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과 ‘상도’
인터넷 쇼핑몰과 ‘상도’
  • 김진일 jikim@jangup.com
  • 승인 2002.03.07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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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초특가 세일’, ‘넥케어용 기능성화장품’. 최근 매출이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몇몇 화장품 전문 쇼핑몰의 배너광고 내용이다. 현재 시판 전문점시장을 위협하는 경쟁경로로 급부상하면서 전문점주들로부터 때아닌 관심을 받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 가격적인 측면을 떠나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우선 ‘쉽고 편리한 쇼핑’이란 것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더 익숙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또 ‘가격도 하나의 경쟁력’이라는 시장경제원리로 볼 때 항변할 여력은 없다. 그러나 만약 85%을 할인해 준다는 내용을 소비자들이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정상가격으로 판매하는 화장품전문점주들은 칼만 안 들었지 모두 복면쓴 강도(?)가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화장품산업의 대외적인 위상정립에 기여했다는 화장품법 제정 이후 그 성과를 이루어낸 기능성화장품이 첫 출시된 지 채 1년도 안된 상황에서 기능성심사를 통과하지도 못한 제품을 버젓이 넥케어용 기능성화장품이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국내 화장품시장은 그 성장세만큼이나 디자인, 제품력, 희소성, 가격, 브랜드 등을 고루 충족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각 화장품회사들도 자사 제품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과장광고나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광고물로 단기일 내 매출을 올리려는 이러한 몇몇 쇼핑몰업체들의 근시안적인 사고가 결국 이러한 노력들을 한순간에 허사로 만드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모든 쇼핑몰업체들이 이렇게 부도덕한 상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라는 속담에서처럼 소수에 의해 국산화장품이 멍이 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비록 지금 이 시간에 수많은 제품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팔려나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국산화장품이 명품의 반열에 오르는 시점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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