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시장 ‘가짜 범람’
중국 화장품시장 ‘가짜 범람’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0.09.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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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장품시장 ‘가짜 범람’

위조품 활개치자 다국적기업도 고전



이우市는 가짜생산 본거지 … 단속은 솜방망이



중국 화장품시장 점포들에서 Hazeline과 Lux 브랜드의 가짜제품이 범람하고 있다. P&G, 유니레버, 코카콜라 등 미국의 유명 제품 메이커들의 브랜드기업체들의 연합사무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팔리는 서방세계상품 브랜드가 제품에 따라서는 90%까지 가짜라고 주장했다.

위조제품에 대한 매출 감소손실은 1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3천2백50억달러로 추산되는 중국 소비자제품시장에서 15~20%에 해당되는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시장에서 목격되는 제품들 중에는 얼핏 보기에는 유니레버의 샴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 위조품으로 제품명이 유니레버의 Hazeline 브랜드가 아니라 알파벳 한자만 틀린 Hateline 또는 Haziline인 상표명 표시를 하고 있다.

특히 럭스 비누의 경우 가짜라는 판단을 내리기 힘들 만큼 정교하게 모조돼 중국에 상주하는 유니레버사의 간부사원도 감탄할 정도다.

유명 브랜드를 제조판매하는 다국적화장품 토일레트리기업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부담스럽고 어려운 도전이 되는 업무가 이처럼 중국시장에 범람하는 가짜 제품에 대한 대책이다. 이 문제는 중국의 WTO (세계무역기구) 가입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사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다국적기업이나 외국메이커들의 제품만 위조제품의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산 유명 면도기 전기제품들까지도 모조당하는 등 상표권과 지적재산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나 CD의 위조 퇴치문제에 적극 노력하고 있지만 비누와 면도용품 같은 화장품 토일레트리 분야에 대한 위조품방지 감시노력은 아직도 크게 미흡하다. 특히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방들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수립이 전무한 상태다.

서방세계의 일부 소비자제품기업들은 고육책으로 자사제품들의 브랜드광고를 감소시키고 있다. 이런 광고가 오히려 같은 브랜드를 표절 또는 모방한 중국산 가짜제품의 매출을 돕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 다국적기업의 유명화장품 브랜드가 95년 중국시장에서 40%의 쉐어를 획득하는 호조를 보였지만 그후 범람하는 많은 가짜제품들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급감했다.

이럴 경우 많은 다국적기업들은 브랜드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대책을 세우는데 문제의 피해업체도 97년도에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당연하게도 매출이 떨어졌다. 이 다국적기업은 97년말에는 마침내 쉐어가 불과 3% 수준으로 바닥을 쳤다. 그러나 만일 이 회사의 가짜제품들의 매출을 합산하면 이 회사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35%로 95년 당시와 별차이가 없는 호조의 실적인 셈이다. 한마디로 이 회사실적은 태반이 가짜제품에 의해서 잠식당한 셈이다.

한 서방측 다국적기업은 중국소비자취향을 서방세계 상품 브랜드를 애호하도록 전환시키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시장의 가짜제품 유통량이 증가되는 역효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진품과 비교해 6배나 많은 물량의 가짜제품이 시장에 나돌았던 기록도 있다. 당연히 소비자 항의와 불만신고의 태반이 이같은 가짜제품을 둘러싸고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소비자들은 지나치게 가짜제품을 기피하지는 않는다.

중국에서 가짜제품 매매의 본거지인 이우시에서는 3만개 점포의 도매상이 10만점의 가짜상품을 도매하며 하루 20만명의 바이어들이 화차나 트럭편으로 전국에 이런 제품들을 수송하고 있다. 중국 위조단속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이우시의 매출이 91년도에는 1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3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이런 숫자는 다국적기업이 중국내에서 거두는 진품매출을 능가하는 액수다.

이 도시 전체 규모의 가짜제품 양산은 낡은 차고속에서 몰래 나이키 신발을 위조하는 등의 수공업수준이 아니라 더욱 대규모적이며 조직적인 규모로 대량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정부가 가짜상품에 대한 경고를 하지만 지방정부는 이우시의 번영이 지방재정과 직결되기 때문에 제대로 단속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위조단속협회측은 가짜상품에 대한 벌금을 대폭 올려서 지방정부 단속기관과 연계해서 활동하는 중앙 단속기관을 창설하도록 건의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세수 등 재정수입과 관련해 단속을 기피하는 지방정부에게 있으며 가짜상품제조업이 이미 지방도시의 대규모 고용자로 위치를 굳혀 쉽게 뿌리 뽑기가 어렵다는 속사정이 가짜화장품 온상이 방치되는 진자 까닭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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