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숍 코드명 ‘생존전략’
브랜드숍 코드명 ‘생존전략’
  • 최영하 weekweek0324@jangup.com
  • 승인 2019.02.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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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연계 강화, 유통채널 강화 등 다양한 시도
명동과 홍대 거리
명동과 홍대 거리

한때 화장품 업계의 신화와도 같았던 1세대 브랜드숍(로드숍)의 위기가 아직 여전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대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숍은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을 시작으로 H&B 스토어 급부상, 온라인 유통 채널의 확대 등으로 서서히 인기를 잃어 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중국인 관광객 하면 바로 떠올랐던 명동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보다 중국 사람이 많을 정도였고, 그중에서도 한국 화장품 브랜드숍 매장이 관광객으로 가득 들어찼었다. 반면, 지난 2월 중순 명동의 거리 모습은 이와 크게 대조적이었다.

각종 세일 행사와 판촉행사들도 크게 줄어든 데다, 한 집 건너 있었던 화장품 매장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명동뿐만 아니라 홍대 상황도 그리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존 브랜드숍 매장보다는 H&B스토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꾸며진 편집숍들로 방문객들이 향했고,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보다는 다른 나라 관광객들을 위한 프로모션으로 대체한 곳도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로드숍 시장 규모는 2조290억 원으로, 2016년 2조8,110억 원에 정점을 찍은 후 가파르게 내려가고있다. 지난해 시장 총매출액은 전년보다 15%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흐름은 로드숍 매장의 주 고객들이었던 소비자층도 체감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로드샵 관련 설문조사 결과 2명 중 1명(47.9%)이 로드숍이 불황이라는 사실을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30대 여성이 로드숍 매장의 위기를 많이 실감하는 편으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 내용 중 전체 10명 중 6명(60.8%)이 로드숍의 불황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느꼈고, 최근 로드숍 매장을 찾아보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진 것 같다는 의견(36.9%)도 결코 적지 않았다. 

10명 중 3명(30.7%)은 향후 로드숍이 아예 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로드숍 매장의 미래를 마냥 어둡게만 보는 것은 아니었다. 전체 68.6%가 로드숍 제품도 마케팅을 잘 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내비쳤으며, 구매자 후기가 좋은 제품이 있다면 로드숍 제품을 구매해 볼 의향이 있는 소비자가 82.3%에 달했다. 

위기임은 틀림없으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업계에서도 각기 타개책을 서둘러 내고 있다.

대책 강구가 시급한 로드숍 브랜드들은 각자의 다른 전략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토탈 뷰티 솔루션 전문 매장 아리따움을 통해 업계 최초로 새로운 형태의 뷰티 소통 공간을 선보인다. 온·오프라인은 연계한 ‘옴니채널(Omni-channel) 시너지 프로그램’을 강화해 쇼핑의 편의와 유익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자사 브랜드 화장품을 모은 편집매장인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늘려가는데 주력하고,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토니모리는 기존의 자사 로드숍이 아닌 H&B 매장이나 화장품 편집매장 입점 등 유통 채널을 확대한다. 아울러 홈쇼핑 등에도 진출해 유통 채널을 넓힐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신규 브랜드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화장품업체 ‘미팩토리’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두 달여 만에 1400억 원을 들여 화장품 수입 유통기업 ‘제아H&B’와 더마코스메틱 화장품 업체 ‘지엠홀딩스’를 인수했다.

반면 에이블씨엔씨의 미샤의 경우는 오히려 단일 브랜드숍으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BI를 발표를 시작으로, 기존 매장 70곳을 리모델링하고 나머지도 점차적으로 바꿔갈 예정이며, 체험형 매장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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