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이슬람권 화장품 수출 4위의 기회의 땅 카자흐스탄에 주목하라
[창간특집] 이슬람권 화장품 수출 4위의 기회의 땅 카자흐스탄에 주목하라
  • 장업신문 webmaster@jangup.com
  • 승인 2018.11.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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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성장하는 할랄시장… 각광받는 K-뷰티 시장 전망 밝아
▲(사)한국할랄산업연구원 원장 장 건

할랄시장은 18억 세계 무슬림인구와 더불어 이슬람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따라 2016년 기준 약 2조 6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또한 증가속도도 매우 가파르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약 1.5배에 이르는 3조 8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렇게 할랄시장이 방대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슬림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슬람권 경제가 글로벌 경제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슬림 인구는 2010년 약 16억 명에서 2030년 약 22억 명으로 증가하여 세계 인구 증 약 1/4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IMF 자료에 의하면 2013-2018년간의 평균 경제성장율이 글로벌경제가 6%인 반면에 이슬람권 경제는 8.1%를 나타내고 있다.
할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식품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무슬림들의 삶 그 자체로 그들의 삶을 규정하는 제품과 서비스 전체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제품의 경우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개인용품(비누, 샴푸, 치약, 칫솔 등), 패션, 가죽제품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으며, 서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식당, 호텔, 케이터링, 관광, 운송, 저장, 이슬람금융, R&D 등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있다.
우리나라는 비 무슬림국가이면서 아직은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주요 관심대상이며 수출제품으로 간주되는 식품, 화장품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식품의 경우 무슬림들이 우리나라 한식을 먹고 싶어 하기는 하지만 식문화가 다른 그들의 식단에 오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화장품은 우수한 기술력과 폭발적인 한류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큰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 화장품 시장규모는 2016년 글로벌 화장품 시장규모의 7.3%에 해당하는 570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2016년 기준으로 미국(850억 달러), 일본(850억 달러), 중국(650억 달러)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의 OIC 국가에 대한 화장품 수출액은 매년 괄목할만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2017년에도 전년 대비 21.4% 증가하여 1억 5,899만 9천 달러를 달성했다.
필자는 작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용역사업의 일환으로 카자흐스탄에서 화장품 시장조사를 수행하면서 카자흐스탄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의 기회의 땅임과 더불어 중앙아시아 및 유라시아 지역의 수출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화장품업체들이  현장 확인을 하고 기회의 땅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주한 2018년 중앙아시아 화장품 수출컨소시엄에 도전하였다. 다행히 저희 기관이 선정되어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8개 화장품 업체 분들을 모시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여 바이어 매칭 및 수출촉진 로드쇼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귀국 후 일부 참가 업체들의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본격적인 중앙아시아 진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희 기관도 그동안 할랄 관련하여 교육, 조사연구, 인증컨설팅 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하였지만, 인증과 함께 시장에서 매출로 연결되어야 할랄산업이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계속해온 과정에서 인증과 시장을 연결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출컨소시엄이 새로운 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왜 카자흐스탄인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수출컨소시엄 참여업체 및 수행기관>

1. 우리나라의 대 이슬람권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카자흐스탄의 위상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은 2017년 기준 중국과 홍콩을 포함한 중국계에 대한 수출이 31억 5865만 8천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63.8%를 차지하고 있다. 거의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거대 시장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중국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이 점은 이번 수출컨소시엄에 동참한 업체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 동력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그동안 중국의 고도성장의 열매를 향유했던 시대도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년에 우리가 경험한 바와 같이 사드 배치 등과 같은 국제정치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언제든지 우리나라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기조로 부상된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경제의 양 강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의 경우 이들 두 국가의 힘겨루기로 인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 화장품도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운 시장으로 중앙아시아 그것도 왜 카자흐스탄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우리나라의 카자흐스탄 화장품 수출은 2017년 1,176만 6천 달러로 전년 대비 24.5%라는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카자흐스탄은 OIC(Organization of Islamic Cooperation; 이슬람협력기구) 57개 국가 가운데 수출 4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 OIC 국가 전체 수출의 7.4%를 차지하는 기회의 땅이라는 위상을 갖고 있다. 또한 카자흐스탄은 OIC 57개국 가운데 화장품 수입에 있어서의 8위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화장품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목되는 것은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이 우리나라의 대 OIC 수출 8위에 랭크되어있다는 것을 고려할 경우 중앙아시아는 우리나라 대 이슬람권 화장품 수출의 핵심 권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카자흐스탄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의 핵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1인당 GDP가 약 9,000달러에 달하고 있을 정도로 OIC 57개국 가운데 상당히 부유한 국가 군에 속하고 있으며 한국 화장품 진출이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어느 정도 진출해 있기 때문에 한국 제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카자흐스탄 화장품 시장 특징과 유통채널

