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년전 고대 이집트시대도 향수·화장품 사용 ‘일상화’
4천년전 고대 이집트시대도 향수·화장품 사용 ‘일상화’
  • 이원식 wslee@jangup.com
  • 승인 2002.07.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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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료재배·배합·합성 등 화학발전 기원 이뤄

루브르박물관·로레알 공동연구
지금부터 약 4천 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도 화장품과 향수가 존재했다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연구 복원 센터와 화장품 그룹 로레알이 공동 연구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지금의 것과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화장품과 향수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화장품은 거의 과학 수준이었고 고대 이집트인들은 재료들의 합성과 제분, 열처리, 포장 등 놀라운 지식들을 이미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흥미로운 사실들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이집트 방에 보관된 49개의 화장품 용기의 내용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하나 둘씩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며 화장품 향수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연구 복원 센터와 화장품 그룹 로레알이 발표한 자료를 부문별로 요약·발췌해 싣는다.

<편집자 주>



메이크업·연고(Ointment)·향수

지난 1996년 로레알은 프랑스 박물관의 ‘연구 복원 센터(C2RMF)’와 팀을 이뤄 고대 이집트 화장품과 향수의 성분·제조과정을 밝혀내기 시작했다.



우선 아이 메이크업이 들어있던 돌과 갈대로 만들어진 49개의 단지들을 분석했다.



연구팀의 예상대로 고운 lead sulphide와 검은 방연광을 미세하게 으깨면 콜(kohl:아라비아 등의 여성이 눈꺼풀 등을 검게 칠하는 데 쓰는 가루)을 만들 수 있었다.



방연광 외에 다른 재료들도 용기 안에서 발견됐다. 연구원들은 백연광과 백탄산염 납광물, 그리고 다른 두 백색의 혼합물인 laurionite와 각연광(모두 납염화물)을 확인했다.



이집트인들은 이 물질들을 분명히 합성을 통해 얻었을 것이다.



납염을 원료로 하는 혼합물들은 고대에 의학적 성분들도 함께 포함하는 화장품을 만들려고 시도했던 결과물들이다.



이런 내용들은 BC 1천5백5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같은 필사본들에서도 발견된다.



특정한 단지의 화장품에는 다양한 비율의 동물성 지방산이 납 지방산의 알칼리 금속염(lead soap)의 형태로 발견됐고 이 단지들 중 하나에는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고농축C18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화장품도 있었다.



생성된 지 3천년에서 4천년이 지났음에도 그 보존상태는 매우 놀라웠다.



연구실 실험을 통해 로레알 연구원들은 지방산이 납 지방산의 알칼리 금속염(lead soap)으로 전환할 때 방연광만 있을 때보다 laurionite나 각연광이 함께 있을 때 그 전환속도가 더 빠른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 실험 결과를 통해 고대 이집트의 화장품은 ‘합성된(공식화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결과에 따라 연구진들은 다양한 화장품 용기 안에 있는 씨앗의 크기에 대한 세부 연구를 통해 이집트인들이 화장품의 매트하거나 반짝거리는 정도에 변화를 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을 알아냈다.



당시의 화장품에는 파우더 또는 콤팩트 형태로 블랙, 화이트와 여러 톤의 회색 컬러로 지방의 함유 정도에 따라 샤이니 또는 매트한 여러 가지 질감의 제품들이 있었다.



C2RMF와의 화장품 분석 합동 프로젝트를 통해서 로레알 연구원들은 연고(ointment) 단지들에서 추출한 샘플들은 대체로 바디 케어에 쓰이는 오일이나 지방을 함유하고 있었고 때로는 향을 가미하고 있기도 했다.



케멧(Kemet) : 향수와 화장품

오늘날 전 세계에 널리 펴져 있는 향수와 화장품 기술은 나일강 유역에서 유래했다.



강한 태양빛 때문에 몸을 가꾸는 일을 필요로 했던 이 지역에서는 인류가 매우 초기부터 창의력을 발휘했다.



자연 혜택을 이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대부터 내려오는 비법(제조법)들은 발전을 거듭하게 됐는데 이집트인들은 화학 자체에 거의 통달했다고 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검은 것’(black one) 또는 ‘검은 대지’(black land)란 뜻의 Kemet 또는 Kemi는 이집트에 붙여진 이름 중 하나.



향료는 일상생활에 걸쳐 사용됐고 특히 축제나 축하의식에서 신성한 목적으로 쓰였다.



향료는 예배의식이나 미이라를 만들고 매장하는 의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만약 이 지역에서 유래한 방부처리 기술도 이 범주에 더한다면 향료는 파라오 이집트와 관계가 매우 깊음을 알 수 있다.



이집트는 향수의 준비과정(꽃의 채집과 압착, 에센스의 농축, 여과, 포장, 단지 안의 완제품)에 있어서 파라오 시대의 시작부터 아랍 시대까지 무한한 영감의 근원지이며 그 전파과정을 단계별로 발견할 수 있는 지역이다.



향수 제조법

파라오 시대의 나일강 주변에는 향수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여러 시설들이 있었고 여러 과정들에 대규모의 인력이 투입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지역, 특히 신전에 소속된 지역에서는 따로 특정한 꽃과 식물들을 키우기 위한 땅을 보유하고 있었다.



정원은 나무와 꽃들 사이에 분류됐고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델타에 있는 람세스 2세의 집의 정원은 무성한 식물들로 인해 매우 목가적이면서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한다.



또 분무기(spray)모양의 꽃과 화환, 부케들은 종교적 의식이 거행되는 동안 신의 제단 위에 올려진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평민들의 세계에서 쓰여지는 향수들은 아마도 다양한 제조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처음 꽃을 수확하고 향 제품을 큰 병에 담아 포장하고 저장하는 일까지 여러 단계의 과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꽃을 기르고, 수확하고, 빻고, 압축하고 하는 등의 과정들은 야외에서 수행 됐으며 재료를 갈고, 요리하고 끊이고, 완제품을 큰 저장단지에 포장하는 일들은 내부 실험실에서 이뤄졌다.



고대 이집트의 나무와 꽃

고대 이집트의 꽃과 나무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직접적인 증거를 통해 뒷받침된다.



(예를 들어 과일, 나뭇잎 조각들, 궁전이나 마을, 신전과 무덤 같은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견된 식물로 만든 제조품.) 미이라의 치장을 위한 의복들, 죽은 자가 사후의 세계로 가는 여행에 동행하기 위한 이별의 선물 등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것과 더불어 무덤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와 장례식과 종교적 의식에 사용됐던 식물들을 형상화한 조각들도 있다.



이런 식물들은 대부분 부케나 신성한 공물이었다.



무덤이나 신전의 다른 벽화들은 고대 이집트의 일상생활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정원의 그림들도 있다.



밀과 보리 또 콩과 식물들은 계곡의 많은 곳에서 자라났다.



과수원에서는 주로 과일과 포도, 석류나무, 대추야자, 올리브, 무화과, 구주콩나무와 대추나무를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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