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화장품 고공행진 '주춤'
백화점 화장품 고공행진 '주춤'
  • 최혜정 hjchoi@jangup.com
  • 승인 2004.07.20 0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비해 5.4% 성장에 그쳐…마이너스 성장품목 '즐비'
전국 62개 매장 66개 브랜드 상반기 매출

난공불락 백화점 화장품 시장의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몇 년간 두자릿수의 성장을 지속해 온 백화점 화장품 시장의 올 상반기 매출실적이 전년대비 5.4% 성장에 그친 5천4백4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위권의 주요 브랜드의 매출실적이 전에없는 마이너스를 기록,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여실히 반영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0일 본지가 전국 62개 백화점에 입점한 총 66개 주요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반기 매출실적을 집계한 결과로 올 상반기 이들 브랜드의 총 매출은 5천4백46억4천9백만원(백화점 판매가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백79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률 면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10.6%포인트가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를 기점으로 백화점 화장품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매출실적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그 원인을 전체적인 화장품 소비가 감소한 데서 찾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만 해외 여행 등을 이유로 출국한 인구가 4백만명(32.2% 증가)을 넘어서는 등 해외여행객의 증가에 따른 고객의 면세점 유입이 또하나의 백화점 매출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저조했던 매출 부진을 털기 위해 대형 브랜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등 하반기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회복을 기대했다.



구체적으로 올 상반기 백화점 화장품 시장을 살펴보면 태평양의 설화수와 헤라가 부동의 1위로 자리를 확고히 잡았으며 한국P&G의 SKⅡ의 성장이 두드러졌음을 재확인했다. 또 가수 이효리를 전속모델로 집중적인 TV-CF와 홍보활동을 전개한 로레알코리아의 비오템이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17.6%의 성장률을 기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조사 결과 수위를 차지한 태평양의 설화수&헤라는 전국 60개 매장에서 총 7백8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동기대비 11.6%의 성장을 기록한 설화수&헤라는 점당 매출액 부문에서도 13억원을 기록해 2위를 기록한 시슬리와 점당 4억원의 차이를 내며 1위에 앉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매니아층과 지속적인 신제품 캠페인, 그리고 올들어서는 뷰티&헬스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웰빙 프로그램인 비비프로그램과 관련 건강식품과 슬리밍 제품들을 출시해 시대가 요구하는 제품을 시의적절하게 선보이는 순발력으로 브랜드 성장에 큰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오휘도 전체적인 백화점 시장의 매출 저조속에서도 소폭의 성장을 기록,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8% 성장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전국 59개 매장에서 에이지 사이언스 등 스킨케어 부문에 집중,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20∼30%의 고도성장을 해 온 에스티로더는 매출 총액 순위에서는 2위에 올랐지만 전에없는 마이너스를 기록, 크리니크와 바비브라운, 맥 등 그룹내 브랜드의 성장을 통한 그룹 매출 순위 1위라는 데 만족해야 했다. 브랜드별로는 에스티로더가 전년동기대비 4.3% 줄어든 4백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크리니크가 2백39억원(-0.5%), 바비브라운이 1백32억원(19.0%), 맥이 1백7억원(12.2%) 등을 기록, 각각 8위, 12위, 14위에 랭크됐다.



로레알그룹의 브랜드 가운데 랑콤은 제자리를 지키는 데 그쳤으며 4위에 오른 샤넬의 매출 하락폭이 15.2%로 크게 나타났다. 크리스챤디올과 크리니크, 시세이도 등도 소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부르조아와 라프레리, 메이크업 포에버 등의 매출하락폭도 크게 나타났다. 라프레리의 경우 백화점 매출하락폭이 30.6%인데 반해 면세점 매출은 40%가 성장했다는 점에서 백화점 내방고객 감소 등이 주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SKⅡ와 비오템은 각각 장진영과 이효리라는 빅 모델 전략으로 큰 성장을 기록, SKⅡ가 전년 동기대비 77.0% 성장한 2백30억원을 기록하며 10위권에 진입했고 비오템은 17.6% 성장해 브랜드 매출 2백억원대 시장을 열게 됐다.



상위 20개 브랜드 가운데 점당 매출액을 살펴보면 설화수&헤라와 SKⅡ, 비오템과 오휘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15개 브랜드의 점당 매출액이 작게는 0.9%에서 크게는 34.4%까지 떨어져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대형 백화점의 신규 오픈에 따른 신규 입점이 늘어나면서 카운터수는 늘었지만 매출은 감소해 효율성 제고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업계는 상반기 부진이 전반적인 소비 위축에 따른 고객감소와 면세점 등으로의 고객이탈 등 외부적 요인과 신제품의 부재 등에서 기인한다고 판단, 9월을 기점으로 대형 신브랜드를 출시 하반기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라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