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사드 보복, 하반기 시장도 먹구름”
“풀리지 않는 사드 보복, 하반기 시장도 먹구름”
  • 윤강희 jangup@jangup.com
  • 승인 2017.07.14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큰손 유커 발길 끊기며 업계 대책마련 분주
 

올해 상반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에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화장품 업계의 큰손인 유커들의 한국 단체 관광을 중국 정부가 전면 금지하면서 명동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 상권과 면세점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단체 관광이 전면 금지된 3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월 대비 40.0%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4월  전년 동월 대비 66.6%, 5월 전년 동월 대비 64.1% 감소하는 등 지속적으로 유커들의 방한이 줄어들며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았던 명동 화장품 거리의 브랜드숍도 중국인 매출이 50%이상 줄어든 상황이며, 면세점 역시 매출의 70%를 담당했던 중국 관광객들의 감소는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사드 보복은 내수 시장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對 중국 수출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1일 ‘수입화장품 국내 수화인 등록, 수입기록 및 판매기록 관리규정’에 의거해 수입화장품 추적관리시스템을 시행했다. 이는 한국화장품 업체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대한화장품협회는 사드 보복이후 최근 한국을 비롯해 각국의 중국 위생행정허가 신청 현황과 취득, 불합격률 자료를 발표한 결과 한국 제품이 위생행정허가를 취득하는데 있어 불이익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온도차는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위생허가를 진행하는 기업 관계자들은 서류 심사 등이 예전보다 까다로워졌으며, 심사 기간 동안 길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지속되면서 화장품 중소 제조 및 수출 기업들이 회사의 존폐위기에 놓였다는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았던 남동공단의 화장품 OEM 업체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후 주문 자체가 취소돼 손 놓고 있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수출 물량이 지금과 같이 전무한 추세라면 남동공단의 중소 OEM 기업의 절반은 폐업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비관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마스크팩 등을 생산하는 중소 OEM 기업의 경우 수주물량이 취소되거나 생산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많게는 매출이 50%이상 줄어든 업체들이 늘고 있다.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리하게 투자해 생산라인을 확대한 기업의 경우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인 정부의 출범과 G20 정상회담 등을 통해 중국의 사드 보복을 철회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시장에 돌기는 했지만 이는 우리만의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인 정부 출범이후 대중 특사 파견과 G20 기간 중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 중국 현지에 법인 또는 지사를 운영하는 다수의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있다고 전하며 “새 정부 출범이후 사드 보복을 중국 정부가 철회할 것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 내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지만, 현지 사정은 변한 것이 전혀 없는 것 같다”라며 “더욱 큰 문제는 사드 보복이 언제 철회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신제품 출시, 마케팅, 홍보 등 향후 계획을 전혀 잡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사드 보복 철회를 위해 빨리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이번 사드 보복에 따라 對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며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금한령이 장기화 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중국 현지 생산과 함께 위생허가 취득을 통해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또한 중국 외에 동남아시아 등 기타 국적 고객 유치와 해외 현지 매장의 매출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가 위기에 빠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 상황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든다면 K-뷰티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