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여드름과 화장품 사용
성인 여드름과 화장품 사용
  • 김창권 기자 kimck@jangup.com
  • 승인 2013.08.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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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나라피부과의원 이상준 원장

 이상준 원장
여드름은 주로 사춘기에 호발하고 호르몬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젊음의 상징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20대 이후의 성인여드름이 증가하고 있는데 사춘기 여드름은 피지선이 많이 분포하는 이마와 같은 티존(T-zone) 부위에 많이 생기는 반면에 20세 이후에 나는 여드름은 대개 입 주위나 턱선 등 피지선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유존(U-zone)을 중심으로 생긴다.

생리나 스트레스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고 여성에서 더 많이 생기며 비교적 오랜 기간 지속하는 특징이 있다. 성인여드름이 증가함에 따라 여드름과 화장품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여드름에는 아무것도 바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여드름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화장을 하는 것이 사회생활을 하기에도 편하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여드름의 보조치료의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

여드름은 피부 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피부의 깊은 곳에 위치한 모피지선 단위의 문제이므로 단순히 깨끗하게 씻는 것만으로 여드름이 개선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절한 세안은 피지, 땀, 탈락되지 않은 각질세포를 피부표면에서 제거하여 모공을 막고 있는 물질을 제거하고 모낭 내 피지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피부 표면의 세균을 제거해 면포에 세균의 감염을 줄여 병변의 진행도 막을 수 있다.

세안은 보통 하루 2번 정도가 적당하며 지나친 세안은 피부를 민감하게 만들고 면포 형성을 촉진하며, 모낭을 자극해 오히려 여드름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되도록 유분이 적은 젤 타입이나 파우더 타입의 세안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병원에서 여드름 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각질제거와 보습의 균형을 특히 잘 맞춰야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여드름 피부에서 접촉피부염, 지루피부염, 아토피피부염과 같이 2차적인 피부 장벽의 손상이 보고되었고 이에 따라 피부 장벽의 손상을 복구하는 보습제의 사용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나 병원에서 여드름 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국소도포제, 경구약, 면포제거술 등의 시술에 의해 피부 장벽의 손상이 더욱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보습제의 적절한 사용이 중요하다. 일부 화장품이나 모발관리제품을 사용하면서 여드름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화장품에 의한 여드름 유발(acnegenecity)에는 구진 농포의 형성과 면포 유발(comedogenecity)이 있다. 두 가지 현상은 제품을 사용한 후 나타나는 시기와 양상이 차이가 있다.

구진 농포성 여드름의 경우 제품이 모공입구를 자극하여 (follicular irritation)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제품을 사용하고 나서 2~3일 이내에 붉은 구진과 농포가 나타난다.

반면 면포 유발 현상의 경우 제품이 모공을 막아 모공 안에 피지와 각질이 쌓이는 것으로 보통 제품을 사용하고 2~3주 정도 후에 면포, 즉 좁쌀 여드름의 형태로 나타난다.

면포를 유발하는 성분들은 아보카도 오일, 부틸스테아레이트, 세테아레스-20, 코코아 버터, 코코넛 오일, 데실올리에이트, 달맞이꽃종자유, 이소세틸스테아레이트, 라놀린, 라우르산, 옥틸팔메이트, 올레스-3, 등이 알려져 있으며 농도에 따라 농포성 병변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유화제인 로릴황산나트륨을 비롯해 페트롤레이텀, 아이소프로필미리스테이트 등이 있다.

아이소프로필미리스테이트 10%의 경우 토끼 귀에서는 면포를 일으키지만 사람의 등에서는 구진과 농포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테스트 방법에 따라 같은 성분이라도 차이가 있다.

이런 성분들이 포함되었다고 해도 포함돼 있는 농도나 조성에 따라 면포를 발생시키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떤 특정한 성분에 의하여 나타나기 보다는 성분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화장품들은 비면포성(non-comedogenic) 또는 비여드름성(non-acnegenic)이라고 출시되고 있고 신뢰할 만한 제조사의 경우 이들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일반적으로 여드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작다.

결국 여드름 환자가 보습제를 선택할 때는 피부 자극이 없는 최소한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유분이 많은 크림이나 밤 유형보다는 젤이나 로션타입의 에센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 피부에서 세안과 충분한 보습 외에도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자외선 차단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여드름을 악화시키지 않는 titanium oxide나 zinc oxide 등의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UVA와 UVB 모두를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메이크업의 경우 너무 많은 단계의 화장품을 사용하면 과도한 보습 성분의 사용으로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자외선 차단제 후 가루 파우더 정도의 가벼운 화장이 권장할 만하며 얼굴색 보정 기능이 있는 자외선차단제나 가벼운 파운데이션을 사용할 경우 여러 단계의 화장을 피할 수 있는데 실리콘류가 포함된 오일-프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 중 비교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 것으로는 vitamin A, B3 (niaciamide), 식물성분인 tea-tree oil, green tea와 hydroxyl acid, zinc, sulfur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성분들이 포함돼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이들 물질에 대한 장기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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