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유통, 기업형 브랜드숍이 지배
"시판유통, 기업형 브랜드숍이 지배
  • 최혜정 hjchoi@jangup.com
  • 승인 2004.10.2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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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 늘어나고 상위업체 집중현상 나타날 것"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원 '화장품 산업분석 보고서'





국내 화장품 전문점 시장의 가격질서와 유통질서 정상화를 위해 도입된 브랜드 숍의 출현이 유통장악력을 확보한 1군 회사와 외국계 수입화장품 회사에는 유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2군으로 분류되는 화장품 회사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국내 업계가 긴장의 강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원은 '대리점 체제 붕괴, 지금 화장품 산업은 혁명중'이라는 화장품 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 도매상을 배제한 직거래 구축이라는 유통경로 단순화와 ▲ 제조업체의 유통장악력 확대 등 기업형 유통의 확대라는 큰 변화의 흐름에서 선도적 지위를 갖는 데 성공하는 업체만이 향후 시장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향상 평가절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를 낸 한 연구원은 최근의 화장품 시장 변화와 관련해 "과거 재래시장을 찾던 소비자가 이마트를 찾게 된 이치"라고 비유하고 "화장품도 조직화된 프랜차이즈로 편입돼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토다코사와 미샤같은 브랜드 숍이 최초의 흐름은 주도했지만 현재는 휴플레이스와 뷰티플렉스 등으로 본격화됐다"며 "현재의 유통 변화는 장기적으로 소매가의 안정을 꾀할 수 있고 지나친 유통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기업형 유통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업체나 2군 회사들로서는 판로를 찾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간 세계시장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로 세계 랭킹 3위권에 진입해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본격적인 매스마켓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며 이들 외국 브랜드의 급속한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한 연구원은 앞으로의 경쟁 초점이 과거 마진 위주의 가격 지향적인 마케팅에서 브랜드와 유통장악력으로 정리되는 퀄리티 중심의 소비자 지향적인 마케팅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태평양이나 LG생활건강도 긴장의 강도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 앉아서 시장을 내 줄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을 맞은 중견 화장품 기업들도 브랜드 파워 이상의 '문화'와 '색깔'을 제공할 수 있는 틈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점 구조 변화 … 기업형 유통의 확대



보고서는 최근의 시장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를 도매상을 배제한 직거래 구축이라는 유통경로 단순화와 제조업체의 유통장악력 확대로 분석했다. 이는 기존 화장품 전문점의 내재된 문제에서 출발한다는 것.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큰 유통채널로 현재도 약 28%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점 채널이 할인점이나 인터넷 등 중저가 브랜드를 취급하는 신규 유통경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시장 변화에 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할인점이 지난 3년간 평균 17.8%의 성장을 기록했고 인터넷 부문은 불황기에 가격경쟁력과 무료배송 등의 메리트를 제공한 반면 전문점은 마진 위주의 중소형 브랜드 매출에 치중하고 전문점 간 경쟁에서 가격 일관성이 담보되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등 재래형 소매업태의 모습을 보이며 경쟁력이 약화된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미샤와 더 페이스 샵 등 초저가 브랜드 숍. 가뜩이나 가격불신으로 이탈된 소비자들의 이탈을 가속화시켰고 제품공급업체와 소매상 간 직거래가 일선 매장의 수익구조를 좋게 한 점 등이 전문점의 탈전문점화도 가속화시킨 것으로 해석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 초저가와 ▲ 한 점포에서 단일 브랜드를 파는 브랜드 숍이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고 점주 입장에서는 기존 전문점과 비교할 때 ▲ 단일 브랜드를 취급하면서 직거래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고 ▲ 따라서 마진율이 기존의 20% 선에서 40%까지 확대됐다는 점이 돌풍을 일으키게 된 배경이라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미샤 등 초저가 브랜드가 3천3백원의 초저가 제품을 팔면서도 1백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비용구조가 발생하는 배경에 '소매상 직거래'라는 유통단순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미샤 초저가임에도 불구하고 미샤가 상반기에 약 15%의 순익이익률을 나타낸 점은 상당부분 판매관련 비용의 축소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연매출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미샤의 영업관련 직원수가 10명 미만이며 운전자금 부담도 적은 점, 점주로부터 선수금을 받는 시스템, POS로 연결된 직거래 점포라는 점 등이 바로 현재의 비용구조를 가능하게 했다는 해석이다.



