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에도 불구, 다수 수출기업은 3중고
수출호조에도 불구, 다수 수출기업은 3중고
  • 윤경선 koia7@jangup.com
  • 승인 2021.07.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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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격화·마진율 감소·시장점유율 하락 직면

최근 수출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수출기업의 10곳 중 8곳은 ‘글로벌 경쟁격화’를 겪고 있으며, 10곳 중 6곳은 마진율 감소를, 10곳 중 5곳은 시장점유율 하락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기저효과와 반도체 경기 호조에 가려진 대다수 수출기업들의 경쟁격화, 시장점유율 하락, 마진율 감소의 ‘3중고’를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경쟁상황 변화와 우리 기업의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해외 경쟁강도가 ‘격화추세’라고 응답한 기업이 79.3%에 달했다. ‘약화추세’이라 답변한 기업은 15.3%에 그쳤다.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요인으로 ‘경쟁기업의 증가’(61.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시장성장세 둔화’가 46.4%, ‘기술혁신 가속화’가 34.7%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로 경쟁하는 기업이 속한 국가로는 ‘중국’(42.3%), ‘미국’(26.0%), ‘일본’(20.3%), ‘EU’(18.3%) 순으로 나왔으며 ‘베트남’(9.7%)을 지목한 기업도 일부 있었다. 국내 기업을 경쟁사로 보는 의견도 35.0%에 달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수출호조에도 이처럼 글로벌 경쟁격화의 의견이 많이 나온 것은 포스트 코로나로 점차 본격화되는 국제경쟁에 대한 경계심과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주요국의 신산업 선점경쟁이 가속화되고 ESG 경영, 양적완화 축소, 탄소세 부과 등 새로운 도전과 미래 불확실성이 누적되고 있는 것도 작용하는 듯하다”고 풀이했다.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인상은 어려워지면서 마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기업 중 최근 ‘마진율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기업은 64.0%였다. ‘시장점유율 하락’을 호소하는 기업도 48.3%에 육박했다.

최근 사업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비자니즈나 시장트렌드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친환경, 사회적 가치 중시 등 ‘가치소비가 늘고 있다’는 응답이 53.0%로 나왔고, 비대면․온라인화 등 ‘거래방식 변화’를 꼽은 답변은 43.3%였다. 이러한 시장트렌드 변화에 기업의 대응압박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트렌트 변화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에 소비재 수출기업의 절반 가까이(47.8%)는 신제품 출시를 자주하고 일정을 앞당기는 ‘제품출시주기 단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선제적 혁신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는 노력은 아직 미흡했다.

디지털 기술 가운데 활용중이거나 활용계획이 있는 분야로는 ‘스마트팩토리·로봇’이 가장 많이 꼽혔으나 그 비율이 36.3%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이후 주목받는 ‘온라인플랫폼 구축·연계’가 29.4%였으며, 디지털전환의 핵심기술인 ‘빅데이터’와 ‘AI’ 관련 응답은 28.0%와 16.7%에 그쳤다. 디지털기술 활용을 가로막는 걸림돌로는 ‘인력 및 기술력 부족’(59.6%)이 과반을 넘게 나왔고 ‘막대한 투자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32.7%에 달했다.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 확보를 위한 과제로 ‘기업간 및 부문간 협업네트워크 구축’(35.3%)을 가장 중요하게 보았다. 이어 ‘우수인재 양성’(23.7%), ‘통신·에너지를 비롯한 신산업인프라 확충’(15.0%), ‘데이터·신기술 활용 등의 혁신여건 조성’(14.7%), ‘규제개선’(11.3%)의 순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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