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멀티 브랜드 전략 전개
글로벌 멀티 브랜드 전략 전개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0.06.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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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이도, 고급 브랜드 중심 개편작업 … 세계화 촉진



향후 브랜드 분권화도 모색



시세이도의 글로벌 멀티브랜드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시세이도라는 큰 우산 밑에 모든 브랜드를 시장에 전개시켰던 전략을 바꿔 시세이도 브랜드는 프레스티지 영역의 카운셀링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특화시키는 한편 중급(미들)품이나 양판(매스)화장품, 토일레트리(일용품) 제품에는 앞으로 시세이도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독자적인 이름을 붙이는 ‘자립분권형’ 브랜드로서 각개약진 시킬 방침이다.





세계화·다각화 브랜드 전략



시세이도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의 목적은 기존 시세이도라는 우산 밑에 소속됐던 브랜드를 제각기 자립시켜서 일본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나가서도 독자생존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건실한 브랜드로 자립분권화 육성한다는데 있다.



로레알, 에스티 로더 등 세계의 대형 화장품 메이커들도 이미 기업인수합병(M&A)에 의한 다양한 멀티브랜드를 보유하면서 집단적으로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세이도는 말하자면 종래의 틀을 스스로 깨뜨리는 ‘환골탈태’의 ‘창조적 파괴’를 감행함으로써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 국제경쟁에서 살아남는 한판승부에 기업운명을 건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증권회사 골드먼 삭스의 분석전문가는 “시세이도 브랜드의 화장품이 구미지역과 아시아 각국에서 프레스티지 이미지가 높은데 반해 일본 국내시장에서는 시세이도라는 같은 브랜드의 우산 밑에서 위로는 고급 화장품에서 아래로는 매스화장품, 샴푸, 바디솝, 토일레트리 상품에 이르기까지 잡다한 제품을 팔고 있으며 이런 방식으로는 브랜드 가치관이 다른 국제시장에서 힘을 집중시키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시세이도는 지난해에 브랜드 전략의 대담한 전환과 글로벌 멀티 브랜드 전략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발표하고 만물상 인상을 벗어나 대표적인 기업 브랜드인 ‘SHISEIDO’를 프레스티지 고급품 영역으로 사용을 한정, 압축 시키기로 했다. 중급품이나 매스화장품에도 물론 제조원 명칭은 시세이도로 남기겠지만 상품명에는 시세이도 명칭을 표시하지 않고 분립해 별도 회사화된 개별적인 업체의 브랜드나 사업브랜드, 또는 프로덕트 브랜드를 표시해 세계적인 유통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같은 시세이도의 글로벌 멀티브랜드 전략으로의 방향전환은 필연적이었다. 왜냐하면 시세이도는 이미 지난 96년부터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구상을 내걸고 지금도 추진 중이다. 세계 톱 메이커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은 국제적으로 ‘화장품하면 곧 시세이도’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질적인 넘버원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문제였던 것이다. 이와함께 매출액을 확대하고 특히 해외 매출 비율을 늘린다는 국제화 경영에 대한 열정이 이 구상에 담겨진 것이다.



그러나 일본내 화장품 시장에서는 20%를 넘는 높은 쉐어를 자랑하지만 일단 해외로 나가면 시세이도가 세계의 대형메이커들 경쟁 틈에 끼어 해외매출 비율이 낮아지는 실정이다.



예컨데 시세이도는 오는 2002년도 그룹 연결매출액 결산에서 해외매출 비중을 전체의 25% 수준으로 끌어 올릴 예정이지만 이미 프랑스의 로레알의 해외 매출액비율은 70% 수준이며 미국의 에스티로더도 50%에 달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볼때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더욱이 로레알의 지난 87년도 매출액이 일본화폐단위로 환산해서 2천7백억엔이었고 당시의 시세이도 매출이 3천7백억엔으로 앞섰던 것이 지난 15년 사이에 로레알의 매출이 시세이도의 두배로 불어났고 세계 3위의 에스티로더도 미국시장 중심으로 눈부신 성장을 계속하면서 시세이도를 추격하고 있다.





브랜드 3구분, 독립분권화



반면에 일본화장품시장에는 프랑스계 세포라와 영국계 부츠 등 세계적인 대형 소매유통 외자업체가 최근 잇따라 상륙해 점포를 개설하면서 상담(카운셀링) 판매와 고객이 직접 상품을 택하는 셀프 판매간의 판매방식의 구분조차 애매하게 만드는 독특한 판매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메이커의 프레스티지 이미지 유지나 브랜드 전략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일본에서 화장품 전성분표시제도가 실시될 예정이며 국경을 넘나드는 화장품메이커들의 국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 질 것이다. 이같은 화장품의 국제경쟁 격화와 유통양식의 격변이 시세이도에게 브랜드 정책 자체를 개혁하고 글로벌 멀티 브랜드 전략에로의 일대 전환을 필연적으로 강요했다고 볼 수 있다.



시세이도는 글로벌 멀티브랜드 전략 전개를 위해 SHISEIDO 브랜드의 범위를 크게 3개의 범위로 구분하기로 정했다.



첫째는 카운셀링 판매를 통한 프레스티지 브랜드의 상표 표시로 SHISEIDO를 정했고



둘째는 종전의 셀프 화장품 영역의 상품에 대해서는 뒷면에 ‘제조원 시세이도’의 표기는 하되 포장(패키지)에는 SHISEIDO의 로고를 표시하지 않는 ‘BY SHISEIDO’ 브랜드의 상품군으로 나누어진다.



