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산업 `제3의 축` 형성
화장품산업 `제3의 축` 형성
  • 김진일 jikim@jangup.com
  • 승인 2002.05.23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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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대일로 OEM시장의 배경과 과제

시장규모 2천억원대 껑충…R&D 투자도 가시적 결


2천억원에 육박하는 국내 OEM시장은 아웃소싱의 증가, 제품인지도 상승, 기능성화장품 영역 확대 등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유로 OEM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신생업체들까지 경쟁관계를 형성하면서 OEM시장이 국내 화장품산업의 큰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판매업체의 증가를 비롯해 생산비 절감 효과,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니즈 충족 등을 위해 OEM업체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ODM과 OEM 사이의 큰 격차, 수주물량 집중화 현상으로 인한 과부하, 기술력과 제품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후발업체들의 과욕, 소모적인 단가경쟁을 유발하는 자기모순 등 OEM업체에 대한 우려 또한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본지는 OEM시장의 최근 동향과 주요 현안, 이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OEM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쳐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OEM시장의 질적 성장 가능성

[연구개발력이 성공 절대 요인]



최근 OEM업체 생산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제품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순 수탁생산체제에서 벗어나 수년 전부터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노력의 대가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OEM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세계 9개국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새로운 정보와 첨단 연구력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액의 6%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경에는 제약사업 부문에서도 그 역량을 발휘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수의약품 제조기준에 걸맞은 생산설비와 철저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제약공장은 화장품과 제약의 우수한 기술력을 결합해 기술적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스맥스 또한 자체 처방전 비율이 80%에 육박하는 만큼 품질경쟁력을 갖춘 OEM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제 2공장으로 확대 이전한 중앙연구소의 전문성 확보, 혁신처방과 신제품 개발 등 최신 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해외기술고문의 영입, 기술개발 시스템 구축 등도 품질경쟁력을 높이려는 코스맥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지난 15일 2주년을 맞은 코스메카코리아, 올해 공장을 확장 이전한 씨에스코스텍, 지난해 1월부터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한 나우코스 등 후발업체들까지 신성분과 신기술 경쟁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어느덧 국내 화장품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I사, M사 등 일부 OEM업체들의 경우 방문판매(다단계 포함)용 제품생산을 통해 일시적으로 호황를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물론 판매업체의 요구사항에 만족시켜 줄 수 밖에 없는 OEM업체의 한계는 이해하지만 연구개발력과 기술력 배양에 힘써야 할 시점에서 일시적인 매출증대만을 고집할 경우 현 OEM시장에서의 영역 확대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 생산 효율성 증대와 거래업체 관계 유지

[하이테크 오피스 공정 要…신용·신의 중요]



인력과 생산기술력의 확보,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납품할 수 있는 적기공급 시스템의 확보는 OEM업체로서 필수 불가결의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국내 화장품산업의 한 틀로 점차 인정받고 있는 OEM업체 경영진들의 경우 신뢰받는 회사 만들기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CGMP 선도기업임을 강조하고 있는 한국콜마를 비롯해 여타 OEM업체들은 철저한 품질관리 시스템과 재고관리 시스템, 그리고 생산관리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생산설비나 기술 수준에서의 격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량 다품종의 하이테크 오피스 생산공정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제품의 차별화와 전문 브랜드 이미지 창출이 가능한가이다. OEM 전문업체로서 화장품의 품질향상을 통한 질적 성장과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 개발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당연지사.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도 영업일선에서 보면 절대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코스맥스가 제조물책임법 대응 방안에 대해 고객사 워크숍을 가진 사례, 그리고 한국콜마가 거래기업과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전략 아래 인트라넷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최근 들어 다수 업체들이 ODM(자체개발 주문생산)을 표방하고 나서는 것도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상품기획에서 개발, 생산, 품질관리,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토털 서비스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거래업체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유지는 신용과 신의가 기반이 되야 할 것"이라며 "또 OEM업체들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상호간 불신 조장의 분위기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시장 개척 방향전환 모색…글로벌체제 가속

소모전 단가인하 경쟁은 문제…전문화 서둘러야






●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글로벌화

[내수시장 한계 타개…글로벌기업 현지화 전략 틈타]



물론 일부이기는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도 국내 OEM업체들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에 비해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이 뒷받침될 경우 해외시장 진출도 보다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홍콩 코스모프로프 등 국제 화장품·미용박람회에 개별 부스를 설치하는가 하면 별도의 수출 담당조직을 구축, 운영 중인 OEM업체도 다수다. 무엇보다 내수시장의 수요 한계와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수출전선에 눈을 돌리게 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총 4회에 걸쳐 바디샵퍼시픽에 립글로스를 납품하고 있는 코스맥스는 이달 말경이나 내달 초쯤 유니레버 베트남 현지법인에 립글로스를 포함한 색조제품 1백20만 달러 어치의 공급계약을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는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화장품박람회에 참가업체로는 가장 큰 부스로 참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콜마 또한 현재 중국, 일본, 동유럽 등지에 수출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년간의 수출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부자재업체들의 해외 수출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한국콜마는 경쟁우위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바탕으로 외국기업들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통신판매 회사인 유니버셜사와 파운데이션류와 립스틱 등 15만 달러 어치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는 푸른화장품도 현재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활발한 상담을 벌이고 있으며 코스메카코리아의 경우 조만간 중국 현지에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할 공장을 신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련의 이러한 움직임은 OEM업체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술력과 품질경쟁력 부문에서의 경쟁열위 상태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어내는 국내 OEM업체들의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사입력일 : 200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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