이제 일시적인 경향이 아닌 위기감으로까지 확산되기에 이른다.



이 시점에서 국내 화장품 메이커들은 냉정한 시각으로 뒤를 돌아다볼 필요가 있다. 과연 그 동안 시장과 소비자는 얼마나 변화돼 왔으며 메이커들은 이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이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는가.



시장 개방이 시작되던 86년도부터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왔다면 현재에 와서 모든 백화점에서 쫓겨나는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은 설득력을 가진다.



여기에 더해지는 것이 「숫자」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할인율부터 시작해서 생산실적 몇위, 몇대 장업사, 생산실적 몇백억원 등 마치 숫자에서 시작해서 숫자로 끝내겠다는 듯이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도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제품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손쉽게 수입해서 팔겠다는 지극히 단견적인 「장사행위」도 상위사들이 앞장서고 있는현실에서 메이커들이 「국산품을 애용하자」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아직도 세계적인 화장품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들 가운데서 자국의 로컬 브랜드가 7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곳은 한국과 일본 두나라 밖에 없다.



일본은 80년대 초에 현재의 국내 화장품시장과 같이 수입품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지만 시세이도를 비롯한 상위 메이커들을 중심으로 자국의 시장을 지켜낸 선례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수입품의 시장잠식률 30%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시장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와 함께 이에 수반돼야할 모든 노력들을 투입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외제 선호의식 등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업계전체를 생각할 줄 아는 대승적 결단과 이를 토대로 한 실질적 경쟁력제고 모색에 중지를 모을 때다.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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