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 진출하는 국내 화장품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직장여성의 증가로 인해 이슬람 국가에 화장품 열풍이 불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코트라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종교적인 특성으로 여성의 치장이 제한적이었던 이슬람 국가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이슬람 국가에도 화장품 열풍이 불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장하는데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이슬람 국가의 화장품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슬람 율법에 맞게 제조한 할랄 화장품까지 등장해 여성들의 구매를 자극하고 있는 것.
이란의 경우 여성의 사회진출이 계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미용과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여성은 히잡(hijab)으로 두발과 목을 가리기 때문에, 얼굴을 더욱 중요시하여 화장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히트 제품으로는 프랑스의 부르조아와 독일의 Beyu. 부르조아와 Beyu는 유럽산 브랜드이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이란의 직장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인구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이하 UAE)의 변화는 더욱 거세다. 코트라에 따르면 UAE는 최근 다양한 화장품이 시장에 출시되며 화장품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소득이 있는 20~30세 중반의 직장여성이 파워 컨슈머로 부상해 화장품 구매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흰 피부를 선호하는 중동의 정서와 강한 햇빛으로 화이트닝 제품의 인기가 높으며 이슬람의 규율에 따른 할랄 화장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큰 반향을 불러 오고 있다.
할랄 화장품은 할랄 인증을 받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화장품으로 종교적 책임을 지키면서 사용할 수 있어 무슬림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할랄 화장품은 두바이 화장품 브랜드 ‘OnePure Halal Beauty’로 캐나다 피부과 의료진과 화학자들이 협력해 개발해 하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실제로 최근 세계 최대 쇼핑몰인 두바이 몰에서 할랄 화장품 매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관련 제품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중동 코스메틱 협회인 C&T(The Middle East Cosmetic and Toileteris)에 따르면, 두바이의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은 매월 334달러(세계 평균 50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슬람 국가로 분류되는 말레이시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꾸준히 증가하여 전체 여성 2명 중 1명은 직장여성인 말레이시아 여성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착용하지만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당수가 짙은 화장을 하고 히잡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는 열대 지방으로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화이트닝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장여성의 증가로 에어컨으로 인한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해 보습제와 수분제품이 좋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유망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이슬람 국가들의 화장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바이어들의 화장품 문의가 많다”면서 “이슬람 국가는 아직 선두 브랜드가 없어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화장품의 이슬람 국가 수출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2010년 말레이시아 화장품 수출 실적은 290만 달러로 2009년 100만 달러 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이란의 경우도 100만 달러로 2009년 80만 달러 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중동시장 공략에 나선 미샤와 더페이스샵, 최근 말레이시아 진출을 단행한 네이처리퍼블릭 등 브랜드숍들의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최지흥 기자 jh9610434@jangu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