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업체 실적, 화장품 유통 성쇠 따라 ‘희비’
자재업체 실적, 화장품 유통 성쇠 따라 ‘희비’
  • 윤강희 khyun0218@jangup.com
  • 승인 2012.07.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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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숍 거래 업체 ‘웃고’•홈쇼핑 ‘글쎄’•전문점 ‘울고’

국내 화장품산업의 유통이 다각화되면서 어떤 유통에 치중하는 브랜드사에 제품을 공급하는가에 따라 자재업체의 상반기 성적도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화장품산업의 유통은 전통적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시판전문점과 방문판매, 백화점 유통에 이어 2002년 미샤를 시작으로 브랜드숍의 시장 진입, 멀티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과 홈쇼핑이 성장하며 유통의 큰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화장품산업의 유통이 다각화되면서 특정 유통에만 공급되는 제품의 용기를 공급하는 자재업체가 증가하며 화장품 유통의 성장세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브랜드숍 경쟁 심화 … 자재 매출 급성장

국내 화장품산업의 핵심유통으로 자리매김한 브랜드숍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자재업계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브랜드숍이 태동한 2002년부터 자재업계의 생산설비는 분주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미샤를 시작으로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등 브랜드숍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화장품 OEM사는 물론 자재업계의 성장도 함께 이끌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브랜드숍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재업계의 매출도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브랜드숍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브랜드숍사들이 정기적인 세일과 1+1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쳐 올해 4월과 5월까지 발주량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며 “대량 발주에 따라 공급 단가가 약간 하락하기는 했지만 수량이 많기 때문에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재업계에서는 6월부터 7월까지 여름 시즌에는 발주량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가을 시즌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8월에 들어서면 브랜드숍에 자재를 납품하는 자제업체들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랜드숍에 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숍업계는 여름 시즌에 아이디어 제품을 출시하며 비수기란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지만, 그래도 여름 시즌에 발주량이 감소한다”면서 “하지만 가을 신제품이 출시되면 본품을 비롯해 샘플도 20~30만개씩 생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발주량이 감소하는 여름 시즌 동안 가을 시즌 준비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소량 판매 자재업체도 ‘빙긋’

온라인 사이트에서 소량으로 화장품 용기를 유통하는 자재업체들도 올해 상반기에 주목을 받았다.
최근 천연비누, DIY 화장품 등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나만의 화장품이 인기를 끌며 소량으로 화장품 자재를 온라인 유통에서 판매하는 자재업체들도 올해 상반기에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의 장점은 기초와 색조화장품 용기는 물론 앰플, 진공 용기, 펌프 등 특수 용기까지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오픈 마켓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수량에 관계없이 단 한개의 용기라도 구매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를 하는 자재업체의 경우 다양한 품목을 구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현금 결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력적”이라며 “최근 직접 화장품을 만드는 수요가 증가하며 온라인에서 소량으로 판매되는 화장품 자재도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쇼핑 브랜드 거래업체, 이익 저조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를 흔들었던 진동기기와 결합된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플라스틱 사출업체와 퍼프, 스폰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이 반짝 특수를 누리며 자재업계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진동기기의 폭발적인 성장세와는 다르게 홈쇼핑에 공급하는 화장품 브랜드에 자재를 납품하는 자재업계는 양적인 성장은 있었지만 실질적인 이익 창출은 어려웠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홈쇼핑에서 유통되는 화장품의 경우 판매량으로 따지면 상당히 많은 수량이 판매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상반기에는 진동기기의 경우 수십만개가 판매되고 최근에는 여름 시즌을 겨냥한 네일과 메이크업 제품도 성장세를 나타내며 플라스틱 사출업체는 외형적으로는 많은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에 따르면 홈쇼핑 화장품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자재업체는 외형적으로는 성장해도 실질적인 이익은 그에 비례하여 많이 남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3만개의 발주를 받아 생산해도 홈쇼핑 측에서 제품이 품절됐으니 1만개씩 세 번에 나누어 제품을 납기일보다 빠르게 납품하라고 요구해 물류비용이 세 배가 증가하는 일도 발생했다. 여기에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특근과 야근 등을 진행하며 추가로 지불되는 인건비도 상승했다”며 홈쇼핑에서 요구하는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물류비용과 인건비 상승을 감수하고 제품을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익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극화 조짐 나타나

시판전문점 유통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판전문점 유통에 치중하고 있는 브랜드에 화장품 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어깨를 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판전문점 유통이 위축되면서 이를 중심 유통으로 하는 브랜드의 대량 발주란 말이 사라졌다”며 “예전에는 A사에서 한 브랜드를 3000개 발주했다면 최근에는 1000개씩 세 가지 브랜드를 발주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전체 발주량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각기 다른 세 가지 용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금형을 교체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작업 시간이 증가하고 불량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화장품업계가 연간 생산 계획을 잡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매월별로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그에 맞게 화장품 자재를 발주하기 때문에 자재업계에서는 계획적인 생산 준비가 어려지고 있다.
한편, 자재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산업의 유통이 다변화되면서 자재업계도 각 유통의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며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각 부문별 상위권 자재업체에 발주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며 자재업계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인건비, 원료비, 물류비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전망이어서 소규모 자재업체와 상위권 업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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