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장품공업협회 兪相玉 회장 인터뷰
대한화장품공업협회 兪相玉 회장 인터뷰
  • 허강우 kwhuh@hanmail.net
  • 승인 2000.01.06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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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향해 힘차게 뻗자

화장품법 발효 계기로 새 패러다임 전개를



‘국가 전략산업화’ 테마 실현위해 모두 함께 나설 때

해외시장 개척·R&D 확대·정도경영은 핵심요소



장협 회장 3회 연임의 두 번째 해를 새 천년의 개막과 함께 맞이한 대한화장품공업협회 유상옥 회장. 유 회장이 맞이하는 새로운 천년은 화장품 업계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큰 의미를 가진다. 장협 회장 3회 연임이라는 사상 최초의 인물로 기록될 뿐만 아니라 재임 기간 중 판매자 가격표시제도의 시행, 독립 화장품법의 제정이라는 한국 화장품 역사의 새로운 역사를 일궈냈으며 화장품 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새롭게 제고하는데 지대한 공을 끼쳤다는 데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의 업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2000년의 첫 해, 새로운 시대의 첫 날 유 회장이 가지고 있는 ‘밀레니엄 구상’을 들어보았다.







- 화장품 산업의 지난 세월을 회고하시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시는 소감이 어떠신지요?

▲ 한국의 화장품 산업, 참으로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국내 화장품 산업은 해방 이후부터 그 싹을 틔워 이후 약 55년간 눈부신 성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화장품 생산실적이 공식적으로 집계됐던 1951년 8백만원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 3조원 고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화장품 시장 규모에서만도 세계 8위권에 해당하는 명실상부한 화장품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저 자신이 77년 화장품 업계에 몸담은 이래 이러한 발전을 직접 경험해 왔고 또 이제는 이 업계의 회장의 자리에 서 있으니 감개무량합니다.



- 회장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천년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 가장 우선적으로는 올 7월부터 시행될 화장품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화장품법의 제정취지에 맞게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화장품법의 제정은 화장품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독립된 법이 탄생함으로써 더욱 기업을 규제하고 간섭하는 방향으로 어긋나 버린다면 화장품법을 제정한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로는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인재개발에 역점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국산 화장품의 품질은 세계 어디에서 겨루어도 부족함이 없으며 특히 한국인의 피부에는 가장 적합한 화장품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신소재의 개발과 기능성 화장품 시대의 개막에 부응하는 제품력의 향상을 통한 소비자 만족에 더욱 열정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해외시장의 개척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화라는 명제는 이미 그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진부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수없이 되풀이돼 왔지만 그 중요성은 새 시대에 더 강조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 회장님의 재임기간 중 많은 치적이 있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매자 가격표시제도와 화장품법의 제정이라고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화장품법은 올 7월의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지난 9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판매자 가격표시제도의 실효성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화장품 판매자 가격표시제도는 실질적으로 화장품 업계가 선도적으로 시행한 획기적인 제도라고 자부합니다. 화장품 업계의 도입 이래 의약품에서도 이 제도가 도입돼 시행 중에 있고 이제는 타 산업에도 급속하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처럼 판매자 가격표시제도와 같은 좋은 제도도 그 운용과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화장품 업계는 제도 도입 초기 극심했던 가격문란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화를 이루면서 국산 화장품의 이미지 향상을 이루어왔습니다. 최근 들어 생각하기조차 싫은 IMF 경제위기와 유통의 다변화가 진행되면서 다시 가격 문란 현상이 재연되고 있습니다만 이 역시 제도의 문제로 돌리기보다는 정도경영을 실현하지 않는 일부 업체들의 무리한 경영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정도 경영의 결과는 지난 97년말과 98년의 위기 상황을 극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의 차이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지 않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화장품 업계의 새 시대의 과제에는 가격과 유통질서를 확립하고자하는 정도경영의 의지도 반드시 포함돼야 할것입니다.



- 지난해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 회복과 더불어 다시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수입 화장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 세계화, 개방화 시대에 자기 제품만을 사용하자는 말은 이미 설득력을 잃어버린 구호에 불과합니다. 수입 화장품의 국내 시장 공세가 그만큼 강화된다면 이들 수입 화장품이 왜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지를 연구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동시에 우리도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수입 화장품에 대한 국내 시장의 수성보다도 더 중요한 사안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 최근 정부는 의약품과 식품, 화장품의 교차생산을 허용했습니다. 화장품 업계의 분명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만 이에 대한 회장님의 의견과 정부 정책에 대한 업계 차원의 바램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의약품과 화장품의 교차 생산 허용은 분명히 화장품의 특성을 무시한 발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참으로 아쉬움이 큽니다. 다만 그렇다할지라도 제약업계에서 화장품 진출을 쉽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제약업계에 대한 지원만큼 화장품 업계에 대한 지원도 동등하게 진행됐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점이 안타깝습니다. 신약개발에 수백억원대의 지원을 하면서도 화장품 업계에는 겨우 수억원, 그것조차도 신약개발비에서 배정하는 것은 화장품이 국가 전략사업으로 육성시켜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의지를 의심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화장품은 제약의 신약개발 사업보다 그 시간이나 경비에서 그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크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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