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재설정·트렌드 대응 등 모색

올해 불확실한 환경에서 강력한 브랜드 구축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해 몇몇 업체들이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은 기존 제품이 판매침체나 감소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됐을 경우나 라이프 사이클과 트렌드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다시 포지셔닝시키는 전략. 지난해처럼 신시장 진입, 제품의 확대, 브랜드 확장 등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최근 시장상황이 그리 좋지 못한데다가 경기전망 또한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시판시장의 경우 △ 고가와 저가로 양분된 시장상황에서 제품가격의 이동 △ 식물, 한방, 해양 등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 △ 신원료·신기술의 적용으로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 확대하려는 브랜드 전면 리뉴얼 전략 △ 경쟁사와의 비교 우위 확보 전략의 한 방안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드리화장품이 이달 새롭게 리뉴얼한 메소니에의 경우 2∼3만원대로 가격을 하향 조정함으로써 중가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 제품에 비해 평균 15% 가량 감소한 가격대다. 제품라인 또한 심플하게 운영하면서 마케팅 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 여기에 거래 전문점 수의 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대중화시키겠다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 결국 현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있어 프리미엄 이미지란 경쟁적 요소는 유지하되 마찰 소지가 큰 가격부분을 수정한 것이다.



지난 99년 시판시장에 진출한 쿠지 브랜드의 올해 뉴 버전 쿠지 딥 씨도 브랜드 리포지셔닝의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성분과 용기디자인 등 최근 제품과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브랜드란 설명이다. 특히 일본 ITC 사의 해양성분인 오키나와 심층수를 접목한 것은 해양이란 새로운 화장품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가격을 기존보다 25% 가량 올린 점도 눈에 띈다.



지난달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신브랜드 개념으로 탄생한 리케아화장품의 에이씨케어 싸이언티픽은 과학적인 개념을 강화하고 나노좀 캡슐레이션, 리퀴드 크리스탈 공법 등 진보된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위축된 시장상황에서 리포지셔닝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대뿐만 아니라 20대 후반까지의 모든 남녀를 타깃으로 브랜드의 대중화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색조시장에서도 이러한 리포지셔닝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에뛰드가 1만2천원대인 골드톡스 립스틱을 출시하면서 비슷한 가격대의 라네즈와 라끄베르의 시장을 겨냥한 점도 브랜드 퀼리티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물론 기능성화장품 출시 이후 벌어진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과연 리포지셔닝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시장의 요구란 점만을 강조하면서 경쟁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키는 게 과연 메이커들이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 구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제고해야 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브랜드 리포지셔닝 시 상당한 마케팅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리포지셔닝 전략이 기존 브랜드의 틀을 버리는 게 아니라 현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의 인식 속에 보다 강력하고 차별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노력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란 설명이다.



새로운 용기와 디자인, 가격, 그리고 추가된 신원료만을 내세우기보다는 이에 적절한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리포지셔닝 이후 오랜 시간과 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마케팅비용을 이전보다 줄인다든지 일회성 캠페인으로 붐 조성에 그친다면 이러한 리포지셔닝 전략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