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로레알, 세계 헤어케어 시장 42% 점유
P&G·로레알, 세계 헤어케어 시장 42% 점유
  • 최혜정 hjchoi@jangup.com
  • 승인 2004.08.11 0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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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독과점 시장지배…총 시장규모는 425억 유로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과 경기둔화 추세 속에 세계 헤어케어 시장도 지난 한해동안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중되는 가격경쟁 압력과 제품 공급 업체들의 인수합병 통합추세, 판매경쟁 강화 속에 헤어케어 시장 내 영업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 헤어케어 시장은 전년대비 4.3% 성장한 4백24억9천만 달러에 그쳤다.



증권시장의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헤어케어 제품처럼 화장품분야에서 필수적이고 기초적인 품목도 경기침체 아래서는 선진국의 경우 더 낮은 가격을 찾게 되고 개도국 시장의 경우는 구매억제를 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 들어맞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레버의 헤어&오럴 제품 분야의 담당 책임자닌 장데니스 보엥 부사장도 "유럽 전역에서 뷰티&위생 분야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도태된 품목이 많았고 다른 시장에서도 구매력 감소문제로 고전했다"고 논평했다.



과거 5년간 꾸준한 신장세를 지속하면서 헤어케어 시장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해 온 헤어컬러 제품까지 타격을 입어 2003년도 매출신장률이 불과 5%에 지나지 않았다.



전판 루트 개발만이 살길



특히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헤어케어 제품 시장에서 매출이 둔화됐고 에스닉 분야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흑인 등 소수민족 대상의 에스닉 헤어케어 카테고리의 시장규모는 미국에서 지난해 3%의 감소세를 보였다. 살롱용 헤어케어 분야의 경우 2.8% 신장에 그쳤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 최고경영자인 크리스토프 루파 사장은 "그동안 살롱을 찾는 고객수가 경기침체의 여파로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지만 무궁한 잠재력을 지닌 살롱 비즈니스는 높은 마진 보장 뿐 아니라 소매 매출의 방대한 기회 포착까지 가능해 살롱을 통한 헤어케어 제품의 판매루트는 미개척 지대로 이의 활용방안이 최대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헤어디자이너들의 '판매원이 아니다'는 직업적 자존심이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업체들은 이들을 끊임없이 설득해 살롱 내 제품 판매가 높은 이윤을 초래할 뿐 아니라 고객에게 상품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헤어케어 상식 보급과 추가 서비스 제공 등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체간 인수합병 심화

최근의 살롱 유통 시장의 침체는 앞으로 이 분야에서 메이커간 통폐합 구조조정을 자초할 공산이 크다.



클라인 그룹 소비자 제품 부문의 렝카 콘트레라스 부사장은 "살롱시장에서 통폐합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대형 업체들은 계속해서 소규모 틈새 메이커들을 인수합병하고 브랜드를 매수함으로써 그들의 제품 신선도와 트렌드 창출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이 분야에서 일련의 M&A 물결이 이미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헨켈은 최근 ARL을 매수했고 인돌라(INDOLA) 브랜드를 수중에 넣었다. 그리고 P&G는 웰라를 매입해 살롱 분야에서 쌓아온 명성과 판매력을 갖게 됐다.



지난해 인수후 P&G측이 웰라에 약속했던 사업을 지연시켰고 웰라 측 독일계 주주들과도 분쟁이 생기는 등 어려움에 봉착했다지만 올들어 지난 6월부터는 P&G가 웰라와 맺은 M&A 계약에 따른 사업 지배권과 이윤·계좌이체 협정이 마침내 발효돼 P&G는 마침내 웰라의 소매 브랜드들을 총체적으로 지배하게 됐으며 머지 않은 장래에 헤어케어 시장에서 P&G의 사업방침에 따른 웰라 제품 판매의 달라진 모습을 부각시킬 것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3의 거인 유니레버 행보 주목

헤어케어 시장을 엄습한 난기류는 통폐합 구조조정의 바람 뿐이 아니다. P&G의 경우 웰라를 M&A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01년 클레이롤을 매수하면서 세계 헤어케어시장은 P&G와 로레알이는 두 마리 공룡이 전체의 42%를 독점하는 과점형태로 바뀌게 됐다.(자료:Clolin Hession Consulting 조사 자료)



이같은 시장의 독과점 구조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고 소매업체들과 협상이 어려워졌다. 판매가격에 대한 통제압력과 함께 소비자 관심 유치 경쟁이 치열해져 두 마리 공룡간의 대형 광고 경쟁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 두 마리 공룡의 그늘에 가려 제3의 거인이지만 아직은 그늘에 가려있는 유니레버는 유독 P&G와 로레알이 세력 확보를 위해 서로 불꽃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는 헤어케어 양대 핵심 분야인 염모제 시장과 살롱 부문은 아예 가지 않기로 했다.



대신 도브 브랜드에 집중(남아프리카에서 염모제 판매하는 것은 예외)하기로 했다. 이런 결과 유니레버는 지난 2003년에 6억5천만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올해도 8억 유로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유니레버가 앞으로 헤어케어 분야에서 더 큰 돌파구를 마련할 여력이 충분한 업체인 만큼 미국에서 매물로 나왔다고 보도된 '알베르토 칼버'사를 매수할 경우 영국과 네덜란드의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의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유니레버와 같은 거대 기업조차도 경쟁을 힘겨워하는 독과점 체제의 헤어케어 시장이라면 중소 규모의 헤어케어 브랜드들이 직면한 시장 여건은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생존중인 헤어케어 군소업체들과 그 브랜드들이 몸집 큰 업체들에게 흡수당하는 일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거대한 시장 구조 개편의 탁류 속에서도 대기업은 대기업 나름대로, 군소업체는 군소업체대로 지금 시장 상황에서 제각기 해야할 몫은 충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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