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품 브랜드 만들겠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만들겠다”
  • 최혜정 hjchoi@janhup.com
  • 승인 2002.01.03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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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패션세계 화장품에 접목 … 높은 지명도 큰 기대

(주)패션코스메틱(대표 임병철)이 구랍 12월 18일 세계적인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앙드레 김 코스메틱’을 출시했다. 패션 디자이너로 스킨케
한불화장품과의 만남



87년 앙드레 김(66)은 한불화장품 임병철 사장과 처음 만났다. 그러나 아직 심적으로나 외적으로 어떤 준비도 돼 있지 않았던 앙드레 김은 앙드레 김 화장품 출시를 그저 먼 훗날의 일로만 기약하고 있었다.



2000년 가을. 앙드레 김 화장품에 대한 얘기가 본격적으로 오가기 시작했고 국내 최초로, 아니 어쩌면 화장품과 향수 등 코스메틱 전 라인이 출시되기로는 아시아에서 처음일 대형 프로젝트가 한불화장품과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조용히 전개됐다.



과연 2001년 1월 3일 한불화장품과 앙드레 김은 새 천년을 준비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앙드레 김 코스메틱 출시를 위한 계약을 맺게 된다. 세계적인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화장품의 탄생이 예고되는 순간이었다.



패션-코스메틱 첫 발



앙드레 김 코스메틱과 관련해 한불화장품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업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소비자 리서치 등을 통해 뜻을 굳히고 있던 상태였다. 지난 2000년 앙드레 김 코스메틱의 출시를 위한 프로젝트팀을 구성했고 국산 화장품의 명품 브랜드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세계적인 코스메틱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최고급을 지향하는’, ‘장인정신이 어린 명품’의 진가를 드러내기 위한 각종 작업이 추진됐다.



계약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프로젝트에는 컨셉에서부터 제품개발, 용기·패키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향후 마케팅과 영업정책만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 앙드레 김의 패션세계와 가치관, 이미지가 녹아들기 시작했다.



옷을 짓는 마음으로



“저는 의상을 디자인할 때 고객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고 그를 느끼지 않고는 의상을 디자인하지 않아요. 그 사람의 직업과 감성, 옷을 입어야 하는 자리 등에 따라서 디자인하기 때문이죠. 같은 음악가라도 성악가냐 첼리스트냐, 피아니스트냐, 바이얼리니스트냐에 따라 의상의 기능이 달라집니다. 디자인은 시각적인 만족 못지 않게 기능적인 만족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클래식함이 더한다면 금상첨화겠죠.”



성악가 조수미 씨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자신의 의상을 디자인해 달라고 몇 년에 걸쳐 몇 차례를 요청했지만 완강하게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던 일화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한사람만을 위한 옷을 디자인하고 한땀한땀 바느질하듯 정성과 장인정신을 담아 각각의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한마디다.



“이번 화장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제 작품에서 드러났듯 한국적인 것, 동양적인 신비감, 그러면서도 서양적인 아름다움까지 조화시킨 그런 느낌을 싣고 있습니다. 제품컨셉은 물론이고 용기와 패키지에도 이같은 기본을 적용해 은은한 컬러와 럭셔리한 디자인에 동양적인 문양을 양각해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했죠.”



대중적 이미지 살려 상품화



하지만 화장품마저도 그가 디자인하는 의상처럼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대중적으로 사용하면서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브랜드이고 싶었다. 그래서 여성 누구나 사용하는 화장품에 매력을 느꼈고 유통라인도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는 화장품 전문점을 메인으로 삼았다.



“겔랑이나 입생로랑, 샤넬, 크리스챤 디올 등 외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정착을 한 것처럼 국내 패션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앙드레 김 코스메틱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앙드레 김 코스메틱 론칭에 개인적으로 감사와 기쁨을 느끼고 국가적인 자존심도 느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적이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꿈입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젊음



앙드레 김 코스메틱의 론칭이 되자마자 ‘살롱앙드레닷컴’이라는 홈페이지가 문을 열었고 앙드레 김 팬 클럽 회원들이 만들어 놓은 ‘앙드레김러브’도 개설돼 있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초등학생부터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에 이르기까지 팬층도 다양하고 관심도가 높다.



이와관련해 향후 앙드레 김 브랜드의 계승을 위한 후계자에 대한 질문을 했다. “후계자를 키우실 생각은 없으십니까?”라고. “아직까지 후계자로 키울 만한 재목을 찾지 못했다”로 일축했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것, 그때그때 떠오르는 영감을 디자인해서 무대에 올리는 것이 아직까지 좋다는 말이다.



“계속 연구하고 작품하는 게 좋아요. 달력에 빨간 날이 많은 게 싫을 정도에요. 건강과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일, 일에 대한 열정인 것 같아요.”



Little thing mean a lot



최근 앙드레 김은 크고 작은 행사, 각종 자선행사, 패션쇼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서도 작은 사업 아이템들을 구상중에 있다. 오는 3월 론칭할 언더웨어를 비롯해 넥타이, 스카프, 팬시용품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경제적으로 성장도 많이 이룩했고 교육열도 높은 것에 비해 학생들이 사용하는 용품은 비교적 열악하다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앙드레 김은 작지만 예쁜 엽서나 카드를 받았을 때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는 느끼곤 한다고 한다.



그래서 팬시용품, 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닌 중고등학생, 대학생, 많게는 30대에서 40대까지 사용할 수 있는 라이팅 페이퍼를 만드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작지만 큰 무엇(little thing mean a lot)’이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2002년이 주는 의미



연간 수차례의 자선 패션쇼를 통해 자선활동을 해 오고 있는 앙드레 김은 지난 12월 26일에도 유니세프 초청 자선기금모금 패션쇼를 마쳤다. ‘2002 앙드레 김 패션예술의 세계’라는 타이틀 아래 올해 4계절을 위한 1백60여 작품을 선보였다.



14개국의 대사 부인들이 모델로 캣 워크를 해줬고 송혜교, 원빈, 박세리 등도 모델로 나서줬다. ‘불후의 명작-르노아르, 루벤스, 로소, 고야’ 에 이어 ‘그리움, 꿈 그리고 시’, ‘한국과 동양의 전설’, ‘극락조의 환생’, ‘샹그리라의 순결한 사랑’ 등의 무대로 꾸며졌다.



그리고 올해도 월드컵을 앞두고 패션쇼와 싱가포르와 시드니 등에서도 앙드레 김 패션쇼가 예정돼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김봉남’이라는 이름으로, 늘 흰색 의상에 독특한 음색으로 더 잘 알려진 그이지만, 한번의 외국 유학도 없이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로 우뚝서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일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또다른 세계에 도전하고 있는 그에게 숙연함이 느껴진다.



‘도전없이는 도약도 없다’는 앙드레 김의 말처럼 그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앙드레 김 코스메틱이 패션코스메틱과 함께 국산 화장품의 또하나의 명품으로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윤강희 기자 khyun@jang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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