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2021년 할랄화장품시장의 전망과 대응
[신년특집] 2021년 할랄화장품시장의 전망과 대응
  • 장업신문 webmaster@jangup.com
  • 승인 2021.01.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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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활성화를 위한 네가지 전략 제안
노장서 (사)한국할랄산업연구원장 겸 (사)한국할랄수출협회장

할랄화장품시장이란 전세계 인구의 25%(18억명)를 차지하는 이슬람교도, 즉 무슬림이 소비하는 화장품시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슬림은 중동 및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며, 인도, 미국, 러시아, 유럽 등 비이슬람 지역에도 많은 수가 거주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인구 대국인 인도에는 1억 5천만명 이상의 무슬림이 살고 있다.
신의 허용을 의미하는 ‘할랄’이라는 용어는 화장품을 포함하여 식품 또는 의약품에 적용할 때 1차적으로 원재료의 사용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돼지, 소, 양과 같은 육상동물로부터 기원한 성분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슬람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돼지는 사용 불가이며, 소나 양 또는 닭은 원료를 얻기 위한 도축 시 무슬림에 의한 도축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동물 성분 사용이 자유로운 비이슬람국가에서 생산된 화장품은 이슬람국가에 판매 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할랄은 그동안 식품에 주로 적용되어왔으나, 2008년에 말레이시아에서 할랄화장품 표준이 공표되고 화장품의 생산에도 본격 도입되기 시작했다. 할랄화장품 표준이 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말레이시아에는 수천 개의 할랄인증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고 인도네시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소비재에 대한 할랄인증 의무화 법령이 시행되고 있으며, 화장품은 2026년 10월까지 할랄인증 의무화를 완료해야 한다.
현재 할랄화장품은 일반적으로 할랄인증을 받은 화장품을 가리키지만, 무슬림들의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비건화장품, 천연화장품, 유기농화장품 등도 넓은 의미의 할랄화장품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판매중인 일본 라이온사의 할랄 샤워폼 제품/ 제주산 천연원료를 일부 사용하고 제품명을 한글로 표기한 말레이시아 현지 생산 할랄화장품 제품

글로벌 할랄화장품시장 동향
글로벌 할랄화장품시장 규모는 2019년도에 660억 달러를 기록하여 미국시장보다는 작고 중국시장보다는 큰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세계가 엄청난 충격을 받은 가운데 이슬람권 각국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할랄화장품소비의 경우 2019년도까지 계속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2020년도에는 2019년 대비 2.5% 감소한 64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2020/2021 글로벌이슬람경제보고서(State of Global Islamic Economy Report)에 따르면 향후 6년간의 할랄화장품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2.9%로 예측되고 있다. 이 수치는 코로나 19의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전년도에 발간된 같은 보고서에서 향후 6년간의 성장률을 6.8%로 예측한 것에 비하면 매우 신중한 입장으로 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 이슬람권 수출은 2019년도에 약 2억 3천만 달러로 국산 화장품의 총 수출금액 중 4.2%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2018년도와 비교하면 소폭 증가하였다. 2020년 현황은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에서 매년 개최중인 코리아국제할랄화장품세미나

2021년 할랄화장품시장의 전망과 대응전략
2020/2021 글로벌이슬람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5대 할랄화장품시장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40억 달러), 말레이시아(40억 달러), 터키(40억 달러)와 비이슬람국가인 인도(60억 달러)와 러시아(40억 달러)이다. 한편 세계 5대 대이슬람권 화장품 수출국가는 프랑스(2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연방(18억 달러), 독일(10억 달러), 미국(9억 4천만 달러), 인도(8억 4천만 달러)이다.
프랑스,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화장품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대 이슬람권 수출금액은 2019년 기준 2억 3천만 달러에 불과하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이슬람 권역에 불고 있는 한류와 K뷰티 열풍을 감안하면 매우 초라한 실적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을 통한 이슬람시장, 즉 할랄화장품 시장 공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몇 가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산 화장품 및 화장품 원료에 대한 적극적인 할랄인증 추진이 필요하다. 화장품 할랄인증의무제를 시행 중인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주요 할랄화장품 시장에서 할랄인증 화장품에 대한 인식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특히 브랜드 가치가 약한 중소기업의 화장품은 할랄인증 취득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할랄인증 외에 비건, 천연, 유기농, cruelty-free 등 윤리적 라벨을 보유한 화장품도 이슬람권 시장을 노려볼만하다.
둘째, 국산 천연 유래 원료 수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것을 제안한다. 많은 이슬람국가에서 K뷰티의 속성 중 하나로 식물성 천연 원료의 사용이 널리 홍보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량의 한국산 천연 화장품 원료를 사용하여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에 강력한 K뷰티 이미지를 부여하여 판매에 이용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각 지역의 고유 생물자원을 활용한 화장품원료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슬람권에 대한 수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셋째, 국내 화장품제조업체들은 할랄화장품 OEM 생산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2019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제조업체수는 2,300개가 넘는다. 레드오션화된 국내 화장품제조산업의 탈출구는 자신의 브랜드를 한국산 할랄화장품으로 만들고자하는 이슬람권 바이어를 만나는 것이다. 이슬람국가의 많은 바이어들이 한국의 생산자들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넷째, 제품 수명주기 상 국내에서 성숙기에 도달하거나 내수 포화에 이른 제품들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대형 할랄화장품시장에서 해외생산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카오(花王)이나 라이온(獅王) 같은 일본의 화장품기업들은 이미 이 지역에 진출하여 할랄인증 제품을 생산하여 아세안 전역에서 활발하게 판매 중이다. 현지 진출을 통해 핵심원료 수출은 물론 로열티 수입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우리도 이제 도전할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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