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프탈레이트 사태`에 긴장
업계 `프탈레이트 사태`에 긴장
  • 허강우 kwhuh@jangup.com
  • 승인 2003.04.17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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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관련 업체 공동 대책 강구…안전성 정보수집 나서
`캔·플라스틱 용기에서 검출 가능성`에 주목

지난 15일과 16일 주요 언론과 방송을 통해 보도된 `시민환경연구소·환경운동연합 발표-유명 수입·국산화장품에서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검출`과 관련, 화장품 업계가 대책 마련과 사태 진화에 나섰다.



대한화장품공업협회(회장 서경배·www.kcia.or.kr)는 이번 프탈레이트 검출 결과와 관련해 해당 기업과 EU, C.T.F.A. 등에 프탈레이트의 안전성과 관련된 자료 수집과 각 국의 규정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화장품협회와 관련 업체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시민환경연구소가 적시한 프탈레이트 관련 규제 내용 중 `2002년 11월 유럽연합은 위해성 평가에 의해 안전한 것으로 증명되지 않는 한 화장품에서 두 종류의 프탈레이트(DEHP·DBP)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화장품에 대한 명령(The Cosmetics Directive 76/768/EEC)을 개정했다`는 부분은 시민환경연구소 측의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이와 관련한 규정을 입수하는 데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환경연구소 조사결과 주요 내용

시민환경연구소(소장 장재연)와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는 지난 2월 서울 유명백화점과 약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국내외 화장품 가운데 향수·헤어무스·헤어스프레이·모발염색제(염모제)·매니큐어 등 5개 유형의 화장품을 대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거나 대중 인지도가 높은 24개 제품을 수거,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생식독성이 있는 프탈레이트 성분 DEHP·DBP·DEP·BBP 네 가지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대상 화장품의 23개 제품이 두 종류 이상의 프탈레이트를 함유하고 있고 12개 제품이 세 종류의 프탈레이트를, 2개 제품은 네 종류의 프탈레이트 성분을 모두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된 프탈레이트 농도 범위는 최소 1mg/kg에서 최대 9,857mg/kg이었다.



시민환경연구소와 환경운동엽합 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보더라도 프탈레이트의 독성과 관련해 환경운동연합에서 주장했듯이 화장품의 사용금지 여부와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특히 그 동안 프탈레이트의 독성과 관련, 주로 관심 대상이었던 DEHP·DBP 외에 다른 종류의 프탈레이트에 대해서도 관심과 규제가 확산돼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화장에 대해서는 사전 예방원칙에 의거해 △ 화장품의 프탈레이트의 함유여부를 제품에 표시해 최소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 제공 △ 정부는 화장품과 개인용품에 대해 프탈레이트 사용금지 여부와 기준 정립 △ 기업은 투명하게 구성물질을 전면적으로 표시해야 하고 공정개선과 품질관리 개선을 통해 프탈레이트 없는 제품을 생산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을 제시했다.



화장품협회·관계회사 대책과 반론

화장품협회와 이번 조사 대상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일단 EU 측에서 금지하고 있다는 DEHP·DBP의 경우에도 규정에 대한 착오가 있다는 것과 함께 조사대상 제품이 향수를 포함해 헤어무스·헤어스프레이·모발염색제(염모제)등의 헤어제품, 그리고 매니큐어라는 점에서 볼 때 용기 내부의 코팅을 위해 사용된 플라스틱 코팅제로부터 용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민환경연구소와 환경운동연합 측에서 제시한 대책 가운데 `프탈레이트 함유 여부의 표시`는 전성분 표기제도 등과는 관계가 없는 사항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조사 대상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한 메이커의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DEHP·DBP는 물론 EU에서 규제하지 않고 있는 성분 DEP에 대한 사용도 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 같은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검출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이번 프탈레이트 검출과 관련한 회사의 방침을 설명하고 "회사의 연구소와 검토한 결과 DEHP·DBP의 경우 플라스틱에서 가소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코팅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캔을 부식시킬 수 있고 폭발 위험성을 갖게 돼 캔 제품은 제조가 어렵다는 점은 현재로서는 감안할 필요가 있고 다만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의심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캔 제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화장품협회 측도 "모든 프탈레이트가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되는 것은 아니며 규제도 국가마다 달라 현재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프탈레이트에 대한 별도의 규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EU와 C.T.F.A.에 이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해 놓았고 각 업체와 식약청을 통해 프탈레이트의 안전성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해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협회와 관련 업체들은 이와 함께 이번 분석을 수행한 `주한 미군이 우수한 분석을 공인한 L 실험기관`에 대한 정보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본지의 시민환경연구소에 확인결과 "분석기관에 대해서는 자료에 기재된 이상의 정보는 제공치 않기로 내부적인 방침이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프탈레이트란? 프탈레이트는 합성 화학물질 그룹으로 PVC 제조와 화장품 제조, 목재가공 드에 사용된다. 프탈레이트의 대규모 소비는 PVC를 부드럽게 하는 가소제로 사용된다. 프탈레이트가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경우는 유연성을 제공하고 다른 구성물질의 용해와 고정을 돕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번 조사를 실시한 시민환경연구소의 설명이다. 이밖에 프탈레이트는 향수의 용매로, 화장품과 기타 제품의 광택제로도 사용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DEHP·DBP·DEP·BBP 등 네 가지의 프탈레이트 종류가 추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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