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PL보험 가입 `지지부진`
업계 PL보험 가입 `지지부진`
  • 허강우 kwhuh@jangup.com
  • 승인 2002.12.13 0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체구성도 무산…태평야 등 3개 업체만 개별 가입
● 화장품협회, 삼성화재 추천



화장품 업계의 제조물책임(PL) 보험 가입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시행된 PL법 시행 이후 대한화장품공업협회(회장 유상옥·www.kcia.or.kr" target="_blank">www.kcia.or.kr) 주도로 PL법 대책 설명회와 보험 가입 설명회 등이 부산하게 이루어졌으나 정작 법 시행 6개월 째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PL 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 이와 함께 당초 화장품협회가 PL 보험과 관련, 화장품 업계의 단체가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보험업체와의 접촉 등을 통해 낮은 보험료를 이끌어냄으로써 각 회사에게 편익을 주고자 했던 시도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화장품협회와 각 업체 간 PL 보험 가입과 관련, 원활한 의사전달도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즉 화장품협회 측은 PL 보험 가입과 관련된 내용을 이미 이달 초순에 각 회원사와 화장품 기업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정작 일부 회원사의 경우에는 PL 업무 담당자조차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답변하고 있어 화장품 업계가 PL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 PL 보험 가입현황



11일 현재 화장품 기업 가운데 PL 보험에 가입한 곳은 (주)태평양과 애경산업, 엔프라니(주) 등 3개 업체며 이외의 기업들의 경우에는 가입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거나 일부의 업체들의 경우에는 아예 PL 보험 가입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PL 보험에 가입한 이들 3개 업체들 가운데 엔프라니(주)의 경우에는 CJ그룹(제일제당)에서 분사하기 이전인 지난 2000년 말경에 이미 가입(삼성화재)이 돼 있는 상태이며 (주)태평양은 지난 달 25일자로 가입(동부화재)했으며 애경산업은 최근에 가입(동양화재)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엔프라니(주)는 분사 이전 계열사 전체가 PL 보험에 가입할 때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고 (주)태평양의 경우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단체가입을 통해 가입했으며 애경산업은 개별적으로 가입한 경우다.



당초 화장품협회가 추진했던 단체 가입과는 달리 일부 업체들의 이러한 가입상황에 대해 한 업체의 PL 업무 담당자는 "화장품협회가 단체가입을 추진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6개월 여가 지나고 있음에도 별다른 지침이 없어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PL 보험 역시 일반 보험상품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단체가입을 하든, 개별가입을 하든 각 회사의 실정에 맞도록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협회의 단체가입을 기대했으나 신속한 결정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가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 가입 준비 상황



현재 화장품 기업들은 PL 보험 가입을 준비하고는 있으나 화장품협회가 추진하고 있었던 단체가입과 관련해 결정사항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L 센터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에도 담당자들이 "아직 화장품협회에서 결정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안다"거나 "아직 타 업체들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PL 보험 가입과 관련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현 국내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 봤을 때 반드시 PL 보험에 가입하는 것만이 최선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경비의 과잉·중복 투자라는 사내 의견도 존재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업체의 담당자는 "지난 3월부터 자체적으로 PL 보험 가입을 검토하고 추진했으나 화장품협회에서 가능하다면 단체가입을 이용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때문에 현재는 PL 보험 가입 업무 자체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여기서도 화장품협회가 당초에 추진했던 단체구성을 통한 가입결정을 기대했으나 현재로서는 어떠한 다른 결정사항도 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 화장품협회의 설명



화장품협회 측 관계자는 "화장품협회가 특정 보험회사를 지정해서 가입권유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다만 PL 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보험료를 검토해 본 결과 삼성화재의 보험료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돼 이를 삼성화재 측에서 통보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PL법·PL 보험 가입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고 단체가입 등을 추진했던 화장품협회가 정작 보험사 추천 이후의 일은 해당 보험사에 넘겨버린 꼴이다. 특히 화장품협회 측은 "타 단체를 통해 가입한 회사의 경우라도 매출액이 1천억원이 넘을 경우 별도의 요율이 적용되고 보험사와 일 대 일 협상이 가능한 것이므로 단체를 구성해 가입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하고 "단체가입을 결정하게 되면 1백개 이상 기업으로 구성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고 밝혀 최초의 단체를 구성, 가입을 추진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설명으로 오히려 PL 보험 가입에 대한 결정에 혼란을 주고 있다.



화장품 업계 일부에서는 최근의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PL법 시행과 관련해 당초 화장품협회가 설명회와 워크숍 등을 개최하면서 업계의 이익과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결정적인 시점에 와서는 `협회가 강요할 사안은 아니니 각 업체들이 상황에 따라 대처하라`는 식의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 화장품협회에서 추진하는 사안에 얼마나 협조하게 될는지, 또 협회 회무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지 걱정스럽다"며 꼬집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