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대체법’개발 급물살
‘동물실험대체법’개발 급물살
  • 장업신문 jangup@jangup.com
  • 승인 2007.04.0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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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09년부터 동물실험 화장품 단계적 판매금지 단행
일본 화장품업계도 독자기술 개발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 세포실험 등으로 화장품 원료의 안전성을 조사하는 '동물실험 대체법'의 개발이 각국에서 봇물터진듯 급물살을 타고 있다.

EU가 2009년부터 동물실험을 거쳐 개발된 화장품 판매를 단계적으로 규제, 2013년에는 관련 제품의 판매금지를 단행하기 때문이다. 대체법이 개발되면 비용과 실험기간을 절감할 수 있고 의약품 개발에도 응용이 가능해지는 등 혜택이 크다. 일본은 독자기술 확립을 위해 정부가 적극 후원하는 등 연구 체제가 정비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8일과 9일 이틀동안 일본의 명문대학인 도쿄대학 캠퍼스에서는 제20회 일본동물실험대체법학회가 개최되었다. 연구 발표자가 실적을 소개하는 포스터세션 앞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많큼 뜨거운 열기에 가득 찼다.

특히 이번 학회때는 EU 각국과 미국외에도 대체법 연구를 적극 추진하는 중국과 한국의 전문가들도 참석해 강연했다.

동물실험 대체법에는 인체와 동물의 배양 세포를 사용하는 방법,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는 방법, 실험동물은 사용하되 그 유전자 발현의 변화 등만 조사함으로써 사용동물 수를 감소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동물확대’ 비난 피할 방법 개발

그런데 가오와 가네보화장품이 공동 개발한 방법이 주목을 끌었다. 이것은 화장품 등이 눈에 들어 갔을 때 각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배양한 동물의 각막세포에 조사하고 싶은 화장품 원료를 첨가해 그 반응을 살펴 본다.

종래 토끼에게 원료를 점안해서 그 자극성을 조사했던 실험방식에 대해서는 동물애호 단체들로부터 자주 '동물학대'라는 비난을 받아왔는데 이 방법 같으면 '동물실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소비자에게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더우기 그 시험기간은 하루로 충분해 종래의 동물실험보다 1/10 이하로 단축시킬 수 있다. 이 방법이 구랍 개최된 학회에서 ‘골든 프레젠테이션' 상을 수상 했다.

이 방법의 요령은 화장품이 실제로 눈에 들어갔을 때와 비슷하게 원료를 배양, 각막세포에서 5분 뒤에 씻어내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나서 70% 이상의 세포가 살아 있다면 각막을 손상하지 않았다고 판단을 내린다. 화장품과 샴푸 등에 사용되는 51종류의 원료를 이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는 토끼 눈을 사용해서 조사했던 과거의 실험 데이터와 약 85%가 일치됐다. 이 수준이면 실용화에 문제가 없는 결과라고 한다.

일본의 화장품 각사는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와 협력해서 알레르기성 반응을 이틀사이에 조사할 수 있는 동물실험 대체법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참가 기업은 가오와 시세이도, 가네보화장품 외에도 고세, 일본메나드화장품, 폴라가세이공업, 라이온 등이다. 이 방법은 배양한 사람의 면역세포에 조사하고 싶은 화장품 시료를 뿌린다. 알레르기성이 있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세포막 상에 증식되므로 염색해서 검출할 수 있다.



EU에서 단계적 규제 강화

이처럼 화장품 메이커들이 서둘러 동물실험 대체법 개발에 안간힘을 쓰는 배경에는 2009년부터 EU 각국이 동물실험에 의거해서 개발된 화장품을 단계적으로 판매 규제한다는 방침이 있다. 2013년 이후 부터는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를 포함하는 모든 제품의 판매금지를 단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새로운 성분을 포함한 화장품 신제품을 계속 EU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의 공식 인정을 받은 동물실험 대체법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런 대체법 개발은 화학회사에게도 중요한 과제이다. EU 측은 기존의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안전성 평가를 기업에게 의무화시키는 ‘REACH’라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예정 이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못한 기존의 화학 물질은 2만종 이상이 되며 동물실험으로 한가지 화학 물질의 안전성을 조사하자면 약 3년간의 세월과 2억엔 쯤의 자금을 요한다.

일본에서는 작년 식품약품 안전센터와 수미토모화학, 토호쿠대학, 도요방직,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이 발암성 등을 세포실험으로 조사하는 신 에네르기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의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이 센터의 다나카 노리오 부장은 “세포시험으로 대체한다면 기간을 한달간, 비용을 백만엔 이하로 절감할 수 있다면 기간을 한달간, 비용을 백만엔 이하로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 했다.



창약 효율화에도 크게 기여

대체법은 화장품과 화학산업 뿐 아니라 신약 연구개발의 창약 효율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 으로 보인다. 후보 물질의 효과와 안전성을 점검하는 기간을 단축시키고 동물실험보다도 사람에게 투여하는 경우에 더욱 근접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럽지역의 대체법연구 추진 기관인 ECVAM의 토마스 하탕대표는 “특히 최근 개발이 눈부신 백신 제제나 항체의약 등 생물학적 제제는 동물실험이 어려우므로 대체법에 대한 제약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이상 언급한 각종 산업의 수요를 반영해 재생 의료분야의 벤처기업 등이 독자적 기술을 살린 동물실험 대체법을 차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셀시드는 사람의 체성 줄기세포를 심근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심근세포는 각기 박동하기 때문에 세포 하에 미세한 전극을 깔고 필요한 심전도를 녹취하면 이와 반응시킨 후보 물질에 의한 변화 양상을 알 수 있다.



대체법 개발에 국제 경쟁 치열

구미와 일본은 물론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여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화장품 개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고 동물실험 대체법 연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욱이 EU 측은 대체법이 공인된다면 그 인정된 시험 항목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기다릴 것 없이 즉각적으로 재래의 동물실험을 금지 시킨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다른 단체나 기업이 개발한 대체법을 도입해서 쓰는 것 보다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험방법을 쓰는 편이 상품 개발에 더욱 효율적일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인정을 조속히 취득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동물실험과 동일한 시험 결과를 대체법이 낼수 있느냐를 검증하는 복수의 공식기관 평가의 ‘배리데이션’ 이다.

개인 단독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동물실험 대체법 연구기관(ECVAM), 미국에서는 ICCVAM 등의 공공기관이 기업과 제휴해서 대체법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일본에서도 2005년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 내에 구미와 비슷한 조직으로 ‘JaCVAM’이 설립되었다. 화장품과 제약기업, 일본동물실험대체법학회 외에도 구미의 ECVAM. ICCVAM 등과도 연대해 배리데이션과 시험법 세미나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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