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초대석]미용사 전문화의 길 반드시 이룰 것
[목요초대석]미용사 전문화의 길 반드시 이룰 것
  • 김유진 jini@jangup.com
  • 승인 2009.03.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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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미용사회중앙회 최영희 회장

독립 미용업법은 최선의 대안 … 하나의 면허아래 기능 세분화 모색



대담·안명수 大기자



최영희(58)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은 여장부다. 



전국 70만 미용사의 수장(首長)으로서 그의 말은 거침이 없다. 지난해 가을 열린 ‘2008 뷰티페스티발’ 개막식에서 외빈으로 참석한 여·야의 거물 정치인들을 상대로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의 위용을 뽐내며 간담이 서늘한 위협성(?) 발언을 쏟아낸 것은 두고두고 기억될 만한 일화다. 



그는 그만큼 막강한 회세를 백그라운드 삼아 앞뒤 가리지 않는 일사천리의 달변을 구사하는 이 시대의 강력한 여성파워 중 한사람이다. 미용사회를 맡아 지난 3년간 빈틈없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실용의 미용사회’를 꿈꾸어 온 최영희 회장.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마무리 회무에 바쁜 그를 지난달 26일 오후 햇볕이 따사한 서초구 방배동 미용회관 집무실에서 만나 미용사회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봤다.




- 2009년 중앙회의 중점 운영지표로 ‘회원을 위한 경영컨설턴트’를 표방하고 새로운 트렌드 발표, 기술교육, 경영지도를 내세우셨는데 거기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최 회장 : 얼마 전 국내 유명 강사 등 4백 명의 발표자를 통해 2009년 트렌드 발표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손으로 직접 트렌드를 밝혔으며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정서에 맞는 작품을 대거 선보였습니다. 단순히 작품성에 치중하지 않고 일선 현장에서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다행히 이번 트렌드 발표가 상업적인 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용사회는 연초의 트렌드 발표, 정식 라이브 쇼, 유행 스타일 및 컬러에 관한 트렌드 발표 등을 통해 기술 강사들의 역량을 십분 응용하고 현장에 접목시켜 온 것이 사실입니다.



미용사회가 헤어 트렌드의 중심이며 센터라는 인식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한층 커졌으면 합니다. 저 개인적인 소망은 시즌마다 트렌드를 발표해 국내 뷰티 트렌드를 주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새해 트렌드는 해외 경향에 맞춰 국내에 소개되는 면이 컸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여건에 다소 맞지 않는 면이 있었고 현장 필드에 맞는 트렌드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초부터 본회 지하 2층에 마련한 교육장을 작품 발표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아시겠지만 현재 중앙회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번 리모델링은 각 위원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 될 것입니다.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70만 회원의 수장으로서 또 지회 및 지부의 리더로서 오늘날 미용사회가 지향하고 풀어야 할 과제를 정리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겠습니까? 



최 회장 : 아시다시피, 올해는 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임기 3년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시간을 생각해 봤습니다. 당시 저는 5가지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3년이 지나 과연 제 공약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이 자리를 통해 밝히고 싶습니다. 



첫 번째, 회비삭감에 대한 약속이었습니다. 당시 위생교육 교본 15% 인하, 회비 2% 인하 등 30% 수준의 회비를 줄였습니다. 연간 2억원 에 상당하는 금액입니다. 그렇다고 중앙회의 살림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회비 갖고 미용사회 중앙회를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었죠. 별도의 사업 없이는 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3년간 약 6억 원 정도를 회원에게 돌려준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낍니다. 