최근 카자흐스탄의 경우 천연제품과 안전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초 스킨케어 부문이 화장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여성들은 기초 스킨케어 제품을 선택할 때 단계별로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고 한 제품이 여러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선호한다. 한국 여성의 경우 화장 전 단계에서 스킨(토너), 로션(에멀전 형태), 크림(아이크림, 영양크림), 에센스 등 평균 3.7개 기초 제품을 사용하지만 카자흐스탄 여성은 스킨, 크림 등 평균 2.0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토니모리 제품 중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으로 얼굴과 몸에도 사용가능한 ‘Cheese크림’이 꼽히고 있다. 화장 준비 단계에서도 선크림과 파운데이션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포함된 BB크림, 쿠션제품이 인기가 높다.
카자흐스탄 여성들이 꼽는 대표적인 피부 고민은 ‘피부건조’, ‘주름’, ‘피지’로, 수분감이 높으면서 번들거리지 않는 제품을 선호한다.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서뿐 아니라 색조 화장품에서도 수분감을 중시해 최근 이탈리아의 브랜드 푸파(PUPA)가 출시한 수분공급 BB크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원의 카자흐스탄의 현지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장품 선택의 주요 요소로는 가격이 최우선이며 그 다음으로 제품 브랜드 영향력 및 광고, 제품 품질 및 디자인, 유통망, 폭넓은 제품군, 소비자 충성도, 브랜드 이미지, 유연한 가격정책 및 시장변화에 대한 유연성, 소비자 응대 서비스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이 아직은 발전도상국 내지 저개발국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가격정책이 우선이며 그것도 필자가 보기에는 중저가 제품에 초점을 맞춰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다면 카자흐스탄 화장품은 어떤 경로로 판매되고 있는가? 우리나라도 과거 발전도상 단계에 머물렀을 때 화장품 판매의 경우 방문판매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던 것과 같이 카자흐스탄도 우리와 같은 판매경로를 거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자흐스탄 화장품은 공급업체 -> 유통업체 -> 판매점 -> 최종소비자 과정을 거쳐 유통되며 현대식 소매점 판매가 약 80%, 방문판매가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방문판매 비중은 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며 미용제품 중에서도 페이셜 시장으로 가면 그 비중이 약 30%에 달할 정도로 활발하다. 방문판매 경로는 주로 미국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으며 중산층 여성이 주 고객으로 형성되어 있다. 최근 방문판매보다 소매점, 특히 뷰티전문점, 슈퍼마켓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색조,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 따라 주요 소매점 형태도 다소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색조 제품의 경우 유통 제품의 절반 이상이 뷰티전문점에서 판매되는 한편 기초 스킨케어 제품은 뷰티전문점 외 슈퍼마켓, 약국 등에서도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3. 한국화장품에 대한 평가 및 진출전략

카자흐스탄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럽산 브랜드를 대부분 구매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 소비자들은 스킨케어 화장품의 경우 주로 프랑스 브랜드인  L'Oreal, Guerlain, Nuxe 등을, 색조 화장품의 경우 프랑스브랜드인 Dior와 LANCOME, 그리고 미국 브랜드인 Maybelline을 선호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많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미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법인 형태의 더페이스샵(The Face Shop), 미샤(MISSHA), 내츄럴 리퍼블릭(Natural Republic), 클레어스코리아(Claire's Korea), 비욘드(beyond), 더샘(The Same)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토니모리(TONYMOLY)  이니스프리(Innisfree), 잇츠스킨(itsskin) 등은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소량씩 수입돼 온라인과 현지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 외 다른 한국 브랜드 화장품 제품은 온라인 마켓에서 대부분 구매가 가능한 상태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필자가 작년의 시장조사와 올해의 수출컨소시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한국산 화장품 제품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화장품은 품질이 우수해 피부의 상태와 겉모습에 즉각적인 효과를 주며, 환경 친화적 화장품이면서도 품질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또한 한국화장품은 광고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 화장품에 비해 가격 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한국의 화장품 케이스도 매우 미적이면서도 사용하기도 매우 편리하다고 평가받고 있었다.
외국계 브랜드들이 이미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화장품이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현지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전시회 또는 국내 각 기관에서 파견하는 무역사절단 참가를 통해 현지 화장품 시장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이 유럽, 중국, 러시아 등의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카자흐스탄 소비자들이 조금 비싸더라도 기꺼이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브랜드의 인지도, 마케팅 또는 기술 및 기능적 특수성 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슬람권 시장에서 우리나라 화장품 제품이 상당한 기술력과 상품성을 평가받고 있지만 프랑스나 미국, 독일 등 서구 화장품은 물론 중국에 비해서도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할랄인증 화장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는 선점전략을 통해 이 지역에서 점유율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점을 놓쳐서도 안 될 것이다. 우리를 부르는 시장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중국이라는 고도에 머물지 말고 발상 전환을 통해 새로운 바다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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