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화장품 중견사들이 잇달아 새로운 사업 전략을 선보이며 반등 기회를 노렸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나 국내 화장품 업계에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오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1998년 경제위기와 2002년 브랜드숍 등장 이후 어려움이 가중되기 시작한 국내 화장품 중견사들이 반등 기회를 노리며 내놓은 정책들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예측하지 못한 악재들이 겹치면서 여전히 허리가 부실한 시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중견사들의 전략 수정과 새로운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미 몇몇 기업들은 새로운 전략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태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해 백화점 브랜드 철수와 시판 브랜드 통합을 단행하며 새로운 전환을 노렸지만 시판 사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며 지난해 전년대비 6.5% 감소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시판사업부의 구조조정 이후 시판 중심의 판촉 행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페밀리숍 이탈 등의 현상이 일어나면서 매출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리아나화장품은 올해 초 직판 신브랜드 론칭 등으로 새로운 전략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화장품도 지난해 제조와 판매 분리, 홈쇼핑 진출, 브랜드숍 더샘 사업 본격화, 편집숍 어반스페이스 등의 사업 확대로 반등을 노렸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과 함께 개발한 홈쇼핑 브랜드 크로키의 초반 성공과 달리 각 사업에서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실적에서도 한국화장품은 홈쇼핑의 성과에 힘입어 7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91.9%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한국화장품제조 역시 매출에서도 전년대비 38.7%의 매출 감소를 보여 새로운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1호점을 오픈하며 기대를 모은 편집숍 어반스페이스가 백화점 진출에 실패하며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 또 한 번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엔프라니 역시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한 브랜드숍 홀리카홀이카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홈쇼핑 브랜드마저 매출이 감소됨에 따라 새로운 전략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브랜드숍 사업의 경우 홀리카홀리카 명동 1호점이 선전하는 등 추가 오픈 매장의 매출이 점차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적은 매장 수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최근 홈쇼핑에서 진동파운데이션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어 홈쇼핑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이 감소하는 등 주력 유통인 시판에서는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나드리화장품은 지난해 브랜드숍 사업 진출 선언 등으로 주목받았지만 경영 악화로 인해 최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난해 화장품전문점의 모임인 SF클럽을 발족하며 화장품 병행수입 전개를 천명했던 라미화장품 역시 내부 문제로 법정관리가 결정되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올해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홈쇼핑 보류를 결정한 루나로 인해 매출 타격을 받게 된 애경, 지난해 KT&G에 인수합병되면서 새로운 전략 수립이 요구되고 있는 소망화장품 등 다수의 중견사들이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소망화장품은 올해 4대 브랜드 마케팅 강화와 다나한숍 사업 추진 등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사들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다양한 시도에 비해 결과가 초라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올해는 중견사들이 실질적인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체적으로 대부분의 중견사들의 신사업 전개 및 새로운 전략 추진이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한불화장품은 OEM사업이 빠르게 안착하며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최지흥 기자 jh9610434@jang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