두 번째가 카드수수료 인하였습니다. 당시 카드 수수료가 4.05%로 일반 유흥업소에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 정부 측에 미용업이 사치업종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고 이와 함께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 대규모 집회도 벌여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카드수수료가 2.0% 수준으로 현실화 됐습니다. 카드수수료가 4.05%에서 2.0%로 낮아진 것은 연간 3백억 원에 달하는 매출 규모와 맞먹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제 임기 내 미용사회 부채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했었습니다. 부임 당시 미용사회관 건립으로 인한 은행부채 14억원, 미용사회보 제작과 관련한 약 3억원의 부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외적인 사업 등을 통해 고삐를 조인 결과 내년 10월경에는 은행 부채를 포함해 대부분의 채무를 정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 번째는 각종 미용 대회에 출전해 한국 솜씨를 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공약은 무엇보다 결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시카고에서 열린 대회에서 종합 2위에 올라서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당시 독일이 1등을 차지했으며 우리나라는 미용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를 3위로 밀어냈습니다. 쾌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섯 번째, 모든 미용인들의 오랜 숙원인 독립 미용업법 제정에 관한 공약입니다. 결과적으로 법 제정에는 실패했지만 앞으로 계속 추진할 방침입니다. 80% 달성한 상태에서 17대 국회 상정까지 갔지만 통과가 못돼 아쉬웠습니다. 당시 문희 의원이 발의했는데 국회 사무실을 하루에 20여 차례 방문할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이 공약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3년이란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는 생각뿐입니다.


-­ 미용인들의 오랜 숙원인 독립 미용업법 제정과 관련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 회장 :
다행히 미용사 면허를 배출하는 대학에서도 도와주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일본·호주는 미용업을 규정하는 법이 있지만 우리는 공중위생법 안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뷰티미용 분야는 헤어·메이크업·피부·네일 등 산업적인 면이나 고용창출 효과면에서 어느 산업 못지않은 규모를 갖고 있으며 전국 대학에 1백70개 이상에 달하는 미용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고 인기분야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 미용업법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 보다 큽니다. 



미용인의 권리는 독립 미용업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마땅합니다. 이번에 여러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받아 18대 임기 중에 통과시키겠습니다. 이를 위해 70만 미용인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독립 미용업법은 올해의 중점 숙원사업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미용은 화장품과 더불어 아름다움 가꾸기란 예술적 속성을 접목시킨 분야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업종입니다.


-­ 올해 한국 미용산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국제미용단체와의 교류 계획이나 이벤트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 회장 : 한국은 전 세계 40여개 국가로 이루어진 OMC(세계미용기구)의 정식 가입 국가입니다. 해마다 OMC 주최 세계 대회에서 한국은 늘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 이로 인해 OMC에서 한국의 위상은 매우 높습니다. 지난 2월초에 독일에서 열린 OMC총회에서 국제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저와 김동분 국제위원장이 참석해 각 국의 인사들과 교류했습니다. 



올해 역시 오는 5월 OMC 아메리카 컵을 시작으로 유럽 컵과 10월에 개최되는 MCB 세계대회에 연이어 출전해 한국 미용기술을 전 세계에 과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미용인의 큰 잔치인 한국미용페스티벌(KBF)대회가 올해 11월초 AT센터에서 예정돼 있습니다. 정부 측 인사는 물론 정계·학계·해외단체 인사의 초청을 통해 대한민국 미용인의 모습을 재조명하는데 힘 쓸 방침입니다.




-­ 미용산업의 분화 추세가 현실로 다가온 느낌입니다. 차제에 산업의 활성화 및 기존의 업권을 지켜나가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이나 대안을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메이크업 또는 두피관리 및 네일 등 관련 분야는 첨예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대응전략은 무엇입니까?



최 회장 : 미용산업은 피부미용·네일·메이크업 등 기능적으로 세분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그런 세분화 작업 속에서 미용사회의 기득권이 약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업종 보호와 발전의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분화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미용사회 안에 전문화된 분과 활동이 이루어져야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봅니다. 즉 의사 면허처럼 미용사 면허 안에 자격의 세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화에는 찬성하지만 미용사 면허 안에서 토털 라이센스라는 개념 하에서 세분화된 자격이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각 분과위원회가 안고 있는 당면과제이자 절대의 테마입니다.


