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AC닐슨 권오휴 신임회장
[초대석] AC닐슨 권오휴 신임회장
  • 박지향 jhpark@jangup.com
  • 승인 2005.03.10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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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화장품시장, 조사엔 인색
최근 한국마케팅여론조사협회(KOSOMA 이하 코소마)의 제6대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 권오휴(AC닐슨코리아 사장․62) 회장은, 지난 24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불황 타개를 위한 또한 실패확률을 줄이기 위한 모든 사업의 기본은 ‘조사’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화장품 산업이 (주)태평양 1개 기업 중심의 시장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연간 수십억원의 리서치 비용을 투자하는 (주)태평양의 독점적 정보수집능력이 낳은 결과라는 점에 공감한 가운데 권회장은,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은 향후 마켓쉐어를 가늠하는 잣대로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알리스&잭트라우트 著)’에서 언급된 ‘실패는 예상되고 받아들여져야 한다(실패의 법칙 the Law og Failure)’란 말처럼, 실패를 깨닫고 손실을 줄이는 기업들 대부분이 ‘공개적’이며 ‘객관화’된 각종 ‘마케팅정보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성공 확률을 높여왔음을 새삼 상기하게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확신을 바탕으로 그는, 코소마 회장으로서 지난 1월 19일 취임 이후 2006년까지 2년 임기 동안 코소마 30여개 회원사들이 국내 조사 시장 전반에 걸쳐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도록 △회원상호간 친목도모와 △정보교류의 활성화, 그리고 △코소마의 위상제고를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전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설립 13년째를 맞는 코소마가 향후 국내 마케팅, 여론조사 활동의 질적 향상과 합리화를 통해 해당 조사 산업의 발전에 기여해나갈 것”임을 약속한 뒤, “국내 조사산업 전반은 물론 나아가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기업들 역시 각종 조사활동에 대한 인식전환과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상호 발전을 꾀해나가자”고 주장했다.



3백여개의 화장품제조업체와 6백여곳의 화장품수입업체들의 포진해있는 5조원대의 화장품산업이지만, 연간 10억원 이상의 조사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업체가 한 손으로 셀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마케팅정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 신임 코소마 회장. 그의 취임의 변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제6대 코소마 회장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리며, 소감과 향후 코소마의 올해 주요 역점 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92년 친목도모와 공동이익 추구를 위해 설립된 코소마는, 올해로 설립 13년째를 맞아 국내 마케팅, 여론조사활동의 질적 향상과 합리화를 꾀함으로써 각 조사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AC닐슨코리아의 전 김용한 사장이 초대 회장을 맡아 기반을 만든 이후, AC닐슨의 대표인 제가 다시 회장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고 코소마의 제 6대 신임회장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코소마는 총 30개 회원사를 거느린 대표적인 마케팅여론조사협회로 현재 서울마케팅리서치, TNS, 미디어리서치, 한국리서치, 한국갤럽 등 15개 회원사 대표가 임원진으로 활동하며 국내 조사산업의 발전과 기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역점사업은 △정보교류의 활성화 △코소마의 위상 제고 △회원 상호간 친목도모 로 요약됩니다.



국내 조사산업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특정 회사 기밀이 아닌 것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회원사간 공동 DB구축을 통한 마케팅비용을 줄여 오피니언 리서치를 실현해냄으로써 업계 발전을 꾀하고자 합니다.



올해로 3회를 맞는 리서치데이(11월 5일)에는 각종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리서치업계에 공헌도가 높은 이를 뽑아 시상도 할 계획입니다. 물론 회원 상호간 친목도모를 위해 올해는 전 회원사의 임직원이 한자리에 대규모 단합대회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조사업계의 질적 향상과 발전이 곧 해당 조사 산업의 질적 발전이 된다는 점에서 조사시장 전반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연구노력과 협력이 코소마가 추진하는 목표라는 점에서 모든 사업계획은 이를 구체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고객지향의 마케팅이 중시되면서 신뢰할만한 또한 과학적인 마케팅조사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조사기관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한정돼 있고 이에 조사시장이 그다지 폭넓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위한 노력은 무엇입니까?



“맞습니다. 고객지향의 마케팅 강화로 인해 조사의 니즈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광고기획사들은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 성장률이 5~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리서치업체들은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황을 타개할 방법을 실패확률을 줄이는 조사업무 강화로부터 찾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국내 조사시장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터무니없이 작습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경우 광고비의 10%를 리서치 비용으로 쓰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광고비가 연간 6조원이라고 보면, 리서치 시장은 6천억원은 되어야합니다.



