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된다" 공감대 확산
"이대로는 안된다" 공감대 확산
  • 허강우 khyun@jangup.com
  • 승인 2004.05.20 0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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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은 초저가 프랜차이즈…협회서 `시판활성화` 공식 제기
[기획취재] 변화의 새바람 시판유통 긴급전검



시판 유통가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소위 ‘초저가 브랜드’ 프랜차이즈 매장의 메가톤급 공세와 함께 시판 전문점들의 위기감이 한창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근 일련의 새로운 움직임들이 화장품 메이커는 물론 유통 전문기업, 유통 현장 일선 등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판 유통가의 변화 움직임은 크게 △ 화장품협회 차원의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의 활동 본격화 △ (주)태평양의 ‘P&F숍 프로젝트’ △ 코오롱의 드럭스토어 사업 선언과 LG유통-왓슨(홍콩)의 M.O.U체결추진, 그리고 이에 따른 CJ올리브영과의 경쟁구도 형성 △ 수입 브랜드 중심의 고급형 로드숍 등장 등으로 대별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의 근본 배경이 ‘시판 전문점이 변화하지 않으면 이대로는 고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위기감에 봉착했을 뿐만아니라 이는 전문점가에서 만이 아니라 메이커에서도 절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이 같은 변화상황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변화 양상이 전문점과의 의견 조정없이 메이커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논란과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화장품협회 시판 마케팅활성화위원회 가동

현재 12개사로 구성돼 있는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사안은 7월 8일 경 코엑스에서 개최 예정인 ‘스토어전시회’다. 18일 현재 전체적인 전시회 컨셉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8개사로 실무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토어전시회는 미래형 화장품전문점의 모습을 제시한다는 기본 방침 아래 각 상권별로 고객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새로운 전문점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즉 중심상권과 역세권, 그리고 주택가 등 현재 전문점이 위치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특화된 인테리어와 제품 구성, 집객 툴 등을 개발해 전문점의 변화를 모색하게 한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화장품전문점 변화를 일차적으로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초저가 브랜드 프랜차이즈 매장이 단순히 경기악화에 편승한 ‘가격적 경쟁력’만을 무기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격 이외의 또다른 가치, 즉 쇼핑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면서 새로운 가치를 느끼게 했다는 측면이 성장의 큰 동력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12개사 시판마케팅 활성화 위원회 구성

스토어전시회 열어 미래형 모델 제시 계획




현재 스토어전시회는 약 4억원 대의 전체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 비용의 부담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12개사, 또는 실무위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8개사가 회사의 규모별로 차등 부담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토어전시회 역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각 위원사 간에도 이견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우선 스토어전시회의 취지가 과연 시판 유통 전체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것인지, 설사 또 그렇다고 할지라도 실제 전문점가의 반응이나 의견수렴이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정도의 실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전문점주들이 현재의 상황에서 탈피해 메이커가 제시할 소위 ‘미래형 스토어 컨셉’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문제와 함께 이에 대한 비용 부담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전문점 인테리어나 와이드칼라, 진열장 설치 등에 각 사별 지원은 이루어져 온 게 사실인데 스토어전시회를 통한 전문점 하드웨어 바꾸기가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지고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인지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화장품협회의 관계자는 “스토어전시회는 분명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말 그대로 ‘시판마케팅활성화’를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이것이 위원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고 또 현재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위 메이커의 과점을 더욱 부추키는 하나의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주장은 섣불리 거론돼서는 안될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시판 마케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노력하는 것을 두고 먼저 색안경을 끼고 왜곡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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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업체 중심 `대안론` 급부상

태평양 `P&F숍` 프로젝트에 수입사 고급형 로드숍까지




◆ (주)태평양 P&F숍 프로젝트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내용이 거론되거나 발표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주)태평양의 ‘P&F숍 프로젝트’다.



(주)태평양 측은 시판 유통과 관련해 지금까지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진행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러나 최근 거론되고 있는 P&F숍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형 정보는 ‘확대 재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P숍은 ‘퍼시픽숍’의 약자, F숍은 ‘프랜차이즈숍’의 약자로 전문점을 프랜차이즈화하는 프로젝트 △ P숍은 1천개, F숍은 2천개로 전체 3천개 규모로 프랜차이즈화하는 프로젝트 △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토어전시회도 장기적인 맥락에서 P&F숍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한 하나의 과정 등이 현재 화장품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주)태평양 측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크게 곤혼스러워하고 있다.



(주)태평양의 시판영업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외부에서 설왕설래하는 것에 대해 정말 당황스럽다”고 밝히면서 “시판, 특히 전문점 경로에 대해 회사에서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변화를 위한 노력과 시도를 해 왔고 현재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사안 역시 이를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은 심히 곤혹스러울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P&F숍과 관련해 3천개의 전문점을 프랜차이즈화하는 것이라든지, 협회 시판마케팅활성화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토어전시회와 연계하는 것 등은 전혀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1위 업체라는 이유로 모든 사안의 초점이 (주)태평양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반박했다.



시판 채널에서의 어려움은 비단 (주)태평양 만의 문제가 될 수 없고 업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사안임에 분명하며 이에 대해 각 사는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우고 있을 텐데 마치 (주)태평양이 이를 주도하고 이끌어가려고 한다는 시각은 부당하다는 항변이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판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의 물꼬는 (주)태평양을 위시한 상위사가 중심이 돼 터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변화는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주)태평양을 비롯한 상위사가 주도권을 쥐고 추진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 드럭스토어의 본격적인 경쟁구도 형성

지금까지 시판채널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지만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큰 변수는 역시 ‘드럭스토어’다.



CJ올리브영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양상이었지만 최근 코오롱그룹이 웰빙 컨셉에 근거한 ‘W 스토어’ 사업의 전개를 선언했고 최근 LG유통이 홍콩의 대형 드럭스토어 왓슨과 M.O.U. 체결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면서 드럭스토어가 몰고 올 시판 채널에서의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올리브영과 왓슨은 회사의 방침 상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지만 W 스토어의 경우에는 초기 직영점 오픈 이후 프랜차이즈 형태의 사업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운영형태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드럭스토어가 화장품 유통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드럭스토어의 개척자로 현재 1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올리브영 측은 내심 이 같은 경쟁업체의 출현을 반기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드럭스토어에 대한 인식이 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왓슨과 코오롱의 진입으로 시장 자체의 확대가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매장 인테리어를 포함해 하드웨어적인 측면과 물류, 아이템의 운용 능력 등에서 기존 전문점보다 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 대형 드럭스토어 유통전문기업들의 가세는 시판 채널에는 분명 새로운 변화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주목해야 할 움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며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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