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장품업계 ‘외자태풍’
日 화장품업계 ‘외자태풍’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1.05.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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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기류타고 적대적 인수·합병 기운 일어

글로벌화 추세 속에 저가 기업인수 가능
일본 화장품·토일레트리 시장의 성장력은 둔화 됐지만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이며 외자에서는 매력있는 시장이다.



최근 세계 1위의 화장품업체 로레알이 일본 자회사를 통해 슈우에무라를 자본 참여 형식으로 계열화시킨 것은 매수(M&A) 조치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회사 발행 주식수의 35%를 취득했고 세계적인 로레알 그룹의 관계 기업체로 귀속 시켰다. 이것은 거대 장업게 외자가 일본 공략을 시작한 신호탄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로레알의 일본 진출은 1963년 고세와의 제휴 관계로 시작됐으나 96년 일본 로레알을 설립해 일본 전략을 본격화하므로써 99년도 일본내 매출을 12% 증가한 3백56억엔대로 올려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일본 장업시장 규모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보고 앞으로 로레알은 슈우에무라를 앞세워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같은 로레알의 움직임을 다른 구미의 화장품 토일레트리업계 공룡들이 방관할 리가 없다.



로레알에 뒤따라 행동을 개시하는 기업들이 반드시 속출할 것이다. 더욱이 이런 대일 화장품토일레트리업계 M&A공세를 부추길 환경이 일본에서 조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일본기업을 산하에 매수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이다.



로레알의 슈우에무라 주식취득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자본금 2억6천9백50만엔의 업체주식의 35%를 취득했으므로 액면상 9천4백32만엔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항간에서는 이것을 2백억엔에 취득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40억엔 정도를 지불한 것 같다. 그래도 99년도 매출규모 1백35억엔짜리 회사를 40억엔에 그룹산하에 편입시켰으니 매우 저렴한 쇼핑을 한 셈이다.



슈우에무라는 주식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주식을 증권시장에서 사거나 TOB(주식공개매수)공세를 펼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것이 로레알측이 최소한의 자본참가로 공격을 멈출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공개기업 같았으면 조용히 시장에서 주식을 사모으거나 시간을 들여서 주식의 30%쯤을 시장에서 매수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주식시가의 20% 추가쯤으로 주주들에게 제시해 대상기업의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TOB 특유의 매수전략도 가능했을 것이며 외자측으로서는 마음대로 M&A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P&G, 유니레버, 로레알 등 대표적인 외자기업들이 그동안 구미에서 구사한 M&A 전략의 실적을 보면 유니레버가 미국의 대형 식품기업 베스트푸드를 2백3억달러에 매수한 대형 안건을 예외로 한다면 1건당 5억달러 내지 25억달러의 범위내에서 M&A를 성사시켰다.



매출액과의 대비를 보면 연간 매출액의 2배에서 10배까지 그 인수액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보면 매출액의 3배정도가 인수액으로 지불되고 있다. 여하튼 구미의 M&A의 까다로운 협상과 절차에 비해 일본기업의 매수가 매우 간단하고 저렴하게 성사되는데 그 까닭은 일본기업의 시가총액이 구미기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 유럽의 화장품토일레트리업계의 대표적기업 5개사씩을 골라서 그 시가총액을 비교해 본다. 미국기업 5개사의 시가총액은 P&G가 9백72억8천4백만달러, 킴버리클라크가 3백73억5백만달러, 콜게이트팔모리브가 3백39억5백만달러, 에이본프로덕츠가 95억5천9백만달러, 에스티로더가 93억1천1백만달러이다. 화장품메이커 양사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것은 발행주식수가 토일레트리기업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매출액과의 대비를 보면 P&A가 2.44배, 킴버리클라크가 2.87배, 콜게이트팔모리브가 3.72배, 에이본프로덕츠가 1.80배, 에스티로더가 2.13배이다.



유럽기업 5개사의 시가총액을 보면 세계 1위의 화장품기업 로레알이 5백22억1천만달러, LVMH가 3백억3천1백만달러, 유니리버가 2백24억9천2백만달러, 헨켈 88억8천3백만달러, 웰라가 25억2천5백만달러이다.



시가총액을 매출액과 비교하면 로레알이 5.31배, LVMH 3.84배, 유니레버 0.58배, 헨켈 0.85배, 웰라 1.16배이다. 유니레버와 헨켈의 시가총액이 매출액보다 낮지만 그것은 매출규모에 비해 발행주식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일본의 화장품토일레트리기업의 시가총액 상위 5개사를 보면 가오의 1백54억6천8백만달러만 돌출적으로 클 뿐이며 시세이도가 40억5천8백만달러, 등 시가총액은 적다. 매출액과의 대비를 보면 가오가 2.12배, 시세이도 0.79배, 유니챰 1.75배, 고바야시제약 0.82배, 그리고 고세가 1.06배이다.