토다코사 보고서는 순수 화장품 유통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토다코사에 대해서도 제조업체와 직거래를 통해 대량구매를 통한 매입단가를 낮추고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을 운영한 점, 점포규모가 현재의 전문점 규모보다 큰 60평에서 1백10평 수준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CJ올리브영 올리브영도 2002년 홍콩의 쟈딘 매디슨 그룹의 다이어리 팜 인터내셔널과 합작을 통해 출점을 가속화해 18개 점포를 운영, 향후 전문점 시장의 기업형 유통 확대와 제조업체와 직거래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플레이스 vs 뷰티플렉스 보고서는 태생적으로 복잡한 유통구조와 가격경쟁력 저하, 제조업체의 소매가·재고·브랜드 관리의 어려움 등 단점이 두드러지면서 제조업체 내부에서 대리점 체제를 축소하면서 제조업체인 태평양과 LG생활건강 등이 휴플레이스나 뷰티플렉스 등 직거래 브랜드 숍 형태를 개발해 유통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먼저 휴플레이스는 지난 7월초 서울대역에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 11개, 부산 9개, 인천 7개, 경기도 8개등 전국에 1백개 휴플레이스 점포가 영업중이며 연말까지 3백개 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전문점의 다양성은 유지하는 한편 기존 전문점 점주가 자신의 설비투자 부담으로 태평야의 휴플레이스 점포 브랜드와 매장 인테리어, 레이아웃, POS 시스템 등을 도입해 태평양과 전략적 계약 하에 영업을 영위하는 '전략적 협력 점포' 다.



가장 큰 특징은 '대리점 체제를 배제한 직거래 점포'라는 점. 평당 약 3백∼4백만원의 설비투자(태평양의 경우 20% 지원으로 알려짐)를 하고 태평양은 각종 인테리어와 하드웨어, POS 시스템 등을 지원한다. 직거래 전용 브랜드로 이미 지난 5월 출시된 라네즈걸과 아이오페 색조라인, 스템 난 등 3개 휴플레이스 전용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한편 뷰티플렉스는 9월 중순 1호점인 성신여대점을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30개 점포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점포당 매출의 30%를 자사 브랜드로 하고 기타 20%는 LG생활건강이 수입하는 브랜드, 네일바를 숍인숍 형태로 도입하는 것을 차별화 전략으로 꼽았다.







직거래 확산 … 유통·가격질서 정상화 기대



보고서는 이들 기업형 유통의 탄생 배경을 가격질서와 유통질서의 정상화로 보고 대안의 일환으로 직거래를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각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격을 직접 분석해 대표적인 전문점 전용 브랜드인 태평양의 라네즈가 인터넷 몰에서 정상 직거래점보다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전문점에서도 5∼10% 정도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격경쟁이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제조업체의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기업형 유통의 확산에 따르는 위험요소를 분석했다. ▲ 특약점과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존 전문점의 반발과 ▲ 유통재고 환입에 따른 단기적인 비용부담과 ▲ 소비자가 기업형 유통에 대해 아직까지 가격적으로나 서비스면에서 차별화 요소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외면할 소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같은 유통망 경쟁에서 선도적 지위를 갖는 데 성공할 경우 ▲ 전문점 시장에서 중소형 브랜드들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흡수하면서 점유율 상승을 꾀할 수 있고 ▲ 유통망 장악에 따른 이익의 질적 향상이 가능하며 ▲ 유통망 확보에 따른 성장가능성도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POS 시스템 도입과 유통단계 축소로 유통재고 환입으로부터 파생되는 부외 재고 위험 감소와 ▲ 궁극적으로 판매원과 판매조직에 들어가는 유통비용 축소로 수익성의 추가적인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보고서는 크게 평가했다.







경쟁구도의 변화 … 태평양 vs 로레알로 굳어질 전망



최근의 이같은 변화에 따라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부분은 경쟁구도의 변화라는 대목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이 각각 30.5%와 8.4%의 시장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3년부터 로레알코리아와 ELCA한국(유)이 코리아나화장품과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등 국내 메이커 빅 5를 제치고 3, 4위권으로 바짝 올라섰다.



현재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업체는 태평양과 기존에 백화점에만 국한되던 외국 브랜드 유통망을 일반 전문점과 할인점 등으로 넓히고 있는 로레알코리아로 좁혀지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휴플레이스와 뷰티플렉스와 같은 기업형 체인스토어 도입이 수반하는 가장 분명한 결론은 3, 4위 자리를 내준 코리아나화장품이나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등 국내 2군 화장품 회사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비가 크다는 점이다.



코리아나화장품과 한국화장품의 유통경로별 매출비중을 살며보면 코리아나화장품은 직판매출이 전체 매출비중의 79%를 차지한다. 한국화장품도 42%로 높으며 그 외 백화점과 할인점에 노출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로 전문점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비록 전문점 시장에서 이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 시장에서 노출이 적어도 무리는 없겠지만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매대 점유율 확대가 어려운 현 상태에서 전문점 시장에서조차 성장 가능성이 축소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며 점차 브랜드력보다는 유통력에 의지하는 단일 유통망 회사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의 수익성이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 의해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결국 성장성은 크제 제한되고 시장점유율 하락 기조를 유지해 가치는 평가절하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태평양의 최적 유통기한 표시 실시 역시 변수로 작용하기에 충분한 요소로 유통기한 표시는 유통관리가 되지 않으면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유통기한 표시가 직거래 확대와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방향설정으로 해석돼 이러한 유통장악력 확대를 수반하는 전방위적 압박은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급격히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한 연구원은 "올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반적인 경기상황과 시장 변화를 주도한 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 비용부담이 증가한 부분을 감안할 때 지난해보다 4.9% 줄어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이미 바닥을 친 전문점과 직판 시장 경기가 내년도 상반기에 회복되면서 2005년에 약 6%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리·최혜정 기자 hjchoi@jang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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