세번째는 포장 용기의 앞면이나 뒷면이나 모두 시세이도 기재가 없는, 말하자면 브랜드 밖으로 방출된 ‘OUT OF SHISEIDO’의 상품군을 포함시킨다.



여기에는 이프사, 아유라 등 그룹 회사와 브랜드 명을 전면에 내세우는 독립전개의 상품군이 소속되며 이것은 시세이도의 명칭을 안쓰기로 결정한 ‘자립분권형’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이런 3대 구분하에서 브랜드는 다시 계층별로 ‘하이 프레스티지’(크레 도 포 보떼)와 ‘프레스티지’(SHISEIDO 로고가 명기된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중심 브랜드) 등으로 다시 세분되는 절차를 밟는다.



겐마 아끼라 사장은 “품질과 이미지, 서비스는 브랜드 구성의 3대 요소지만 이밖에도 신뢰감과 안정감, 기업의 품격, 경영자세, 나아가서는 경영진의 인간성까지가 응축된 것이 바로 브랜드이며 기업의 상징인 브랜드가치의 확립이 생존과 승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제무대에서 시세이도와 경합하는 로레알과 에스티 로더의 브랜드 전략은 어떠한가. 로레알은 M&A 수순으로 산하에 매수한 브랜드가 많지만 이번에 시세이도가 수립한 글로벌 멀티 브랜드 전략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코오퍼레이트 브랜드 가운데 프레스티지성이 강한 ‘로레알’ 브랜드를 핵심으로 랑콤, 헬레나 루빈스타인, 비오템 등의 거대한 메가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티로더 역시 코오퍼레이트 브랜드인 ‘에스티 로더’ 이외에도 크리니크, 오리진즈, M·A·C와 같은 메가 브랜드를 보유했다. 양사 모두 강력한 코오퍼레이트 브랜드를 소유한 점이 공통적이며 이들 기업의 모체인 프랑스와 미국, 그리고 나아가서 해외시장에서 이런 브랜드를 바탕으로 힘을 발휘하고 토털 마켓쉐어를 확대해 세계 굴지의 화장품 메이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선 브랜드로서의 SHISEIDO를 세계에서 통일된 강력한 프레스티지 이미지로 정립시키고 다른 브랜드들을 자립분권화 함으로써 멀티브랜드의 종합적인 힘을 발휘하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말하자면 브랜드의 시너지효과(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세이도는 글로벌 넘버원 구상에서 2002년도 해외 매출을 2천억엔으로 상향조정한 상황인데 그 중 8백억엔은 M&A나 OEM(주문자 상표 생산) 등으로, 나머지 1천2백억엔은 기존사업의 확대로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기존 사업의 기반이 되는 멀티브랜드 전략의 성장계획을 어떻게 전개하느냐도 관심사이다.





글로벌 기업화 촉진



이를 위해서 시세이도는 ‘프로덕트 브랜드 유니트’ 제도로 조직을 개편했다. 국내외 구별없이 상품의 카테고리별, 브랜드 유니트 별 사업부 추진체제를 조직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화장품사업본부를 개혁해 코스메틱 가치창조센터 속에 ‘밸류 크리에이션(VC)’이라는 카테고리별 조직을 배치했다.



▲ VC1 : ‘제너레이션 대응 스탠다드 가치’의 창출을 전담하며 담당 브랜드는 엘릭실, 리바이탈 등이다.

▲ VC2 : ‘글로벌 프레스티지 가치’ 창출 부문이며 담당은 더 스킨케어 등 글로벌 상품 브랜드다.

▲ VC3 : ‘스킨니즈’ 창출이며 담당브랜드는 미백화장품과 파운데이션 부문.

▲ VC4 : ‘라이프스타일 대응가치’ 창출이며 담당은 패션브랜드인 피엔(PN)과 선케어 브랜드인 아네사.

▲ VC5 : ‘트렌드 대응가치’ 창조이며 자연과 과민성 피부대책 카테고리인 내추럴즈 등을 담당한다.

▲ VC6 : ‘특정시장 심경가치’ 창출이며 전문점 전용 브랜드 등을 담당한다.



그리고 이들 6개 VC부문에는 각기 브랜드를 담당하는 부서인 프로덕트 브랜드 유니트 제도를 도입, 운영한다. 당초에는 국제사업본부가 맡았던 상품개발 시책입안 부문을 흡수해 상품개발설계와 시책입안 광고제작업무를 각 유니트에 통합시킴으로써 하나의 브랜드가 각기 독립분권형으로 독자운영되는 ‘자기완결체제’로 바뀌면서 그 책임 소재가 앞으로 명확해졌다. 6개 VC에는 프로덕트 브랜드 유니트를 필요에 따라 4∼7개씩 배치해 모두 29개 유니트가 설치됐다. 각 유니트에는 유니트 리더 1명이 수 명의 멤버를 거느리고 2∼3개의 브랜드를 담당하게 된다.



이런 조직개편과 글로벌 멀티브랜드전략 시책과 함께 병행되는 계획이 시세이도의 해외전략 강화이다. 지난해에는 존슨앤드존슨과 제휴해 중국과 호주에서 수퍼마일드 샴푸·린스 판매를 개시했고 지난 2월부터는 파르탁과 시세이도, 대만시세이도의 3사 제휴로 대만 FTS사를 설립해 오는 7월부터 영업을 개시한다.



오는 2005년이나 2010년에 시세이도는 이 대담한 개혁이 시세이도 발전의 분수령이었다고 과연 기쁘게 회고할 수 있을런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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