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존슨앤드존슨] 최승한 사장
[한국존슨앤드존슨] 최승한 사장
  • 최혜정 hjchoi@jangup.com
  • 승인 2005.05.25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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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후 내다보는 '미래경영'으로 승부
[대담·김승수 국장]'5년 후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5년 후에도 필요한 조직인가', '5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 국내 기업 총수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화두가 되고 있는 '5년 뒤 먹고 살 돈줄캐기'를 위한 '5년 뒤' 미래경영은 한국존슨앤드존슨(이하 한국J&J) 최승한 사장 인터뷰의 핵심이다.



이미 오래전 '5년뒤에도 필요한 조직인가'를 의식하고 개편한 내부 조직은 마케팅과 영업 등 불요불급한 조직을 제외하고는 아웃소싱을 통해 효율성이 강화됐고 미래를 선도할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지속적인 교육으로 체계화한 점은 이직율을 낮추고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인 미래경영의 단편들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가운데 지난 3년간 연평균 11%∼1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스킨케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점이나 국내 화장품 시장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멀티 브랜드 숍에서 매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점 등은 한국J&J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을 증폭시킨 대목이기도 하다.



소리없이 강력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최승한 사장. AC닐슨과 유니레버코리아, 유니레버 말레이시아, 한국J&J의 마케팅 상무를 거치면서 마케터로 정통한 그는 한국존슨앤드존슨의 한국 진출 20년만에 처음으로 취임한 한국인 CEO다. <편집자주>



▲ 한국인 CEO로 처음 취임해 올해로 3년째를 맞은 현재, 안정적인 매출성장과 현지화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두 번째로 트렌드에 영합해 시장을 개척하는 사고방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본사의 요구와 한국 시장의 요구를 적절하게 수용한 점 등이 성장을 이끌어낸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사의 요구에 부응해 현장의 반응을 놓쳐 지난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스킨케어 시장에서 고전한 것은 아닌지요.

그렇습니다. 화장품 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성장기를 달리던 지난 90년대 후반에서 2000대 초반은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습니다. 99년 클린앤클리어로 10대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이 시장에 경쟁 브랜드만도 20여개로 늘어날 정도로 확대돼 매출액은 감소하고 시장점유율도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J&J죠. 다시한번 클린앤클리어에 집중하게 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 이같은 성공을 지난 3년간의 실적으로 평가해 주십시오.

수치로 답변드리기는 어렵구요.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였던 지난 2002년도 상반기 매출이 하반기에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재정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99년 100% 독자화 이후 3년만에 안정화에 성공한 셈이죠. 이후 2003년과 2004년을 이어오면서 연평균 11%∼15%대의 성장을 했다면 답변이 될까요?



▲ 전체적인 화장품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의 성장으로 평가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수치 자체는 마이너스지만 미샤와 페이스샵 등에 대한 자료가 반영되지 않은 실적이고 보면 냉정하게 큰폭의 마이너스라고 보기는 힘들구요. 국내 스킨케어 시장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고 한순간 성장했다고 해서 안주하면 그 순간 도태됩니다. 호황기가 있으면 불황기도 대비를 해야죠.



▲ 한국 스킨케어 시장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J&J가 바라보는 한국의 스킨케어 시장에 대해 평가해 주십시오.

J&J가 바라보는 한국의 스킨케어 시장은 세계 5위 수준입니다. 1인당 소비를 놓고 보면 세계 3위 수준이죠. 어느 다국적 기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큰 시장입니다. 특히 국내의 화장품은 패키지나 용기, 디자인면에서 이미 세계 수준에 올라섰고 이를 인정한다는 것은 한국시장에서 경쟁해 볼 만한 자극을 충분히 받고 있다는 얘깁니다.



또 J&J는 각국의 이니셔티브를 최대한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나 문화, 소득수준이 천차만별인 아시아 시장에 한국에서 성공한 광고와 제품을 그대로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한국 시장에 대한 인정이요, 한편으로 소비자의 근본 욕구는 같다는 점을 시사하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 그렇다면 전체적인 국내 화장품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국내 화장품 시장은 질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예를들어 브랜드 숍에 대한 세계 화장품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도 예측하지 못한 국내 시장만이 가진 다이나믹함과 유연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돌파구를 만들어 나가고 이를 통해 시장을 새롭게 재편하는 국내 화장품업계의 능력은 굉장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봅니다. 이미 멀티 브랜드 숍은 시판 시장의 키어카운트화가 되고 있고 판매공간도 세계 수준입니다.



▲ 이미 세계화된 국내 화장품 무대에서 외자계 기업의 성장과 활약이 눈부십니다. 타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IMF 위기 이후 각종 규제 완화 등에 따른 재정적 여건이 허락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 일면도 있습니다만 IMF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죠. 평생직장의 의미가 사라졌고 외국계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개선됐고 수입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의식도 높아졌습니다. 이같은 마크로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소비자들에게 접근한 것이 적중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IMF 이후 전체적인 화장품 시장 성장세가 정체됐다고 하지만 2조3천억원이라는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덩치가 큰 만큼 먹을 파이가 크다는 것 아닙니까?



▲ 경쟁에 자신있다는 표현으로도 들리고 치열하게 경쟁하겠다라는 의미로도 해석되는데요.

후자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리스크 테이킹에 대해 여유가 있습니다. 본사에서 권장하는 수준이죠.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것은 그순간 도태되는 것입니다. 치열하게 경쟁할 자신도 있습니다.



▲ 향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세계에서 가장 좋은 한국J&J을 만드는 것입니다. 일 잘하는 인재를 많이 육성해서 이들을 세계 무대로 내보내느냐, 한마디로 인재를 수출하는 한국J&J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 나가는 회사, 나를 개발시켜주는 회사, 비전있는 회사를 꿈꾸기 마련이죠.



▲ 어려운 시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00여년동안 제품과 브랜드, 회사를 유지해 온 J&J의 비결이자 불황기에 두드러지는 실적을 보여준 비결을 말씀해 주시죠.

J&J는 말합니다. 지난 100년동안 지금의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해 왔던 전임자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적어도 자신이 맡고 있는 동안 한가지라도 업적을 남기라는 이른바 전통에 대한 의무감과 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굉장한 부담이지만 사명감입니다. 결국 이같은 철학이 현재의 브랜드 에퀴티를 만들어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영업의 체계화입니다. 영업에 마케팅 개념을 도입, 데이터를 근거로 한 영업을 하는 겁니다. 각국의 영업 관행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J&J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 지난 3년간 허병상 부사장 이하 한국J&J3가 해온 작업입니다. 마케터 뿐만 아니라 영업에서도 브랜드 관리를 한다는 것이죠. 화장품이 자동차 등과 같은 고관여 품목이 아닌 저관여 상품인 만큼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고 영업도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1∼2년 사이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일에 꾸준히 매달리고 기다려주는 한국J&J. 소비자·직원·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 주주에게도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그들의 철학. 아침마다 자전거로 출근하며 자기관리에 부지런한 최 사장. 요란하지 않지만 상대방을 강하게 설득하는 리더의 자신감이 크게 다가온다.



※ 대담·김승수 국장 sngskim@jangup.com

※ 정리·최혜정 기자 hjchoi@jangup.com

※ 사진·윤강희 기자 khyun@jang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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