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기 몰린 화장품가맹점주, 협의회 구성하고 살길 모색
생존위기 몰린 화장품가맹점주, 협의회 구성하고 살길 모색
  • 윤강희 jangup@jangup.com
  • 승인 2019.03.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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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을지로위원회·민변·시민사회단체와 손잡고 불공정행위 시정과 제도 개선노력

K-뷰티의 시발점이자 우리나라 화장품 유통의 맹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브랜드숍으로 명성을 떨쳤던 화장품가맹점이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와 면세화장품의 불법 유통 등으로 존폐위기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5개(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화장품가맹점주들이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이하 화가연)를 발족하고 불공정 시정과 제도 개선노력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화가연은 지난 19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발족식에는 현재 경쟁관계에 있는 5개 화장품 브랜드 전국 가맹점주 200여 명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화장품업종 책임의원 김병욱 의원을 비롯해 김성환 의원, 우원식 의원, 박 정 의원, 이학영 의원, 박홍근 의원과 남인순 최고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이재광·허석준·김운영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김남근 민변 부회장 △아모레퍼시픽 방판대리점 전국회장 및 임원진 등 관련 인사들이 참석해 불법·불공정이 만연한 화장품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바로잡아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에 한목소리를 냈다.

화가연 측은 이번 연합회 발족과 관련해 “2016년 사드 여파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매출이 동반하락 했지만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개 브랜드 본사 매출이 2배 이상 상승한데 비해 가맹점주 연평균 매출액은 1.26배 상승하는데 그쳐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가맹점주 매출만 답보상태에 있다.”라며 “여기에 여러 가지 불공정행위까지 더해져 가맹점 경영여건 악화가 심화되면서 경쟁을 뒤로 한 채 연합회를 결성하게 됐으며 본사 측의 성의있는 대화와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회원들은 오늘 발족식을 시작으로 연이어 집회를 갖고 불공정행위의 시정과 제도 개선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족식에서 화가연 전혁구 공동회장은 인사말에서 “여기에 온 것은 다 현 상황이 어렵고 힘들어서가 아니다. 죽을 것 같아서 왔다. 국회의원 응급실에 와서 응급처치만을 기다리고 있다. 심폐소생이 필요하다.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의원님들이 전국 가맹점주들을, 가족들을, 직원들을 살려주시기 바란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발족식에 참여한 국회의원들 모두는 법령 정비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김병욱 을지로위원회 화장품업종 책임의원은 “지난 간담회를 통해 현실이 절박함을 피부로 느꼈다. 책임의원으로서 낮은 자리에서 역할을 하겠다. 화장품 가맹점주 여러분의 요구사항이 국회에서 입법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장은 “수출된 화장품이 국내에서 낮은 가격으로 팔리는데 ‘면세품’ 표기만 하면 유통질서가 흐트러지지 않기 위한 법안을 발의,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으며 현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은 “문제의 중심에 있는 가맹점주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본사와 가맹점 간의 중재노력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은 “가맹본부 매출은 늘었으나 점포당 매출액이 감소하는 데 대한 답변을 해야 한다. 본사만 살찌우는 게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유통질서를 지키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원식 의원 역시 불법적인 관행은 관행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가맹점연합회의 단체 교섭권을 만들고 화장품 가맹점을 생계형 업종으로 지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국회와 함께 싸워가자”고 격려했다.

화가연은 이날 발족식에서 업계 주요 현안으로 ▲할인비용 정산율 정상화 ▲면세품 불법 유통 근절 조치 ▲비정상 유통 매장 처벌 조치 ▲고객 멤버십 운영제도 개선 ▲이니스프리 온라인몰 운영제도 개선을 가맹본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또한 소멸위기에 처한 5천여 화장품가맹점주들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 내용은 △가맹본부는 가맹사업의 한 주체로 브랜드를 함께 성장시켜 온 가맹점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가맹본부는 혼자만 배불리는 불공정 정책을 폐기하고 상생에 나서라 △가맹본부는 온라인 구입가보다 공급가를 더 높이 책정하는 행태를 즉각 시정하라 △ 가맹본부는 온라인 주문의 매출과 수익을 가맹점으로 귀속시켜라 △가맹본부는 과도한 할인경쟁을 지양하고 할인 시 분담금을 공정하게 부담하라 △가맹본부는 온라인 가격파괴의 주범인 비정상적인 유통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가맹본부는 가맹점주협의회를 존중하고 일체의 단체활동 방해를 중단하라 △관세당국은 ‘면세용’ 표기를 즉각 시행하고 불법 유통을 조장하는 면세품 현장인도제를 즉각 폐지하라 △국회는 유통산업발전법 등의 법령 보완으로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을 막아달라 △국회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고사되고 있는 화장품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해 온라인을 포함하는 ‘배타적 영업지역’을 가맹사업법에 도입하라 등이다.  

“관세청장은 물러가라”…면세화장품 불법유통 규탄 집회

화가연 발족식을 마치고 화가연 회원들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원들은 장소를 옮겨 롯데백화점 면세점(명동본점) 앞에서 ‘면세화장품 불법유통 방치 규탄 집회’를 열었다.

화가연은 집회에서는 관광진흥 등의 목적으로 세금을 면제받은 면세품이 본래 목적과 달리 국내시상에 불법유통되면서 세금 탈루와 화장품 유통질서 교란의 온상이 되어 화장품 가맹점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 1월 15일 관세청 면세점 담당 사무관등과 면담 시 면세화장품 현장인도제 즉각 폐지와 면세화장품 용기에 ‘면세용’ 표기 시행을 요구했으나 돌아 온 답변은 당장은 어렵고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세금탈루와 불법유통을 방지하고 국내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일을 언제까지 검토만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5천 여 화장품 가맹점주와 2천여 화장품 방판 대리점주 등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두 차례 호소했고 국회에서는 피해사례 발표와 간담회, 관세청에는 시정요구 등으로 바로 잡아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음에도 관세청은 어떠한 조치도 없이 방치하고 있으며 이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 생각하기에 오늘 이 자리에서 ‘관세청장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석 회원들은 △면세화장품의 현장인도제를 폐지하라 △ 면세화장품에는 ‘면세용’ 표기를 의무화하라 △현재의 불법상황을 관행으로 치부하며 직무를 유기하는 관세청장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니스프리가 어쩌다가…서경배 회장님 우리를 살려주십시오

화가연의 공식 집회 이후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집결해 현재 처해있는 가맹점 상황에 대한 책임있는 대책과 상생방안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항의서안을 전달했다.

김미정 이니스프리 경남 함안점 대표는 “이니스프리 제품이 가맹점이 아닌 할인마트, 지역 축제 현장 심지어 동네 문구점에서까지 유통이 되고 있지만, 가맹본부에서는 본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식의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전의 그 자랑스럽던 이니스프리는 어디로 가고 이처럼 가맹점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 이르게 했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현 상황이 어려우면 나 하나 이니스프리를 그만두면 끝이겠지만, 딸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이니스프리를 서경배 회장은 만들어 달라. 서경배 회장은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받아 세계 최고의 화장품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하셨던 존경하고, 사랑하는 서경배 회장님께 이렇게 간절히 부탁합니다”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니스프리가맹점주협의회는 집회에서 전국 750여개에 달하는 가맹점주와 그 가족들 그리고 매장에 종사하는 직원들까지 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직면해 있음을 본사는 자각하고 우리나라 뷰티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책임있는 자세와 모습을 상생으로 보여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가맹점주들의 주장과 요구사항을 담은 항의서한을 이니스프리 심경은 영업상무에게 전달하고 현 상황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과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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