이처럼 구미와 일본의 주요 5사간 시가총액 비교를 통해 주목되는 점은 첫째로 일본기업의 시가총액이 지나치게 작다는 점이다. 최대규모인 가오조차도 미국 3사나 유럽 3사에 비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매출규모에서 격차가 크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똑같은 토일레트리 주력업체로 매출액이 가오의 1.25배 규모로 가오와 비슷한 미국기업인 콜게이트팔모리브는 그 시가총액이 가오의 2.19배에 달하고 있다. 매출액면에서 일본의 시세이도가 미국의 에이본프로덕츠나 에스티로더를 능가하지만 시가총액은 그 절반이하라는 것이다.



둘째로 일본기업의 매출액에 대한 시가총액의 배율이 구미기업에 비해 낮다. 일본의 경우 가오만이 2.25배로 2배 규모를 초과했지만 미국에서는 반대로 2배 이하의 기업이 에이본프로덕츠 하나뿐이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일본기업은 시세이도와 고바야시제약 등 2개사의 시가총액이 매출액에 못미치는 실태이지만 미국에서는 톱 5개사 중 그런 기업은 하나도 없다.



이상의 숫자는 일본기업의 주식가격 수준이 구미기업에 비해 대체로 저수준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일본의 주식시장이 버블경제 붕괴 후 10년 이상을 계속 주가하락하면서 최근에도 과거 10년때 최저치의 늪에서 헤매는 실정이다. 반대로 구미증권시장은 90년대에 건실한 국면을 유지했고 최근에는 조정국면이라고는 하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미국중앙은행)측의 금리인하조치로 경기부양책이 이뤄지면서 과거 10년래의 높은 주가수준을 구가하고 있다.



이같은 미일간의 주식시장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일본기업의 주가수준을 낮추는 원인이기도 하다. 여하튼 일본기업의 구미와의 상대적 비교에서 시가총액이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은 그만큼 M&A 대상의 표적이 되기 쉽고 기업사냥의 대상으로 무방비상태라는 것을 뜻한다. 앞에서 살펴본 구미에서의 일반적인 M&A 크기로 볼 때에도 일본기업들은 가오를 제외하고는 모두 손쉬운 인수합병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시가 총액 규모다.



기업을 계열화할 때 그 회사의 주식전량을 취득할 필요는 없다. 50%를 취득하면 자회사로 바꿀 수 있고 30%를 취득하면 관계회사로서 그룹기업속에 동참시킬 수 있다. 자회사화하면 연결결산의 대상이 되며 관계회사화하면 지분법을 적용할 수가 있다. 이들은 모두 연결결산에 반영시킬 수 있다. 자회사 또는 관계회사로 만들어 그 기업의 지배력을 장악하면 그룹의 전투력으로 활용하는데 조금도 지장이 없다.



이렇게 보면 가오조차도 30%의 자본참여라면 5백37억엔이면 족하다. 달러로 환사해서 46억달러 밖에 안든다는 얘기다. 50% 취득이면 78억달러면 가능하다. 별표에 일본의 주요 화장품토일레트리기업 12사의 시가총액과 50% 주식 취득으로 자회사화할 경우의 코스트, 30% 취득해서 관계회사화 할 경우의 코스트를 산출해 비교했다. 매수비용이 저렴하다고 반드시 M&A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매수비용이 싸도 이에 뒤따르는 이윤이 적으면 투자효율가 나쁘니까 이런 기업은 아무리 저렴해도 매력이 없다. 이같은 메리트를 비교판단하는 기준이 M&A 레이시오라는 지표이다.



M&A 레이시오는 LBO(레버리지 바이 아웃), 즉 피매수기업의 자산과 수익을 담보로 해서 조달한 자금으로 50%의 주식을 취득하면 몇 년만에 회수할 수 있겠느냐를 따져보는 지표이다. 50%의 주식을 시가로 취득해서 자회사화하면 자회사의 보유 자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으므로 매수대금에서 자유처분할 수 있는 네트캐시(Net Cash)를 뺀 것이 실질적인 매수코스트가 된다.



네트캐시는 보유유동성에서 매수 때문에 떠안게 되는 유이자부채를 뺀 금액이다. 이것을 피매수기업의 연간 캐시플로(Cash Flow)의 몇 년 분으로 회수가능한가를 따진 지표가 바로 M&A 레이시오이다. 보통은 이것이 10년간 이하이면 매력이 있다고 보며 5년 미만이면 매수자측에게 득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M&A 레이시오면에서 일본의 많은 화장품 토일레트리 기업은 M&A 공격을 당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주식값을 낮은 수준으로 방치하고 유효활용이 가능한 네트캐시를 사장하는 어리석음을 탈피해 고주가정책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여유자금을 활용해 거꾸로 M&A 공세를 펼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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