하지만 현재 리서치업계는 1천5백억원 미만이라고 추산됩니다. 리서치 비중이 낮지요.

서양인들이 분석적이고 팩트 위주의 사고를 하는 데 반해 한국인들이 통합적 사고를 한다는 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추측이나 감에 의한 마케팅은 위험하고 실패확률이 높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특히 화장품 부문은 매스조사가 무척 약한 산업이다. 트렌디한 산업 성격상 리테일 인덱스 등에 대한 소구가 분명히 있을텐데 이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적습니다.



이에 저희 코소마측은 올해 유통망 변화와 통계작업 세분화 등을 통해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조사결과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조사는 결국 통계’입니다. 임기중에 앞서 말씀드린 3가지 역점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산업자원부와 함께 표준화작업도 시행해 조사업무에 규격화를 이룰 계획입니다."



▲화장품산업 규모가 5조 5천억원 수준으로 3백여개 제조업체수와 6백여개 화장품수입업체들이 움직이고 있지만, 마케팅 조사 비용도 적고 대부분 조비자조사 위주로 내용도 취약한 게 사실이지만, 조사업체들도 화장품부문에 대한 조사 분석 기법이나 전문 인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구체적으로 화장품산업을 위한 노력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코소마 회원 대부분도 소비자조사 위주의 리서치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최근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분명합니다.



현재 국내 리서치 기관 중 3백4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AC닐슨코리아가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고, 각 업체별 전문 조사 내용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저희 회사를 대표로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AC닐슨은 전국 11만여개의 소매점을 대상으로 리테일인덱스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으며, 2천5백여개 샘플을 통해 컨슈머 패널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의 경우 최근 부상한 브랜드샵이 올해부터 조사 유통채널에 추가되는 시장 변화에 따른 움직임을 리서치에 반영했으며, 서울 등 5대 도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추적조사를 이루고자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대도시 소비자 3천명을 대상으로 아이스캔을 이용한 소비활동 데이터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조사활동의 결과물이 ‘신디케이트(Syndicate) 리서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화장품업체의 경우 이를 사는 업체는 10개사도 안됩니다. 주문자조사인 커스터마이즈 리서치 역시 구매기업이 적지요.



다시말해 AC닐슨코리아를 비롯해 많은 코소마 회원사들이 큰 비용을 들여 기초데이타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화장품기업들이 이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보다 역동적이고 지속적이며 생산적인 리서치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기업들이 마케팅조사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조사시장이나 해당 산업이나 발전을 이끌어내기 힘듭니다.“



▲경기에 대한 탄력성이 높은 업종이 조사 마케팅 업계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에 따라 그 중요성이 저울질돼선 안되는 업종 역시 조사 마케팅이라고들 합니다. 화장품산업 발전과 선진화된 조사마케팅의 상호 윈-윈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신제품 하나가 실패할 경우 평균 50억원의 손해가 난다고 합니다. 3년 이상 성공할 확률은 불과 전체의 5%도 안돼죠. 당연히 죽어버린 브랜드, 실패한 브랜드가 성공한 브랜드보다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확률을 줄이고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결국 제품 출시전의 각종 ‘조사’ 활동이 선행돼야 합니다. ‘머릿속에 이미 알고 있는 바’를 확인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사업의 시작은 조사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같은 불황기에는 광범위한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이 매출로 그대로 연결됩니다. 대개의 산업들이 상위 10개사 정보를 독점하고 있고 그 정보량에 따라 매출을 점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화장품산업이 (주)태평양 위주의 시장 구조로 재편되는 이유도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이 낳은 결과라는 점을 부인해선 안됩니다.



기업 경영자들이 기업 마케팅 활동에 있어 조사마케팅의 중요성을 먼저 인식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주문할 때라야 화장품산업과 리서치업체들이 상호 윈윈할 수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인식의 전환', 그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권오휴 회장 약력

: 70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81년 University of Florida 대학원 광고학 수료. 70년 3월 코리아헤럴드 취재기자로 입사. 75년 (주)오리콤(전 합동통신 광고기획실)으로 자리를 옮김. 이후 한국코카콜라(주)상무, (주)한컴 상무이사, (주)나라기획 대표이사 부사장, 선영 부사장, 레오버넷코리아 대표이사 역임. 지난 98년 6월부터 현재 AC닐슨코리아(주)대표이사. 2005년 1월 19일 한국마케팅여론조사협회 제6대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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