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이크업 ‘메이블린’, 중국 오프라인 매장 철수
글로벌 메이크업 ‘메이블린’, 중국 오프라인 매장 철수
  • 윤강희 jangup@jangup.com
  • 승인 2022.08.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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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사업 축소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이 중국 내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전환할 계획이다.

최근 동훈 코트라 중국선양무역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토종 메이크업 브랜드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사업 축소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채널 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

메이블린은 지난 1995년 중국에 정식으로 진출하며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 매장을 빠르게 늘려나갔다. ‘세련되고 혁신적이며 접근하기 쉬운’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한 메이블린은 중국에서 ‘화장 방법’을 대중화시킨 선구자 역할을 했으며, 중국에서 10억 위안 매출 달성에 성공한 첫 뷰티 브랜드이자 중국 뷰티시장에서 1년 내내 1위 자리를 지킨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 같은 추세를 이어 2013년까지 메이블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 선을 유지,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5년을 전후로 중국 시장에서 메이블린의 점유율이 계속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2018년 슈퍼마켓 판매 채널을 차츰 축소·폐쇄해 나가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철수 신호를 보냈다. 또한 2020년 10월 메이블린은 오프라인 채널의 전략적 전환을 발표하며 백화점 판매를 철수, 온·오프라인이 어우러진 체험숍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메이블린의 오프라인 판매채널 철수에 대해 △ 중저가 메이크업 시장의 전체적 하락, △ 전자상거래 발전에 따른 전통 소매업의 쇠퇴, 백화점 매출의 급감, △ 중국 토종 브랜드 부상으로 시장경쟁 격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메이블린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산하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일본 케이트(Kate) 등 해외 뷰티 브랜드들의 중국 사업 축소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 있는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접었고 이니스프리는 올해 안에 중국 내 매장 80%를 철수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 가네보화장품의 대표적인 대중 메이크업 브랜드인 케이트도 중국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메이크업 시장은 변하고 있다. 총량적인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고가 메이크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반면 중저가 메이크업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고가 메이크업 매출이 323억 위안을 기록해 전년대비 16.3% 증가했다. 고가 메이크업 소비가 전체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이후 해마다 3~4%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49.3%에 이르고 있다. 2025년에는 고가 메이크업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고가 메이크업 소비가 성장하는 것은 중국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 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이 매년 8% 이상 증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당분간 중국의 고가 메이크업 시장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같은 성장은 20~30대의 젊은 연령층이 주도하고 있으며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최근 몇 년 색조 화장품의 온라인 채널의 점유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코로나 전염병으로 라이브커머스 열풍 때문에 온라인 매출 점유율이 48% 이상으로 상승하며 온라인 쇼핑이 제1위 판매 채널로 부상했다. 반면에 전통적인 유통채널인 백화점의 감소세가 뚜렷해 메이크업 매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30%대로 떨어졌다.

새로운 토종 브랜드들의 등장도 최근 중국 메이크업 시장의 변화이다. 그동안 수입 제품에 밀려 성장이 더뎠지만 기술력 항상과 함께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특히 럭셔리 시장은 여전히 유명 수입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저가 시장은 거의 중국 토종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브랜드 화시쯔(Florasis, 花西子)와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 完美日记)가 디올(Dior), 로레알파리(L'Oreal Paris) 등 해외 브랜드를 넘어 색조 화장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토종 브랜드가 약진하는 배경으로 중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궈차오(国潮) 열풍을 지목한다. 자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 애국주의 열풍의 영향으로 Z세대들은 이제 더 이상 ‘메이드인 차이나’가 외국산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이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여기며 중국산 제품에 거리낌이 없다. 게다가 강력한 홍보 마케팅 전략도 토종 브랜드들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들 브랜드들이 현지 소셜 네트워크(SNS)나 쇼트클립,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홍보 마케팅에 주력해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결국 중국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C뷰티로 불리는 중국 토종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으며 인기몰이했던 메이블린, 에뛰드하우스 등 해외 메이크업 브랜드는 설 자리를 차츰 잃어버리고 있다.

동훈 코트라 중국선양무역관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던 해외 브랜드들은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메이블린을 비롯해 해외 브랜드들의 중국 사업 축소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중저가 시장의 전체적 하락, △백화점 등 전통적 소매업태의 쇠퇴, △토종 브랜드의 약진 등 중국 메이크업 시장의 달라진 환경과 맥을 함께한다.”라며 “중국에서 성장 기회를 찾아온 우리 기업들도 격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K뷰티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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