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업계 여성 고급인력외자업체로 빠져나가
장업계 여성 고급인력외자업체로 빠져나가
  • 박지향 jhpark1219@hanmail.net
  • 승인 2000.09.07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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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업계 여성 고급인력

외자업체로 빠져나가

높은 연봉·근무조건에 매력 … 국내업체 인력관리 비상

최근 수입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20∼30대의 우수한 여성 인력들의 외자계 업체로의 유출이 크게 늘어, 이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인력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로레알코리아, 한국시세이도, ELCA한국, 한국존슨앤드존슨, 한국 P&G, 유니레버코리아, LVMH 코스메틱 등 외자계 업체에서 마케팅부와 홍보부, 영업부 등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태반이 국내 제조업체에서 스카웃돼 왔으며 이중 여성인력의 대부분이 국내 제조업체에서 5∼6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인력들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토익 점수 8백점이 넘는 우수한 어학실력에 전문적 미용지식을 갖춘 여성인재들의 인력이동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대기업에서 더욱 많아 로레알코리아의 경우 H사에서, 한국시세이도의 경우 P사에서 자리를 옮겨온 이가 가장 많았다. 이밖에 A사, L사, J사 등도 인력유출이 많았던 업체로 지적됐다.

이들이 근무업체를 바꾸는 대부분의 이유는 높은 연봉과 여성을 존중하는 근무환경. 과거 80년대들어 시장개방 단계에 맞춰 국내업체들이 외국기업과의 기술제휴와 합작법인 설립을 이유로 인력배치를 이룬 뒤 90년대 들어 이들 외국기업들의 독자진출이 늘어나면서 담당인력들의 자연스런 유출이 일어났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근무환경을 이유로 외자업체를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봉면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이 5년차 대리의 경우 P사가 2천3백만원에서 2천4백만원이며 H사가 2천만원선. 이하 중견업체의 경우 대부분 2천만원을 밑돈다. 반면 외국업체인 경우 능력별 개인 연봉책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인센티브 10%를 포함해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E사가 최고 3천5백만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고 외자계 업체로는 연봉면에서는 ‘짜다’고 알려진 L사의 경우도 10% 인센티브를 포함해 평균 2천5백만원을 웃도는 연봉에 일년단위로 1백만원 상당의 화장품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면에 있어 국내업체와 외자계업체간에 최고 1천만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또 팀별 성과급 지급이 정착된 외국사에 비해 국내업체들은 개인별 성과 위주의 평가가 이뤄져 남성에 비해 대체로 직급이 낮은 여사원의 경우 노력에 대한 보너스가 적다는 것도 이직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들이 외국업체를 선호하는 이유가 다만 물질적인 측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봉을 올려준다면 국내업체로 옮길 생각이 있다고 말하는 여성은 드물다. 이번 취재에 응한 외자계 업체 E사의 한 직원은 “내가 바라는 것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 나는 비전이 보이며 창의성이 인정되는 회사에서 기업문화와 브랜드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며 회사를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구매자라는 점에서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인 화장품산업에서 우수 여성 인력들이 국내업체들을 외면하는 이러한 경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남녀차별은 없지만 결국 경영진은 외국인이라는 식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인력붙잡기는 이미 시대착오라는 지적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해도 사람이 없다’는 국내업체의 한 임원의 호소만큼이나 우수 인력을 붙잡기 위한 경영진의 사고 변화가 뒤따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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