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
[초대석]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
  • 허강우 kwhuh@jangup.com
  • 승인 2004.12.2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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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는 지혜의 한해 됐으면…
한겨울에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세가지 벗을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며, 이는 곧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나무를 일컬음이다.



새해를 맞아 화장품업계에 세한삼우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바로 지난 8년간 대한화장품협회 협회장을 역임한 코리아나화장품의 유상옥 회장일 것이다.



화장품업계에 바친 40여년의 공적과 무엇보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그의 견고한 행적엔 언제나 삶에 대한 그리고 화장품 산업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게 되곤 한다.



특히 지난 11월 23일 화장품업계를 대표해 보건산업발전협의회(위원장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위원으로 위촉된 유상옥 회장은, 이제 화장품산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책을 촉구하는 업계의 원로로 자신의 역할과 무게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종심(從心)을 훌쩍 넘긴 일흔 두 살의 나이에도 여전히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유상옥 회장.



본지는 지난 27일 유회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2005년 새해를 여는 그의 메시지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대담 허강우 부국장] 회장님, 최근 근황을 돌아보니 군자삼락(君子三樂) 중 세 번째 즐거움을 누리고 계신 것 같습니다. 공자가 말하길 득천하영재 이교육지(得天下英才 而敎育之)라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을 세 번째 즐거움이라 했는데, 대학생 특강은 물론 이제는 해외 CEO들을 상대로도 강의를 펼치고 계시더군요.



최근 사회가 발전하고 있고, 특히 동양인들이 많은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3일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중국 길림성 국유기업 CEO를 대상으로 강연회를 가졌었는데, 이를 통해 한?중 교류를 강화함으로써 동북아 시대의 협력체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고민을 더욱 깊이 안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와 관심이 보다 철저하게 준비돼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갖게 됐고, 현재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류 강화라든지 기업별 중국 시장에 대한 단계적 마케팅 활동은 새해에 보다 의욕적으로 추진해야되리라 봅니다.



또한 중앙대와 이화여자대학에서 몇 년째 하고 있는 CEO 특강에서는 경영자가 되려면 등 3가지 테마를 얘기하곤 하시만, 결국 이런저런 강연회를 하다보면 가르치는 즐거움보다 젊은이들에게 배우는 즐거움이 더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대한화장품협회장을 8년간 역임하셨습니다. 이제 한발 물러서 지금을 보시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시는 지 궁금합니다. 현재 중견업체들의 약세가 업계 전체의 공동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협회는 물론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장업계는 격동기입니다. 새로운 현상들이 빠른 속도로 일어나 소비경제 추락과 더불어 화장품산업이 유례없는 타격을 받았지요. 국내 경제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4년도 경제경장률이 4%를 보인다지만 이 또한 5대 수출 산업이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라 내수시장은 훨씬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중에 기업별 흥망성쇠가 있고, 화장품업계에는 저가화장품이 성업하는가 하면,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이 브랜드숍을 출시해 전문점이 이제 브랜드숍으로 전환하는 한해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선두기업 위주로의 성장과 초저가 브랜드들의 무차별적인 고가화장품에 대한 음해성 비방으로 인해 전체 화장품 산업은 뒷걸음하는 결과를 낳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특히 초저가 브랜드들은 ‘확대재생산’이 아닌 시장의 ‘축소’ 역할을 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금액면에서는 1조원의 시장을 2천억원 규모로 작게 만들었다는 점은 문제라고 봅니다.



업계 전체로보면 고가품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시켰다고 생각되며, 업계 발전을 위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보면, 한편으로는 시장 유지 전략을 위해서도 상위업체들간의 약속과 그 룰을 지키는 모습이 많이 아쉽다는 점에서 업계 발전을 위해 함께 지킬 것은 지켜나가는 모범을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새해 구상은 어떠십니까? 지난해 스페이스*C를 통한 문화활동은 물론, 송파 사옥 개관 직후 1월 1일부로 스위치 코퍼레이션을 설립해 광고-홍보-디자인 부문을 아웃소싱하시기로 발표해 관심을 모으셨습니다. 또 2005년 새해 경영지표로 코리아나화장품은 창신고효(創新高效)를 정하셨어요. 업계에서는 코리아나화장품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스페이스*C를 통해 우리는 코리아나화장품이 지향하는 문화기업으로의 성장과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순천의 ‘기적의 도서관’을 설계했던 정기용 건축가가 디자인한 스페이스*C는 최근 신축된 건물 중 모델 케이스로 각광받을 만큼 훌륭한 면모를 지녔고, 개관 기념전에 백남준 비디오 아트 전시회와 박생광 전 등 지난 한해동안만 6번의 품격있는 전시회를 열어 살아움직이는 문화공간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충현 선생 작품 등이 전시된 향 서린 서예전도 빼놓을 수 없지요.



이 모든 활동은 비록 코리아나화장품이 매출 면에서는 지난 2년간 구조조정기를 거치고 있을지라고 진화하는 소비자와 함께 움직이며, 사고하고, 문화기업으로 한단계 진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위치로 광고-홍보부문을 아웃소싱하는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세분화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따라잡기 위해서는 보다 싱그럽고 능동적인 에너지를 충전돼야 하기 때문이죠.



새해 저희 회사의 경영지표로 제시한 ‘창신고효’란 새로운 것을 창조해 효율을 높이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것은 추구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사회로 나아가듯, 경영 활동에서도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고 끊임없이 창신고효를 추구함으로써 규모를 쫓는 기업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이고 진정한 이노베이션을 보여주는 그런 한해를 만들고자 합니다.



지난 11월에 중국천진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생산공장을 확보하셨습니다. 향후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코리아나화장품의 의지와 목표는 무엇입니까?



중국 시장에 대한 공략은 지난 93년에 시작됐지만 내수시장에 집중하면서 그간 휴면기였다면 중국 현지법인인 코리아나화장품천진유한공사는 이제 코리아나화장품이 중국에 현지 생간체제를 갖추고 수출시장을 독려코자 시동을 걸었다고 보아주십시오. 내년 2월에는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며, 이제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시장에서 쌓은 고급 소비자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 성장기로 들어서는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만들어나가야겠지요. 파트너인 대보사는 현재 중국 화장품 매출 순위 4위업체로 외자기업인 P&G와 유니레버, 시세이도에 이어 중국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제품 생산에 이어 마케팅활동이 펼쳐질 내년 하반기부터는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리라 생각됩니다.



새해 새 아침에 덕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화장품업계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할 부분과 과제에 대한 것도.



요즘 방영되고 있는 TV드라마 중에 ‘영웅시대’라고 있지요. 거기에 보면 70년대에 일으킨 5대 산업, 즉 조선, 자동차, 반도체, IT, 철강산업이 현재 국내 산업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그 산업을 일으킨 기업인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부분입니다.



기업활동을 하는 기업인들이 신이 나서 일할 수 없을지라도 기업활동에 대한 노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선두기업은 해외시장에서 보다 성공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하고, 코리아나화장품도 해외시장과 원료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 소비자를 이해하는 마케팅을 잘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듯, 소비자들이 지금처럼 국산화장품에 대한 자긍심과 선호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믿음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합니다.



화장품은 인류와 더불어 발전할 수 밖에 없는 산업이며, 이에 2004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숫자에 치우친 경영보다 ‘문화창당’에 기여하는 문화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칭찬과 비판을 가해주셨으면 합니다.



새해에는 문화공헌에 힘쓰는 코리아나화장품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정리 박지향 기자

※ 사진 윤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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