-­ 미용사회는 역사적으로나 산업의 기능적 역할로나 미용산업 분야의 종주단체이자 맏형에 속하는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각종 다른 미용 관련 단체, 예를 들면 화장품·피부미용·메이크업·네일 등과 교류와 협력을 위한 행보를 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최 회장 : 네, 전 늘 환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나 많은 단체가 난립하고 있다는 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미 미용사회 안에는 메이크업과 네일 관련 단체가 있습니다. 미용관련 단체는 ‘뷰티’ 라는 큰 틀 안에서 하나로 뭉쳐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미용사 면허 아래 전문화된 면허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부가 연초에 17개 분야의 신성장동력산업을 발표한 데 이어 보건복지가족부가 화장품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용분야를 포함한 뷰티산업의 규모가 날로 커지면서 국가적으로 그 위상이 커져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용분야에 대한 관심이 뒷전으로 밀린 듯한 인상을 지울 길이 없습니다. 막강한 회원을 거느린 중앙회장으로서 미용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실 계획이 있으신지요?



최 회장 : 미용사회는 KBF·시장배·도지사배 등 각종 미용대회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용행사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너무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수천 명이 넘는 회원을 대상으로 대회를 치르다 보니, 대회 장소 대관 문제가 여의치 않은데 제대로 협조를 안 해 주는 곳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다행히 뷰티산업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많이 향상됐습니다. 지난해부터 경기도, 경상북도 등 각 지자체 단체장이 대회 진행에 장소 대관과 협찬금 등을 지원해주고 있고 정부에서 조금씩 관심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협조적 태도는 미용사회의 적극적인 노력 때문입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관계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세계대회에서 수상한 각종 국위 선양 자료를 정기적으로 보내면서 미용사회의 위상을 높이고 입지를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입니다. 또 정부의 여성발전기금 지원을 받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병행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미용인의 권익 향상과 미용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국가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미용사회가 안고 있는 제1의 과제입니다. 

 

-­ 올해 6월이면 21대 회장 및 집행부를 선출하는 중앙회 정기총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중앙회를 이끌어 온 회장으로서 소회를 말씀해주시고 향후의 계획도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 회장 : 제 스스로 길게 말하는 것보다는 올해 6월에 개최되는 총회에서 재평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저와 함께 미용사회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계 진출의 꿈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유효한 것입니까?(웃음) 향후 미용산업분야를 대표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미용사회가 그 몫을 차지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만. 



최 회장 : 회원이 70만 명에 달하는 직능단체로서 비례대표 하나 못 받은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는 미용사에 대한 위상의 제고를 위해 서도 반드시 관철해야 할 과제입니다.

전국의 미용사들이 대동단결해 다음 총선에서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미용사의 사회적 기여와 역할을 인식시키는 일에 모두가 내 일처럼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미용인 출신의 시도 의원 배출도 반드시 이뤄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15만 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대한영양사협회도 국회의원을 배출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누군가 맨 처음 스타트를 끊어야 하며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우리 미용인 모두의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용인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고 봅니다.




최영희 회장, 그는 언제나처럼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오늘날 미용사의 역할이 기능적으로 분화하는 추세를 굳이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미용사회가 지향하고 풀어야할 과제 앞에 그는 비교적 담담하고 당당했다. 미용사 면허의 본질을 흩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문화의 길을 추구한다면 과거에 못지않은 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한결같은 지론이었다. 



어차피 독립의 길을 가고 있는 피부미용사를 차치하고라도 메이크업·두피모발관리·네일과 같은 개별 미용분야를 종합미용사의 영역으로 포용하고 발전시키는 정책적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독립미용업법의 제정을 다시 추진하되 그 안에 보건직능인과 창조적 예술인으로서의 미용사의 기능적 가치를 폭넓게 반영하는 개혁적 입법 활동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일선 미용실의 경영난과 고달픔을 해소하기 위해서 중앙회가 ‘회원을 위한 경영 컨설턴트’로 거듭날 것을 올해의 운영지표로 발표(미용사회는 연초 회관 내에 최신 대형 세미나실을 오픈했다)한 데 이어 카드수수료 인하에 회세를 집중한 결과 이미 만족할 만한 수준(잠정적으로 2%)의 결실을 이끌어냈다.



최영희 회장, 그는 지난 3년의 회무 업적을 오는 6월의 정기총회에서 평가받겠다는 심정을 결코 숨기지 않았다. 그것이 비록 잘못된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공정한 심판이라면 달게 받을 수도 있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리 : 김유진 기자 jini@jangup.com

사진 : 윤강희 기자 jangup@jang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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